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10월 철 스크랩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주)자원(대표이사 강진수, 서재석)은 철스크랩의 가공·유통이 주력업종이다. 그러나 자원은 철 스크랩 외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 분야가 따로 있다.
바로 연안해상운송시스템 구축이다. 해외 선진회사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부두 근처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것에 착안을 해 추지하게 된 연안운송은 아직 본격 정착에는 다소 시간을 요하는 사업이지만, 녹색물류의 실현 차원에서 자원은 국내 업체 가운데 연안해상운송의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선진국형 고철유통시스템의 연안해상운송시스템은 녹색물류의 실천이며, 3면이 바다인 국내의 여건은 해상운송에 최적인 만큼 해상운송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 자원이 추구하는 이상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연안해상운송 시스템은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도로의 6분의 1 수준
사실 연안해운을 시도함에 있어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해상으로 운송한다는 자체가 육상으로 운송할 때보다 비용 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차량을 이용해 부두까지 운송하고 부두에서 다시 배에 선적하고, 도착하면 또다시 차량으로 운송해야 하는 불편 등이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사항을 약간만 감안하면 처음에는 단순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지만 이것을 대량으로 하게 되면 원가구조가 어느 정도 비슷해진다는 것이 (주)자원의 설명이다.
현대제철도 연안해운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충남 당진항으로 한진 소속 8만 톤급 벌크선 ‘장봉·한진 2002’호가 들어왔다. 이 배는 강원 동해 묵호항에서 충남 당진 현대제철 공장까지 석회석을 운반한다. 장봉·한진 2002호가 묵호를 떠나 당진까지 운행한 거리는 1,083㎞. 꼬박 사흘이 걸린다.
이렇게 긴 시간을 한 달 평균 세 차례, 1년에 30차례 이상 묵호와 당진을 오가고 있다. 물론 동해에서 당진까지 육로운송을 택하면 약 4시간 30분이면 물류이동이 가능하다. 거리와 시간상 해상운송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이 해상운송을 택한 이유는 현재의 고유가와 도로파손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당장은 비효율적인 것 같은 연안해운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인 물류 운송방법이라는 판단아래 해상운송에 나선 것이다.
더군다나 도로운송은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해운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도로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그만큼 친환경적인 물류운송수단인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연안해운업체는 700여 곳(여객 포함)이며 이들 업체들이 운영하는 화물선은 2,000여 척이다. 다시 말해 연안해운이 국내 물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내 전체 물동량의 18.9%를 분담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그 비중을 더 높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연안해운 물동량 감소추세
국토해양부 연안해운과에서 발표한 올해 1분기 연안해운 물동량을 보면 물동량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에 의하면 1분기 연안해운 분야 전체 물동량은 총 5,600만 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688만 7,000톤과 비교할 때 약 1.6% 감소했다. 이를 분기별로 살펴보면 작년 같은 기간과 대비할 경우 1·2월 각각 5.4%, 5.7%로 증가했지만, 3월은 13%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최근 5년간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연안해운 물동량은 2007년에 비해 2008년은 약간 증가(5.50%)했으나 2009년에 다시 전년에 비해 7.08% 감소했고, 2010년 다시 상승(4.05%)하는 듯 했지만 작년에 0.33%로 소폭 하락하면서 물동량 감소가 지속되는 형국이다.
또 항만별로 누적 물동량을 살펴보면 부산항, 동해·묵호항, 울산항 등 동해 안쪽 해운은 각각 작년에 비해 16%, 7.7%, 9.7%로 증가했으나 평택·당진항, 군산항, 목포항 등의 서해 쪽은 각각 작년 대비 18.3%, 10.1%, 17.1%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연안해운의 수송화물은 석유 및 화학제품, 모래, 시멘트 등의 원자재가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잡화, 컨테이너 수송에는 취약하다. 한마디로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의 연안해운 수송량 및 분담률이 지속적으로 하락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현재 도로에서 해운으로 운송수단을 전환하게 되면, 1㎞를 1톤 운송할 때마다 123.4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곧 도로 수송분담률의 1%P를 해운으로 전환하면 연간 6,769억 원의 수송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8만 2,000톤(약 37억 원)의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안해상운송은 향후 남북경제협력 및 경제교류가 활성화 기류가 형성되면 남북간의 연안해상운송 수요도 급격히 증가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문제는 우리의 연안해상운송은 여러 경제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물류 운송 분담 현황을 보면 추세가 거꾸로 가고 있다. 도로의 수송 분담률은 2001년 65.9%에서 2009년 74.1%로 늘어난 반면 연안해운은 26.4%에서 18.9%로 감소하는 추세다. 한 마디로연안해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연안해운, 면세유 제외 경쟁력 저하
연안해상운송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연안해운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서두의 지적처럼 운송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도로나 철도와 같은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운송시스템상 구조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치는 해상운송의 특성에다 바닷길은 육상교통처럼빠른 속력을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선박 확보 제도 미흡, 선원 부족과 이에 따른 선원의 고령화, 유가 등 운항원가 상승, 적정운임 수수 곤란 등은 해운사들의 경영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로 인해 현재 국내 연안해운 수송분담률은 연평균 4.4%씩 감소 추세다.
