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제품 위해 원료부터 규제 바람직

질 의무표기·총 함유량 규제·전문 인력 확충 필요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5-30 19: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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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판매용 어린이 용품에서 납과 환경호르몬을 없애자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준)’(이하 발암물질국민행동)은 작년 10월 6일, 당시 문제가 된 어린이유해용품에 대한 이슈화를 이끌어내면서 롯데마트 롯데월드점과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조사대상 제품에 대한 두 번째 유해물질 성분분석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조사 대상 총 제품 수는 67개이며 문구, 완구, 어린이용 장신구 및 기타가 각각 34, 16, 12, 5개였다. 당시 해당 조사는 금속과 프탈레이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즉 납, 카드뮴 등 7종의 유해금속 그리고 프탈레이트는 DEHP, DBP, BBP, DNOP, DINP, DIDP 등 6종 화합물의 함유에 대한 것이었다.

어린이 용품의 재질 표시 규제 없어

발암물질국민행동은 어린이용 제품 선택 시 재질 확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해금속인 납과 카드뮴,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등은 PVC에 첨가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행 제도에서는 어린이용 장신구의 경우 해당 부속서의 안전·품질표시사항에 ‘재질’이 포함돼 있지만, 어린이 장난감(완구)과 문구류(찰흙 제외)는 부속서의 표시사항에 ‘재질’ 항목이 없다.

즉 재질을 표시할 책임이 제조 및 유통사업주에게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장난감이나 문구 제품을 고를 때 PVC 재질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작년 중반 발암물질국민행동이 조사했던 전체 67개 제품의 재질표기를 확인한 결과를 보면 47.8%(32개)가 재질 표시가 부적절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질 표기가 법적 사항인 어린이용 장신구는 66.7%(8개)가 재질 표기가 안 돼 있었고, 법적 사항이 아닌 문구와 완구의 경우는 각각 35.3%(12개), 50.0%(8개)에서 재질 표기가 없었다.

재질 표기는 소비자가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인 만큼, 항목에 구분 없이 모든 어린이용 제품에 재질 표기를 하도록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발암물질국민행동의 주장이다.

당시 조사에서 납 함유량 등 문제점 외에도 작년 9월 1차 캠페인 때도 문제로 지적된 프탈레이트와 관련 총 67개 제품 중 21개(주로 문구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1.4%(15개)는 1종 이상의 프탈레이트를 함유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로 지적된다.

총 함유량으로 유해금속 규제·관리해야

발암물질국민행동의 조사 대상 15개 제품 중 10개는 PVC 재질, 그 외 나머지 5개는 ‘폴리머(Polymer)’ 또는 기타 재질바람직이었다.

그런데 이들 조사 대상 문구들에는 6종의 프탈레이트 중 DEHP, DBP 및 DINP 등 3종의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것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들 제품에서 많이 발견된 프탈레이트는 DEHP로 12개 제품(57.1%)에서 검출됐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는 완구류와 문구류 중 유해금속에 대해 어린이들의 체내로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하는 용출량(溶出量)으로 안전기준이 정해져 있어 고농도의 납·카드뮴이 함유돼 있어도 용출량이 낮으면 안전인증마크가 부여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사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유해금속의 경우 총 함유량으로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용출량 기준은 입에 넣는 경우만 고려한 것이며, 피부접촉 등의 다른 노출경로를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의 상태나 사용기간, 분석기관 등에 따라 용출량이 서로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이외에도 안전한 제품을 위해서는 원료부터 규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총 함유량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시급

당시 조사보고를 담당했던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책임연구원 최인자 분석팀장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12세 미만 어린이 대상 장난감 속 납 함유량 제한을 현행 300㎎/㎏에서 100㎎/㎏까지 강화하기로 결정했는데, 세계에서 납에 대한 가장 엄격한 기준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용출량으로 안전기준을 정한 우리나라의 이런 맹점으로 인해 기준치를 초과한 10개 제품 중 8개는 버젓이 기술표준원의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KC 마크 또는 KPS(자율안전확인) 마크가 표기돼 판매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어린이용 제품의 표시사항 중 어린이용 장신구에는 재질 표시가 법적 사항인 반면에, 문구(찰흙 제외)와 완구는 의무사항이 아닌 관계로 이 제품들의 유해용품 생산을 부추기게 된다.

최 팀장은 “우리나라는 납이나 카드뮴도 용출량으로 계산한다. 따라서 납이 제품의 재질에 100ppm이 섞여 있어도 용출량이 기준 이하로 나타나면 안전한 어린이용품으로 취급된다”며 “그러나 어린이 유해용품에 대한 강제적 조건과 규제가 약해 유해용품들에 대한 문제가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지적되지만 개선이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즉 예전부터 이에 대한 문제제기만 있을 뿐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같은 적극적인 개선의지가 약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 유해용품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도 제대로 없는 처지에서 매년 주먹구구식으로 그때마다 땜질식 규제가 가해지면 그 순간순간만 따라가는 분위기를 연출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업계 관행이자 분위기였던 셈이다.

긴급 회수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재 어린이완구와 문구 등 용품의 유해성 평가와 폐기, 판매중지 조치 등은 지식경제부 소속의 기술표준원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관련 사안에 대해 자신들의 소관이 아님을 밝혔다. 그러나 기술표준원은 어린이 용품 위해성에 대한 환경호르몬 규제는 과학적인 근거와 자료의 필요성을 요청되는 만큼 이에 대한 환경부의 분발을 촉구하는 형편이다.

또한 문제는 어린이 관련 용품의 유해물질 관리가 인력·예산 부족으로 해당 조사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18대 국회의 환경노동위원회 이정선 의원(당시 한나라당)은 작년 10월 4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어린이 용품 위해성 평가 담당 인력은 단 1명”이라며 “이마저도 신속한 유해용품 판매중지와 수거 처리가 가능한 환경보건법 개정을 놓고 제품 관리·감독 주관부처인 지식경제부가 이중규제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현재 어린이용품에 대한 유해물질 조사는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린이용품의 특징은 유행에 민감하고 제조·수입의 주기가 다른 용품에 비해 매우 짧아 지금의 조사·공표 방식으로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어린이의 안전과 조사의 효율성을 위해 인력충원과 예산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경부는 지난 2006년 5월에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환경보건 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또한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어린이용품에 함유가능성이 있는 프탈레이트 및 유기주석화합물, 염화에틸렌, 노닐페놀에 대해 위해성의 안전관리 추진 차원에서 사용제한기준을 마련했다.

작년 5월 환경보건법 개정을 통해서는 어린이용품에 대한 위해성 평가결과를 토대로 위해제품에 대한 회수, 판매금지 등을 조치할 수 있는 사용제한 기준 마련의 근거도 확보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안전한 어린이용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등 지원방안을 마련·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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