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쇼핑 카트, 생각보다 큰 기후 비용 낳는다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7-24 22:19:50
  • 글자크기
  • -
  • +
  • 인쇄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쇼핑 카트(트롤리)가 기후 위기의 새로운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쇼핑 후 매장 밖으로 반출된 트롤리 상당수가 방치되거나 유실되며, 이로 인한 수거와 재제작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워릭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저널지에 트롤리 유실의 환경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게재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들은 영국 코벤트리 지역을 중심으로 생애 주기 평가(LCA)를 수행해, 버려진 트롤리 수거와 재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량화했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2017년 한 해에만 52만 대의 쇼핑 트롤리가 버려졌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선덜랜드 지역에서만 3만 대가 방치된 것으로 보고됐다. 호주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도 하루에 550대가 수거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트롤리들은 디젤 밴을 동원해 수거되고, 상태가 양호한 경우 리퍼비시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된다. 그러나 손상이 심한 트롤리는 재제작되며 이 과정에서 큰 환경 비용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트롤리 한 대를 새로 제작하는 것과 비교할 때, 수거와 리퍼비시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훨씬 적다”고 설명한다. 디젤 밴이 1년에 52만 대의 트롤리를 수거할 경우 343톤의 CO₂가 배출되지만, 이 중 10%가 재제작될 경우 총 배출량은 652톤으로 증가한다. 이는 휘발유 차량 152대가 연간 배출하는 수준이다.

트롤리를 재제작하는 대신 수거 및 리퍼비시하는 것이 최대 99%까지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트롤리 한 대를 93번 수거해야 새 트롤리 제작과 동일한 환경 영향을 미치며, 디젤 밴을 사용하는 수거의 배출 비중은 전체 제조 배출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트롤리 재질의 전환 가능성도 언급된다. 철강 대신 폴리머 소재를 활용한 트롤리는 무게가 가볍고 코팅이 필요 없어 일부 환경적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매립될 경우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할 위험이 있어, 무엇보다 ‘제품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핵심임을 연구진은 강조했다.

트롤리 수거 한 건당 지구온난화 기여도는 약 0.69kg CO₂로 계산된다. 이를 방치된 트롤리 총량으로 환산할 경우 연간 배출량은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

워릭대학교 연구팀은 “트롤리 유실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시민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트롤리 하나에도 기후 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