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생물 전기화학 셀의 실용화는 가능한가

글. 정석희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환경공학박사
김명화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4-03 09:16:55
  • 글자크기
  • -
  • +
  • 인쇄

▲ 정석희 교수_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대한환경공학회지 부편집위원장 

기술의 실현 가능성
광대한 우주에서부터 가늠할 수 없는 미립자에 이르기까지 경이로운 우주는 굉장한 섭리와 비밀로 가득 차 있다. 인류는 신이 빚은 자연을 관찰하면서 자연의 섭리를 발견하게 된다. 인류는 이 자연으로부터 얻은 지식을 응용하여 기술을 만들고 문명을 발전시켜 나갔다. 이것을 우리는 공학이라고 한다.

 

과학을 응용하여 응용하여 인류의 삶에 효용성이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면, 먼저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구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이 기술에 확신이 있고 충분히 부유하다면 당신의 돈을 투자할 것이고, 혹은 기업이나 단체나 국가로부터 연구비를 수주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연구비 지급을 결정하는 이들을 설득할 것인가. 지식의 신규성도 중요하지만, 공학 기술의 경우 실용화나 경제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신기술은 이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제시된 자료를 날카로운 눈으로 검증하지 않으면 장미빛으로 덫칠 된 제안서에 속기 쉽다. 과학의 본질적인 이해와 기술 동향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과 미래에 대한 직관이 매우 중요하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현재 일상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혹은 쉐일 오일 시추 기술이 이렇게 빠르게 상용화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정확한 지식과 핵심을 파악하는 직관을 가진 소수는 이러한 기술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고 결국 결실을 맺었다.

단순하고 그럴듯한 정보의 파급력
단순하고 그럴듯한 거짓은 진실보다 더 진실 같다. 대중들은 이러한 간편한 정보들을 쉽게 받아들인다. 이 때문인지 미생물 전기화학 셀에 대해서도 단순하고 그럴듯한 말들이 오래 전부터 회자되고 있다. 예를 들면, ‘혐기성 공정이므로 느리고 처리도 잘 안 되며 불안정할 것이다’ 혹은 ‘미생물이 하는 일이므로 에너지를 조금 생산하고 불안정하며 처리도 느릴 것이다’. 대부분 미생물에 관한 우려이다. 관련 연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말을 전하고 검증도 되지 않은 채 전파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4월호에서는 현재 회자되고 있는 미생물 전기화학 셀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들을 조명하면서, 미생물 전기화학 셀 기술이 실현 가능할 수 있는 근거를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모두 같은 혐기성 공정은 아니다
혐기성 공정(an-aerobic process)은 산소의 공급없이 처리되는 공정을 일컫는다. 혐기성 공정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처리 속도가 느리고 안정적인 운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혐기성 공정인 혐기성 소화 공정(메탄 발효 공정)에서는 고분자 탄소물질들이 여러 미생물 군들에 의해 아세테이트나 수소 등으로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메탄 생성균(methanogen)에 의해 메탄으로 전환된다.

 

무산소 조건에서도 잘 자라는 탈질균은 대체로 산소와 질산으로 모두 호흡이 가능하며, 질산 호흡으로 얻는 에너지도 상당하다. 하지만 메탄 생성균은 대사 과정이 복잡하고 발효를 통해 얻는 에너지가 미미하여, 물질 대사와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이들은 반응조가 정상적으로 운전되지 않는다면 환경의 변화로 큰 타격을 입어 전체 시스템에 문제를 야기한다. 이 때문에 모든 혐기성 공정이 느리고 어렵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미생물 전기화학 셀은 혐기성 소화 공정과 많은 부분 닮아 있다. 고분자 탄소물질이 여러 미생물군에 의해 분해되면 최종적으로 아세테이트나 수소와 같은 물질들이 전극에 전자들 전달하는 전자방출균(exoelectrogen)에 의해 산화된다. 특히 지오박터 종들(Geobacter spp.)은 전자 전달계과 나노와이어(nanowire)를 사용하여 전자를 매우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그들은 생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생산하며, 산소에 대한 내성도 강해서 미량의 산소를 사용하여 성장할 수도 있다. 게다가 부유식이 아닌 전극에 부착하는 생물막(biofilm) 형태로 존재하므로, 외부 충격에 강하며 세포의 체류 시간(SRT) 또한 매우 길어 반응조의 물질 처리에 유리하다.

기존의 복잡한 산소 공급 과정
폐수 처리 공정에서 전자 공여체란 미생물의 에너지원인 폐수의 유기성 탄소원을 말하며, 전자 수용체는 미생물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나 질산 등을 일컫는다. 미생물은 전자 공여체를 산화하여 그것의 전자로 전자 수용체를 환원하여 에너지를 얻는다. 호기성 폐수 처리 공정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을 폭기(aeration)라 하며, 폐수 처리장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50% 이상을 소비한다. 