무엇보다 연안해운을 부담스럽게 하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 선박 건조가 상승 등이다. 결국 정부의 지원으로 연안해운을 활성화시켜야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정부는 도로에 연평균 9조 7,301억 원을 투자했지만 해운·항만은 5분의 1 정도인 2조 87억 원의 예산만 지원했다.
그 지원액의 상당수도 실제로는 수출입 외항선 위주의 투자에 이뤄졌을 뿐 연안해운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극히 미미하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안해운은 더더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연안 화물선은 면세유 대상에서 제외됐다. 육상교통수단뿐 아니라 같은 해상 교통수단이지만 내·외항 여객선, 외항 화물선, 어선, 원양어선 등과는 달리 유독 연안해운을 담당하는 연안화물선은 연료인 기름에 붙는 세액의 면제혜택 즉 면세유 공급 대상에서 빠짐으로 운임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연안해운 업계에서는 연안 화물선에 면세유 공급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 요구에 귀를 막고 있다. 세수 감소와 함께 연안 화물선의 면세유 공급에 따른 도로나 항공 등 다른 운송 수단과의 형평성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안 화물선에 면세유를 공급하면 세수감소액은 816억 원(유류보조금 제외)이지만 물류비 등 사회적 비용 절감은 연간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론 연안화물선에 면세유를 허용한다고 해서 연안해운 수송분담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그와 더불어 연안해운에도 고속도로에 준하는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선박 공동운항·유류 공동구매 등 자구노력 필요
국토부는 지난 2001년부터 연안화물선에 대해 유류비 보조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택시·버스·화물자동차·연안화물선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업무를 하나의 지침으로 통합 운영하던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해, 연안화물선에 대한 독립된 유가보조금 지급 지침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유가와 관련 면세가 아닌 일부 지원이어서 연안선박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정부도 유가보조금 지원 등 연안해운 육성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안 화물선의 면세유 공급을 언제까지 미룰 수만은 없다. 때문에 향후 연안화물선에 대한 면세유 공급, 신조선박 건조자금 지원 등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넘을 산이 많다.
국토부는 연안해운이 녹색물류체계의 주축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 업계의 적극적 경영합리화, 선박 공동운항, 유류 공동구매, 에너지 고효율 선형으로의 구조변경 등 업계의 자구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연안선박을 건조하는 해운사들이 대부분 영세하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선박금융지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이 낡은 경우에 해상 사고율이 높아지고, 이는 곧 연안해운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통에너지 환경세법이나 부가가치 세법, 조세특례에 대해서도 연안해운 사업이 본격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원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연안해운 담당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 부서에서 연안해운이 우선순위가 밀린다. 국토부는 연안화물선에 면세유 등 혜택 지원을 생각하지만 재정소요에 있어 (반영이 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투자 대비 효율에서 다른 분야에 비해 연안해운 부분의 효율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틈새운송시장 개척, 초고속선박 개발 지원
우리나라는 연안해운이 발달할만한 충분한 여건을 갖춘 만큼 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과 함께 해상물류의 안전·신속한 처리와 항만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항만·항로 안전성 평가기술과 선박의 안전한 접·이안시스템 확충, 적하역 장비의 자동화, 해사정보 종합시스템 등의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원장 김학소) 해운물류연구본부 전형진 박사는 국내 연안운송의 발전을 위한 차원에서 외항선이 참여하기 곤란한 틈새운송시장 개척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외항 운송 사업을 겸업할 수 있도록 선대의 대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시간적 불리함을 완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측면에서 초고속선박 및 고효율 정비 활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 정부에서는 초고속선박 개발을 위한 연구·조사, 시험선 제작 등에 대한 예산지원과 초고속선박 전용 고효율 하역장비 개발비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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