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입법안 폐지 국회 통과 물건너 가나

환경부 장관 국감서 "사육곰 보전가치 없다" 발언 파장
김영민 eco@ecomedia.co.kr | 2013-11-04 16:38:52

사육곰 폐지법안 통과 앞두고 환경부-NGO간 삐거덕

환경부, 감성적 보단 합리적 접근 필요 국민혈세 안된다
장하나 의원-녹색연합 "10년간 민관협의 정신 완전 파기"


11월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환경부 장관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우수리종 두 마리 이외의 모든 사육곰은 보전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그 동안 사육곰 폐지 법안을 위해 10년 동안 노력한 댓가가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해 난색을 표명했다.

 

이날 윤성규 장관의 발언 배경에 대해 환경부 생물다양성 김영식 사무관은 "NGO 등에서 주장해온 국가에서 국내 사육곰을 모두 매입해 관리하라고 하는 것은 적게는 300억원에서 많게 700억원에 달하는 관리비용을 떠 안으려는 것으로 그 동안 사육곰 농가에서 상업적 차원에서 이익추구해왔고, 특히 사육곰들이 이제는 보전 가지가 없는 교잡으로 인해 잡종화된 것을 국가가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감장에서 윤 장관의 발언은 짧은 발언시간에서 말한 부분은 상호간 의사전달이 잘못된 것으로 오해는 없어야 한다"고 덧붙었다.

 

이번 장관 발언이 그 동안 사육곰 폐지 입법안을 위해 노력해온 야당이나 환경시민단체의 의지를 일격에 꺽어내렸고 정부의 의지가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 됐다.

 

 

 

 

김 사무관은 "국내 1000여마리 가까운 사육하는 비율을 보면 50두 이상 키우는 농가는 총 7개 농가로 67%에 달하는데, 결국 이들 농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국민혈세를 투입하는데 현실적인 어렵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장 장하나 의원이 발의한 멸종위기종 보호에 따른 사육곰 폐지법안과 녹색연합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과 달리, 윤 장관의 입장 표명으로 앞으로 국회가 사육곰 정책 폐지를 어떻게 처리할 지 진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NGO단체가 윤 장관 발언은 998마리의 사육곰 중 두 마리 우수리종 반달가슴곰은 살리고, 나머지 잡화종 사육곰은 도살 처리해도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녹색연합 윤상훈 활동가는 "한 나라의 환경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이 정도니, 환경부의 앞길과 대한민국의 환경은 막막할 따름"이라며 "환경부장관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반달가슴곰은 CITES(멸종위기야생생물의국제간거래에관합협약) 부속서 I에 등재돼 상업적인 국제거래가 금지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한국도 1993년 CITES 회원국으로 가입해 협약내용을 따르고 있다.

 

2011년 대법원은 사육곰에서 추출한 곰 기름 사용과 곰 발바닥 요리 등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을 판결했었다.

당시 판결문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용도변경 허가 결정은 허가권자의 재량에 속한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판결 핵심은 사육곰의 용도변경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관리하는 환경부가 책임져야한다는 것.

 

윤상훈 씨는 "환경부장관은 사육곰을 '가축'이 아니라 왜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취급하는지, 사육곰 소관 부처가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니라 왜 '환경부'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실은 "이번 윤 장관의 발언은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한 과거 10년, 민관의 협의 정신을 전면 부인했다"면서 "과거 환경부 고위직 정연만 환경부차관, 백규석 환경정책실장 등도 자연보전국장 재임 시절, 사육곰 문제 해결을 호언장담한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10년간 140억원 이상을 들여 반달가슴곰 '우수리종' 복원에 힘써왔다.

 

녹색연합은 반달가슴곰 복원 초기인 2001년 지리산에 시험방사된 장군, 반돌, 반순, 막내 등 네 마리 곰은 모두 웅담채취용 사육곰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등지에서 사들인 '우수리종' 반달가슴곰을 마치 국내법에 따라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으로 간주하는 환경부의 태도도 이율배반적으로 불신만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올 9월, EU는 서울에서 열린 '한-EU FTA 비정부간 회의'안건으로 한국의 사육곰 문제를 상정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사회는 사육곰의 도살 처리가 아닌, 사육곰 재활프로그램과 보호센터 운영 등 사육곰 관리 정책을 유심히 보고 있다는 증거다.

 

장하나 의원은 "환경부가 1999년에 사육곰 업무를 맡아오면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합당한 보호프로그램을 수립하지 않고, 오히려 국가가 직접 도축을 합법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일 NGO 단체는 논평을 통해 환경부장관은 '보전가치 없다'는 발언은 사과해야 마땅하고, 자연 도태라는 방임적 사육곰 정책 폐지의 자세에서 벗어나 사육곰 폐지법안을 위한 환경부의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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