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산업화의 발달은 거대한 도시를 계속 형성시켜 왔다. 도시생활은 인류에게 편리함을 선물하기도 했지만, 삭막한 콘크리트 속에 갇힌 도시의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립감, 스트레스, 외로움을 던져줬다.
또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에 지친 도시인들은 ‘건강’과 ‘여유’를 동경하기에 이르렀고, 그러한 욕구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과 도시농업이라는 새로운 테마로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농업과 도시는 하나였다. 현재와 같은 도시와 농업의 분리는 20세기 초 산업화와 함께 진행된 ‘도시화’ 이후이다.
도시농업은 흙을 대할 기회가 적은 현대 도시인들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그 특·장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몸과 마음의 건강: 규칙적 농작업이 주는 운동과 식물로 맑아진 공기로 인해 자연스레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며, 생명체를 돌보는 녹색체험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다.
② 가꾸는 재미: 텃밭을 가꾸는 과정은 하나의 놀이이자 공간디자인으로, 농업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재미이다.
③ 나누는 행복: 동네의 텃밭을 통해 이웃 간의 소통이 시작되고 도시 속 공동체가 살아 숨쉬며, 재배한 농산물을 이웃과 나누는 ‘기부천사’도 탄생한다.
④ 뿌듯한 자부심: 도시농업은 안전한 ‘홈메이드’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한편으로는 도시환경을 지킨다는 뿌듯함을 선사해준다.
⑤ 먹는 즐거움: 농업의 마지막 매력은 ‘먹는데’에 있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음식을 하고, 주말농장으로 소풍을 떠나 산지에서 직접 먹는 재미는 도시농업의 열매이다.
농업의 새로운 블루오션 도시농업
특히 도시 농업은 경제적으로는 도시민이 농업에 친근함을 느낄 수 있어 농산물 소비증대를 가져오며, 농업에게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기능하여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유휴지와 건물옥상 등의 녹화는 에너지비용절감을, 농지 자연 순환은 폐자원 처리비용 절감 효과를 준다. 도시로 들어온 농업으로 인해 도시의 대기질 향상은 물론 도시경관을 녹색으로 바꾸는 생태도시로 만든다.
특히 사회적으로는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로, 다가오는 고령사회의 노인활동공간으로 작용하여 함께 나누는 이웃의 정을 회복하는데 유익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에 소재한 혜화여자고등학교(교장 황혜주)의 ‘녹색봉사단’이라는 동아리는 학교 내 빈 공간에 텃밭을 조성해 친환경 야채를 직접 길러 수확한 야채들을 직접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에 지원하기도 했다.
이 친환경 야채들은 특히 아토피로 고생하는 저소득 영세가정 아동들을 위한 차원에서 제공된 것으로 이웃을 향한 나눔의 정과 봉사정신을 실천한 좋은 모범이 됐다.
농업은 자연 속 교실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천혜의 놀이터이자 도시민들의 정서치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그런 만큼 도시농업의 확산은 우리 농업에는 새로운 기회이다.
도시농업이 주는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함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농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새롭게 형성되는 고부가 가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 등 이 기회를 농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도시농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 작년 11월 22일 제정됐고,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를 마련해 오는 5월부터 시행된다.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도시농업은 법적 제도적 지원 속에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런 만큼 도시농업의 활성화와 내실을 꾀하기 위한 지자체나 시민단체 등의 후속 노력이 따라야 한다.
도시농업은 한 차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도시를 개혁하고 도시민의 삶을 혁신하는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먼저 체계적이고 지속적 지원을 위해서 조례 제정과 함께 광역자치단체 단위로 전담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미FTA의 발효로 도시농업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지역특화 차원에서 우수농산물 유통 등에 있어서는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레저용 농업 개념 새로운 시장 형성
현재 도시농업은 생태계 보전, 삭막한 도시환경 개선, 이웃과의 나눔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조명되면서 21세기 세계 도시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씨티팜’(City Farm)을 발견할 수 있으며, 텃밭, 옥상, 상자, 베란다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이 등장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또한 앞으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유기농업과 근거리 농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산업화되고 석유에 의존하는 농업에서 탈피하는 하나의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작물기술의 발달로 어디에서든 농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도시에 공원녹지를 도입함에 있어서 한계점으로 나타나는 사람의 심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도시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만은 않다.
전 세계도시 농부는 작년 초 현재 약 8억 명 이상이다. 도시농업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캐나다 몬트리올에는 8,195곳의 텃밭이 있고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새롭게 도시농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제는 식량조달의 농업개념을 떠나 ‘레저용 농업’의 개념아래 다양한 도시농업 매뉴얼과 다양한 소포장 종자,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가미한 패션 농기구 등도 등장해 도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틈새를 이용하는 새로운 시장도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농업 조례 제정, 강동구의 도시농업 현황
서울시 강동구는 도심 속 농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0년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도시농업의 조례가 제정된 것이다.
이 조례에 따라 강동구는 도시농업 관련 정책 수립과 주민들에게 도시텃밭, 상자텃밭을 보급하며 농업교육도 실시해왔다.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구현 차원에서 ‘도시농업 활성화로 구민 행복가치 실현’이라는 비전아래 2020년까지 1가구 1텃밭 실현이라는 목표아래 강동구는 지난 2009-2010년까지 둔촌동에 친환경 도시텃밭 조성, 친환경 농산물 생산 지원 사업 등에 주력해왔다.
