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태로 본 끊임없는 가축 잔혹사

동물 환경단체 기자회견 동원인력 후유증, 무분별한 약품살포 대책
김영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2-06 16: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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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류 대학살 연민 느끼지 못하는 한국사회 생명경시 도 넘어
반복된 동물 복지 목소리 외면, 대량 생산 부추긴 인식 바꿔야
사회 지속가능성 위해 축산과 방역 시급 체계 전면 개정해야


"새들이 죽어가는 2014년,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한편에서는 AI의 발생과 확산을 모두 철새 탓이라 떠넘기는 방역당국 무책임하다."

 

2014년 1월 16일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된 AI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모를 기세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280만 마리의 가금류들이 예방차원이란 명목으로 살처분 됐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AI 발생과 확산의 책임을 뒤집어 쓴 철새들은 쫓기고 위협받고 있다.

 

동물보호, 환경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6일 "우리 사회는 가금류의 대학살과 야생철새에 대한 학대에서 성찰하지 못하고,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3년 주기로 반복되는<본지 2014년 1월 16자 보도 참조>살처분에 적용할 동물복지 기준과 장비 마련도 없는 상태에서 원시적이고 야만적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병역당국과 지자체가 살 수 있는 일은 고작 살처분 대상을 감염 발생농가 반경 500m에서 3km로 확대하고 의심농가까지 살처분만이 AI사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책이며 방역을 위한 최선인양 발표하기 급급하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관계자는 "살처분 담당 공무원조차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른 살처분 기준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살처분 과정이 촬영된 영상을 통해 오리가 살아있는 채로 자루에 담겨지는 모습, 매몰 전 차량 컨테이너 안에 오리들이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죽음을 확인 후 매몰해야하는 최소한의 배려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AI는 2003년 이후 지금까지 4차례 걸쳐 발생 총 2500여 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 했다.

한국 및 전 세계 178개국이 가입해 있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규약에는 동물 관련 전염병 발생 시 살처분 과정에서 동물복지는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동물보호법 및 AI 긴급행동지침 상에는 도살 시 고통을 최소화하라는 지침만 나와 있을 뿐 살처분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동물복지 저해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날 동물자유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은 OIE 가입국으로 최소한 국제적 기준에 따라 살처분 방법을 수립하고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못박고, 반복되는 비인도적인 살처분에 대한 국민들의 개선 요청에 정부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동물 전염병 발생 시 살처분에 적용할 동물복지 기준과 관련 장비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반복되는 AI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공장식 밀집 사육축산'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정부가 AI 유입과 확산 원인을 철새에게 전가하는 것은 AI 확산을 자연재해성으로 인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 전염병 발생 시마다 철새를 탓하는 정부의 변명을 국민들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고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집약식 축산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연구자료에는 밀집 사육은 수많은 개체에게 바이러스를 급속도로 확산시키고 바이러스 변이도 촉진한다고 결과물도 내놓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공장식 농장에 유입되면 몇 시간 내에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항상 변이되고, 실제로 공장식 축산 농장에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유입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발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에 이탈리아, 2002년에 칠레, 2003년 네덜란드, 이어서 이듬해 영국령 콜롬비아,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됐다.

 

특히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분변과 먼지, 톱밥이 쌓이는 비위생적인 공장식 축산 환경은 바이러스가 침범하는 순간부터 빠른 바이러스 진화를 위한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는 바이러스가 1번째 감염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전파될수록 독성이 증가해 3, 4배 수치로 폐사율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지 33일 정도에 도축되는 육계는 빠르게 성장해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품종개량이 되면서 질병에 대한 면역이 감소됐으며, 유전자를 단일화하므로 개체 간의 질병 전파를 더욱 급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발표한 2003년부터 2014년 1월 13일까지 고병원성 AI 발생 현황 자료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루마니아, 인도네시아, 네팔, 터키 등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로 발생건수가 높은 국가로 이는 후진국형 축산정책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밝혔다.

 

국내 동물 환경시민단체는 농림부가 주장하는 'AI의 철새 발생론'은 비과학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근거를 농림부는 지난달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 AI 역학조사위원회가 이번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원인을 야생조류(철새)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H5N8형 AI가 야생조류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다.

 

우리 정부 주장과 달리 지금까지 철새와 가금류의 접촉 경로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AI 발생이 철새보다 가금류에서 먼저 발생했다.

 

철새들 AI 발생보다 두 달 전부터 와 있었고 철새의 도래가 이번 겨울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없다.

 

또한 위원회에서도 농림부가 밀어붙이는 철새 발생론의 비논리와 비과학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동물 환경시민단체는 "농림부는 밀식 사육되는 가금류의 실태, 출처 불명의 외국산 사료의 영향, 종란이나 종오리의 수입 여부 등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처음부터 철새들에게 모든 책임을 더 이상 떠넘겨선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월 3일 현재까지, 닭오리 사육 농가 중 AI 양성으로 밝혀진 13건 중 철새로부터 감염된 경로를 밝힌 사례는 단 하나도 없다.

 

결국 AI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에는 철새를 탓하며 다른 전염 경로에 대한 조사와 대응에 소홀함을 보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무능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 단체는 "철새 먹이나누기 중단과 항공방재는 철새의 생태에 무지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움직임에 환경부도 동참해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중단시키겠다고 해프닝도 있었다.

 

환경부는 부랴부랴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철새 먹이주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한적인 범위에서 안전하게 먹이나누기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항공방재 발생도 넌센스가 지적했다.

 

전 국토를 살균하겠다는 발상이 무모하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다.

 

농림부는 항공방재의 효과를 검증하거나 부작용을 검토하지도 않은 채 항공방재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과도 상의하지 않았고, 방재제로 사용되는 약품들의 성분이나 효과를 공개하지도 않고 있다.

 

이는 제2의 면역력만 떨어뜨리는 꼴이라고 주장이다.

 

이날 동물보호, 환경시민단체는 "이제라도 철새를 인간과 함께 공존해야할 존재로 인식하고, 생물다양성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철새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필요"면서 "낙곡률을 높여 들판에서 철새들의 먹이를 확보하고, 축사 허가 시 철새 도래지와 거리를 확보하는 등의 방법은 철새와의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동물보호 환경시민단체는 280만마리의 가금률를 살처분 매몰처리하기 위해 동원한 7400명의 인력에 대한 사후 조치와 방역과 소독에 동원한 6만3000명 역시 노출된 약품의 영향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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