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한도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정도)
사회통념상 참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오염원 발생 행위가 적법한 행위였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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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법인 이신 김성덕 대표변호사 |
앞서 살펴 보았던 대법원 2001. 2. 9. 선고 99다55434 판결은 적법한 시설이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용시설인 고속국도에 대하여 적법하게 진행된 확장 공사가 진행되었던 사안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소음과 진동이 증가하였고, 이로 인하여 부근의 농민은 운영하던 양돈장 영업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면서, “위법성은 관련 행위 전체를 일체로만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개별적ㆍ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시설을 적법하게 가동하거나 공용에 제공”하였더라도 이로 인한 유해배출물에 의하여 손해를 입은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유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법성을 판단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여기서 “수인한도”는 피해의 성질, 내용, 정도, 규모 등을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위 사건에서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일반적 소음이나 진동으로도 양돈업 운영이 불가능한데, 고속도로 확장으로 자연적으로 방음벽 역할을 하던 야산이 사라졌고, 한국도로공사가 공사 전후로 피해 방지나 경감을 위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한 바 없으며, 양돈장이 도로의 확장으로 인하여 도로에서 25m 거리로 근접하게 된 사정을 고려하여 부근 농민의 양돈업 피해는 수인한도를 넘은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은 ‘수인한도’를 환경 피해에 관한 손해배상 책임의 판단 기준으로 명시적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법원은 수인한도가 어느 정도이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환경 침해로 입은 피해가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 피해자의 침해되는 권리나 이익이 어떠한 것인지,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주로 고려하였습니다. 이외에도 피해 지역 환경의 특수성 및 환경 관련 공법상 규제의 준수 여부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침해자의 행위에 공공성이 있다면 그것의 성질이 어떠한지, 얼마나 공익상 중요한지, 공법상 환경기준의 의미가 어떠한지, 가해자가 피해를 방지 또는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정책적인 요소들도 적극적으로 고려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1다734 판결은 원전냉각수 순환시 발생되는 온배수의 배출, 이로 인하녀 자연수온의 상승 및 양식어류의 폐사는 사람의 활동에 의하여 자연환경에 영향을 주는 수질오염 또는 해양오염으로서 환경오염에 해당하고, 이러한 환경오염 유발행위의 위법성은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개별적·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는 울진원전 시설을 적법하게 가동하거나 공용에 제공하는 경우에도 그로부터 발생하는 유해배출물(배출 온배수)로 인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그 피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별도로 그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울진원전의 온배수 영향권 내에서의 양식업이 금지되어 있지 않고, 울진원전이 온배수 영향권 내의 자연환경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권리는 없으므로 울진원전보다 나중에 설치된 양식장도 보호를 받아야 하고, 울진원전이 배출한 온배수로 인하여 구체적이고도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 이상 사고 당시에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가 온배수를 배출한 행위와 그 결과는 수인한도를 초과하여 위법하다고 인정되었습니다.
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카26607 판결은 고려아연 주식회사 외 9개 회사들은 비철금속 단지인 온산공단에서 공장을 설치하여 인체에 해로운 각종 유해가스와 강하분진을 배출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이러한 오염지역에 거주하면서 오염된 대기에 노출된 결과 1년에 수백명씩 피부병, 호흡기질환 및 눈병 등이 발생하여 집단적인 치료를 받았고, 기타 질병으로 인한 각종 자각증상을 호소하게 되었으며, 원고들에게 공해물질로 인한 장차 발병 가능한 만성적인 신체건강상의 장해들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 피해로 위법성이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2다14242 판결은 경기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 일대 해상과 해안지역에 설치된 사격장에서 각종 폭탄 투하와 기관총 사격 훈련 등이 실시되면서, 이러한 훈련에 따르는 항공기 소음과 폭탄 파열음 및 오폭사고 등이 계속 발생하고, 환경정책기본법상 주거지역 환경소음기준인 50dB 내지 65dB을 훨씬 넘는 날카롭고 충격적인 소음이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발생하며,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고, 텔레비전 시청이나 전화통화 및 일상대화 또는 자녀교육 등 일상생활에 커다란 방해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매향리 사격장이 국가안보를 위하여 고도의 공익성을 가진 시설이라도 원고들이 입은 피해는 사회생활상 통상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는 것이므로 대한민국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소음 등을 포함한 공해 등의 위험지역으로 이주하여 들어가서 거주하는 경우와 같이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그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며 접근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그 피해가 직접 생명이나 신체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나 생활방해의 정도에 그치고, 그 침해행위에 상당한 고도의 공공성이 인정되는 때에는 위험에 접근한 후 실제로 입은 피해 정도가 위험에 접근할 당시에 인식하고 있었던 위험의 정도를 초과하는 것이거나 위험에 접근한 후에 그 위험이 특별히 증대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해자의 면책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공해 등의 위험지역으로 이주하여 거주하는 경우, 위험에 접근할 당시에 그러한 위험이 문제가 되고 있지 아니하였고, 그러한 위험이 존재하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없었으며, 그 밖에 위험에 접근하게 된 경위와 동기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그와 같은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굳이 위험으로 인한 피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책임이 감면되지는 않고, 위 사건의 원고들의 경우에는 대한민국의 책임이 감면되지 않는 경우로 인정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환경 문제 있어서 피고가 적법한 행위를 하였고, 그 행위가 법령을 준수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피해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한편, 환경 문제로 인한 불편 및 생활방해는 어떠한 경우에 수인 한도 이내로 인정이 될까요. 이와 관련하여 허용된 위험원에 관한 법리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허용된 위험원에 관한 사례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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