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홍수와 가뭄, 토양 침식, 영양염류 유출 등 농업 유역에서 반복되는 물 문제가 기후변화로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소규모 자연기반 저수 조치를 유역 단위로 결합해 적용할 경우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유럽 공동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마무리된 유럽연합(EU) OPTAIN(Optimal strategies to retAIN and re-use water and nutrients) 프로젝트는 유럽 14개 소규모 농업 유역을 대상으로, 물과 토양, 영양분을 경관 내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다양한 자연기반 조치의 효과를 5년에 걸쳐 분석했다. 연구에는 여러 유럽 국가의 연구자와 공공기관, 농업인들이 참여했으며, 각 지역의 기후와 토양, 농업 여건에 맞는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NIBIO(노르웨이 생물경제연구소) 연구진은 하천변 식생 완충지대, 경작지 내 풀밭 수로, 울타리와 같은 경관 요소, 퇴적 연못, 인공습지, 경운 축소, 덮개작물 등 비교적 실행이 쉬운 ‘소규모 수분 유지 조치’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개별 조치도 일정한 효과를 보였지만, 이를 유역 전체에서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결합할 때 토양 손실 저감과 수분 유지, 하천·강·담수체에 대한 압력 완화 효과가 훨씬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만 환경 효과가 큰 조치일수록 비용 부담이나 토지 이용 변화, 농장 운영 차질 등 현실적인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OPTAIN은 환경적 편익뿐 아니라 경제성과 운영 가능성까지 함께 비교할 수 있는 체계적 평가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농민은 수확량과 소득을, 수질·환경 당국은 담수 생태계와 수질 개선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해, 이해관계자 간 절충점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는 고급 모델링과 현장 이해관계자 참여를 결합한 것도 특징이다. 연구진은 현재 기후와 미래 기후 시나리오 아래에서 각 조치가 물, 영양소, 작물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을 동일한 모델링 체계로 비교 분석했다. 동시에 농민, 자문가, 지방정부, 환경당국 등이 참여하는 참고그룹을 운영해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조치의 배치와 설계를 함께 논의했다.
노르웨이 남동부의 크록스타델바 유역 사례도 주목된다. 이 지역은 점토질 토양 위주의 곡물 재배지로, 눈 녹은 물과 집중호우 때 침수와 침식이 잦고, 농경지와 하천 둑 침식으로 인한 인 유출 문제도 심각한 곳이다. 연구에서는 경운 축소, 완충지 조성, 덮개작물, 침전지 설치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했으며, 개별 대책보다 유역 차원의 통합적 접근이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연구진은 또 퇴적 연못이나 습지 같은 자연기반 시설이 한 번 설치했다고 끝나는 일회성 해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위치 선정과 함께 지속적인 유지관리 없이는 퇴적물 축적이나 식생 과밀화로 인해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조치의 성공은 설치 자체보다 장기적 관리 체계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OPTAIN 연구진은 앞으로 정책당국이 보다 정교한 규제 체계와 맞춤형 지원 제도, 공동 계획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민이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대책을 쉽게 선택하고, 동시에 담수 생태계 보호 효과까지 확보하려면 유역 단위의 통합계획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2026년 2월 프로젝트는 종료됐지만, 연구진은 이번에 축적된 도구와 방법론이 향후 자문 서비스와 행정 의사결정, 유역 기반 물관리 계획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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