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산업폐기물의 유해성과 그로 인한 국민 건강 위협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민사회, 환경단체,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이 결집한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7월 29일 서울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주택법 개정안’의 즉각적인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주권정부는 쓰레기 시멘트로부터 아파트 입주민을 보호하라”고 외치며, 국민의 알 권리와 건강권을 위한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멘트에 쓰레기 26%… 국민은 모른다”
문제의 핵심은 ‘쓰레기 시멘트’로 불리는 폐기물 혼합 시멘트다. 시멘트 업계는 자원 재활용 확대라는 명분 아래 산업폐기물을 대거 시멘트 원료로 투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멘트 제품에서 6가크롬, 납, 비소, 수은, 구리 등 유해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2023년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제품의 6가크롬 평균 검출량은 9mg/kg을 넘겼으며, 이는 유럽 시멘트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범대위는 “7월 15일 최초 공개된 시멘트업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평균 21%, 최대 25.61%의 폐기물이 사용됐다”며 “누구는 26% 폐기물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에 살고, 누구는 16% 사용한 집에 살지만, 정작 이 정보를 국민은 알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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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남화 위원장이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이병민 과장에게 정책건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
“국토부는 국민보다 업계 편… 반대 이유도 궁색”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는 주택건설업자가 사용하는 시멘트의 성분, 제조사, 공장명, 폐기물 사용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문진석·황운하 의원에 의해 각각 3월과 5월 발의됐다. 그러나 정작 국민의 주거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토교통부가 해당 법안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면서 입법이 표류 중이다.
국토부는 “정보 공개가 폐기물관리법과 중복되고 행정부담을 초래한다”는 입장이나, 범대위는 이를 “납득할 수 없는 궁색한 변명”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범대위는 “시멘트 정보 공개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그 정도의 행정부담은 공공기관이 감수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토부는 건설비 상승을 이유로 법안 반대 의견을 냈지만, 범대위는 “84㎡ 기준 아파트에 들어가는 시멘트 공급가는 200~300만 원 수준으로, 전체 건설비의 0.3%에도 못 미친다”며 “분양가 상승 운운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김윤덕 장관 후보자도 “사실상 반대”… 범대위 반발
범대위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국민주권’과 ‘생명·안전 최우선’이라는 기조에 국토부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주택법 개정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국민 건강권에 대한 책임 회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범대위는 “김 후보자는 시멘트 정보를 이미 폐기물관리법에서 공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금속 기준 초과에 대한 실질적 처벌이나 건축현장 적용 제도는 없다”며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는 거부하면서 보여주기식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택법 개정은 환경권 회복의 시작”
범대위는 이번 집회를 통해 △주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국토부의 반대 의견 철회 및 공식 사과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국정과제로 채택할 것 등을 국정기획위원회에 촉구했다.
박남화 범대위 위원장은 “이제는 국민이 내가 사는 아파트에 어떤 시멘트가 쓰였는지 당연히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주택법 개정은 단지 정보공개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과 환경권 회복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강릉·동해·영월 등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과 전국 소비자·환경단체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향후 전국적인 캠페인과 추가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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