또 작년부터 올해까지는 도시농업 이행기의 2단계 사업을 진행한다. 즉 친환경 공공텃밭 확대운영, 상자텃밭 시범보급, 도시농업 아카데미 운영, 직거래유통 시스템 시범운영을 시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울러 2013-2014년까지 3단계 확산기에는 도시농업학교 설립, 친환경 로컬푸드시스템 정착, 도시자원순환센터 설립 등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도시농업 정착기에는 1가구 1텃밭을 실현할 예정인데 그 규모로는 약 19만 구좌를 예상하고 있다. 또 수직농장(Vertical-farm) 조성, 도시농업 유비쿼터스 구축 등의 사업을 실시할 작정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 조성을 위해 도시농업 조례를 제정했다”면서 “도시농업은 ‘푸드 마일’(Food miles·농산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동한 거리)을 줄여 주민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빠르게 공급하는 한편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동구의 도시농업은 이처럼 ‘도시농업 아카데미’를 개설, 주민들에게 친환경 농사법 교육을 통해 단순한 취미와 친환경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감소를 위한 구체적 실천으로 환경 친화적 도시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도시농업과 로컬 푸드
그러나 도시농업에는 한계도 있다. 단독주택의 현관 앞 작은 마당이나 옥상, 심지어 아파트 베란다에 나란히 놓은 화분이나 상자에 흙을 담아 몇 가지 채소를 재배하는 시민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음식쓰레기를 먹여 얻는 지렁이 분변토를 산에서 떠온 흙에 섞는 성의를 다한다 해도 이른바 ‘상자농업’은 꾸준히 농사짓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재배할 수 있는 농작물의 양이나 종류가 한정되니 자급자족은 언감생심인데, 그나마 일상에 치여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도시농업의 한계가 분명한 우리 사회에서 로컬 푸드는 그 도시와 가장 가까운 농촌에서 대안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로컬 푸드(local food)의 문자적 의미는 ‘지역의 음식’을 말한다.
즉 농산물 생산지에서 생산된 그 농산물을 직접 소비하자는 소비운동의 하나인 것이다. 로컬 푸드 개념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즉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줄임으로써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운동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함) 운동 등이 있다.
대개의 로컬 푸드는 농약 사용을 자제할 뿐 아니라 이동하는데 들어가는 화석 연료가 아주 적거나 아예 없다.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위기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농업으로 손색이 없고 친환경농업의 한 방편이다.
로컬 푸드의 엄밀한 적용기준은 생산되는 농산물 그 지역 뿐 아니라 제 철에 생산해 먹는 농산물을 의미한다. 비닐하우스나 온실에서 제 철 이전에 생산한 농작물이나 냉동 창고에서 제 철 이후까지 저장한 농작물은 불필요한 화석에너지를 소비한 결과가 되고 곧 그것은 유기농산물의 범주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는 로컬 푸드 생산지를 지나다니면서 재배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며 수확할 때를 손꼽아 기다리게 될테고, 수확의 기쁨을 생산자와 그때마다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 도시에서 로컬 푸드, 다시 말해 제 철 제 고장 농산물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향후 도시농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로컬 푸드의 착한 소비 방법
환경도 생각하면서 우리 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한 안전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로컬 푸드의 착한 소비를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일까?
우선 농산물의 생산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구입현장에서 농산물의 생산지가 수입산이 아니라면 어느 지방에서 생산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멀리 떨어진 생산지에서 올라온 상품보다 도시 인근 농촌에서 생산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령 서울이라면 경기도 인근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처럼 대도시에서는 인근 농촌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소비한다면 굳이 먼 지역에서 수도 서울로 오가는 유통 문제와 그로 인한 탄소배출에서도 저감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농산물의 생산과정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이 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인데, 친환경 농산물의 종류로는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등이 있다. 이들 친환경농산물은 고유의 마크가 있으므로 먼저 친환경마크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탄소 라벨링의 유무여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요즘 마트에 가면 탄소 라벨링을 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 표시는 제품 생산을 위해 재료 수급에서부터 만드는 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 표시하는 제도로 에너지 효율 등급과는 다르다.
따라서 제품을 구매할 때 탄소 라벨을 보고 가능한 탄소가 적게 배출된 제품을 고른다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소중한 운동에 참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직거래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로컬 푸드의 좋은 방안이 된다. 이제 농촌에서도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직접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해당 농협을 통하거나 자체적으로 상품을 직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의 발달은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직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직거래는 소비자 입장에서 누가 어떻게 생산한 것인지 확인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먹을거리를 고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또 유통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먹을거리 가격을 생산한 농민에게 돌아가게 할 수 있고, 소비자는 그만큼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생활협동조합을 이용하는 것도 착한 소비의 방법이다. 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조합으로 미리 생산자와 연간 생산계획을 함께 세우고 조합원이 그만큼을 책임 있게 소비하는 조직이기에 생산자와 소비자는 서가로 신뢰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할 것이 있다. 도시농업과 로컬 푸드를 신기술 개발이나 어떤 과학적인 시스템의 확충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이끌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도시농업도 텃밭이 아니라 LED를 이용한 수직농장 같은 많은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갖추려는 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무상급식으로 인한 공급의 문제도 물류의 효율성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순간 로컬 푸드의 원래의 의미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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