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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은 전 세계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 그곳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올림픽이 낳은 상처가 자연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더구나 그 상처는 지금 치유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크고 심한 상처로 남을 가능성이 커 그 복원에 뜻 있는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올림픽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자연훼손과 그것이 가져올 피해를 염려하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태어나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성과 그것이 주는 혜택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여러 곳에 난 둘레길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수년 전 제주에서 출발한 둘레길이 이제는 전국 어디를 가도 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둘레길을 걸으며 현대문명에 지친 자신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는 관심을 가졌지만 그러한 치유를 주도하는 자연이 받는 상처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이 그곳은 외래종이 침입하는 통로로 기능하며 외래종 천국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만간 둘레길 주변은 물론 그것이 지나는 곳의 자연 깊숙이까지 그들이 침입해 들어가 우리의 고유 동·식물들을 몰아낼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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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4000명인 황계리에 4만석 규모의 운동장이 건립되기 전의 '올림픽스타디움' 조감도. |
|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렸던 올림픽플라자 모습.<강원도 제공> |
더구나 올림픽 후 그 공간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은 올림픽 시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약속된 사항이다. 올림픽이 국가와 세계의 주요 행사임에 틀림없지만 자연 또한 국가는 물론 세계를 넘어 우리의 미래세대에까지 이어져야 할 중요한 생명자원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국가의 중요한 대사라는 명제에 밀려 자연은 수백 년 이 땅을 지켜온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룬 숲의 자리를 양보하고 그 자리를 올림픽 시설이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때 자연은 그냥 양보를 하지 않았다. 올림픽 이후 그 자리를 되돌려 받는 조건으로 양보를 하였다.
그러면 우리는 왜 자연에 대해 보상해야 하고, 또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강원도, 그 중에서도 올림픽 시설이 주로 들어선 평창과 정선 일대는 우리나라의 자연 중 가장 온전하고 건강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맑은 물을 가진 하천과 산이 이어지고 그 산은 산자락, 중턱, 능선 그리고 정상이 조금의 끊어짐도 없이 연속되어 국내 최고의 양질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장소에는 각각에 어울리는 식물들이 자리하여 수백 년을 넘게 살아온 큰 키 나무를 중심으로 중간 키 나무, 작은 키 나무 그리고 풀들이 어우러져 온전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나아가 그 숲은 수많은 곤충, 새, 산짐승 등을 부양하고 숲을 기름지게 하는 미생물을 부양하여 건강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숲은 그곳을 거쳐 가는 물을 맑게 하고 공기를 정화하며 우리들에게 필요한 생명 자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그 안에는 우리들의 웰빙식단을 이루는 각종 산나물과 버섯도 담겨 있다. 이에 더하여 그곳에는 약용식물을 비롯하여 다양한 유용식물이 자라며 경제규모로 반도체사업의 가치를 두 배 이상 넘어서며 우리의 미래를 밝게 해줄 바이오산업의 소재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자원을 지켜 내려면 우리가 자연과 약속한 보상을 꼭 지켜야 하고, 그것을 바른 방법으로 실천하여야 한다. 보상은 자연의 일부에 우리가 만들어낸 상처에 대한 치료이다. 우리 몸에 난 상처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상처를 키울 수 있듯이 자연에 낸 상처도 마찬가지다. 바로 그리고 바르게 치료하여 남은 자연을 지켜내야 한다.
철거를 약속한 시설은 약속대로 처리하고 그곳을 원래의 자연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남겨 놓기로 약속한 시설이 있다면 그러한 시설의 가장자리에는 그 땅에 어울리는 자연을 보강하여 숲의 내부가 쉽게 들여다보이지 않는 보호 막이를 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만들어낸 인공 시설로 인해 바뀐 바람, 수분수지, 이물질 등의 영향을 줄여줘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필자는 이러한 치료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치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진심 어린 치료는 자연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치료이고 그것은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치료이다. 그것이 선진 시민의 도리이고, 올림픽의 진정한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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