▲ Figure 1 호기성 공정에서 전자 수용체인 산소(O2)에 전자가 전달되는 과정의 모식도 (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

호기성 공정에서 산소가 미생물 세포 안으로 이동되는 과정은 주로 확산에 의한 복잡하며 비효율적인 과정이다(그림 1). 산소는 기체-액체 계면(gas liquid interface)을 통해 액상으로 용존되는데, 실상은 산소는 용해도가 매우 낮아 많은 양이 대기로 유실된다. 이렇게 용존된 산소는 액상을 지나 이중으로 된 세포막들을 통과하여 세포 내부로 들어간다. 미생물은 이 산소를 전자 수용체로 사용하며, 배터리와 유사한 원리로 에너지를 얻는다(인간의 미토콘드리아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혁신적인 전자 수용체, 전극
하지만 미생물 전기화학 셀에서는 혁신적인 전자 수용체가 사용된다(그림 2). 전극에서 활동하는 전자방출균은 매개체를 이용하여 전자를 체외로 방출하는 특수한 균이다. 대체로 전극 위에서 우점종이 되는 전자방출균은 나노와이어로 알려진 전도성 단백질로 구성된 필리(pili)를 만들어 전극에 부착시켜 호흡을 한다. 생존을 위해 전극을 전자 수용체로 이용하는 것이다.

 

결국, 전극 면적을 충분히 확보하고 기타 제한 요소를 제거하면, 폐수처리와 에너지 생산 속도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현재 200ppm의 COD를 제거하는 데 걸리는 최단 시간은 실험실 데이터 기준으로 4분이다.

▲ Figure 2 MEC에서 전자 수용체인 Anode 전극에 전자가 전달되는 과정의 모식도 (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

미생물 군집 변화에 대한 우려

미생물 전기화학 셀은 에너지를 발생하는 특수한 시스템이므로, 일부 대중들은 단일종 혹은 몇 가지 특수한 종들만이 사용된다고 생각한다. 마치 식품이나 의약품을 만드는 바이오 공정에서 특수한 몇 종이 사용되듯이 말이다. 그래서 오염된 폐수가 유입되면 미생물이 오염되거나 씻겨 나가 성능이 저하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미생물 전기화학 셀의 미생물군은 혼합 균주이다. 특정한 균을 주입하여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아니다. 폐수 슬러지와 같은 무수히 다양한 균주로 접종한다. 특수한 접종 단계를 거치고 나면, 전극으로 호흡을 하는 전자방출균은 다른 미생물과 공생 관계를 맺고 전극을 생물막(biofilm) 형태로 뒤덮어 버린다.

 

 

유입되는 폐수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있다. 하지만 폐수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농도는 셀 안의 미생물 농도보다 극히 낮을 수 밖에 없다. 바이오 리액터로서의 기능을 위하여 원하는 미생물의 양을 공학적으로 최대화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전극 면적이 충분하고 정상적으로 운전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이다.

 

다시 수소 생산형 MEC

많은 분들이 수소 생산형 미생물 전해 셀(MEC)의 생물학적인 부분을 우려하지만, 일반적인 우려와 달리 전기를 발생하는 미생물은 응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수소가 발생되는 cathode가 미생물의 anode보다 저항이 5.5배 높음을 알 수 있다(그림 3). 이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달리 anode의 미생물 전기화학 작용은 매우 잘 일어난다는 것이고, 개선이 더욱 필요한 부분은 물리화학적인 cathode라는 것이다.

▲ Figure 3 수소 생산형 MEC의 분극 곡선. 곡선의 기울기는 전극의 내부 저항값을 나타냄. (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


그런데 이 MEC에서는 백금과 같은 귀금속 대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우 값싼 금속을 cathode로 이용했다. 수소를 잘 발생시키는 백금 촉매로 코팅된 cathode를 쓸 경우에서도 cathode의 저항이 anode보다 3.3 배가 높았다. Cathode의 성능 증진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보여 주고 있다. 기술의 실현을 위하여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이 힘을 모아야 할 부분이다. 이 외에도 전기공학, 미생물학, 재료공학 등 타 분야와의 공동 연구의 필요성은 너무도 많다.


맺음말 

지난 3회에 걸쳐 수소 경제가 화두인 이 시대에 수소 생산형 MEC가 개발되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연재하였다. 수소 경제가 화두가 지나 버리면 시들해질 기술일까? 전체적인 개념을 살펴보았을 때, 수소 생산과 폐수처리를 이처럼 동시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할지 매우 의문이다. 수소 생산형 MEC는 물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차세대 water-energy nexus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연료 전지 기술은 이미 우리에게 충분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더 망설여야 하는가.


註: 본 문서에서는 필자가 수학했던 시대의 표준 과학 용어를 사용했다. 예를 들면, methanogen을 현재 개정 용어인 ‘메테인 세균’이 아닌 기존의 ‘메탄 생성균’이라고 번역하였다. 어원의 의미상 후자의 번역이 더 맞고, ‘메테인’의 발음이 국적 미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석희 교수/환경공학박사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