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 체계의 규칙에 따라 모든 국가는 기후변화 대응 국가 전략으로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포함한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그 이행과정을 보고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속도 세계 1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로 국제사회로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강하게 요구받고,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어내겠다고 국제사회와 약속한 바 있다.
혹자는 이러한 감축 계획을 꼭 지켜야 하는 것이냐고 물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분명하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리는 국제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국제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때 세계는 우리의 상품을 외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어울리는 환경행정을 이루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 우리의 환경조직이 그동안 보여 준 모습을 보면 조직의 구조와 역량 모두에서 크게 부족해 보인다. 마침 새 정부도 태동할 예정이어서 시대의 흐름에 어울리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그 조직의 개편을 요구하며 그러한 변화가 필요한 배경을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역량이 크게 부족하다. 기후변화 발생기작, 진단, 예측 및 적응은 물론 그동안 크게 강조해 온 탄소중립정책 마저 개념적으로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보니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하는 환경행정이 빈발하고 있다. 더구나 기후변화 문제는 모든 환경문제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환경문제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국제사회의 기후환경 정세에 바르게 대처하고 환경문제의 바른 접근과 해결을 위해 기존의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한편, 홍수가 났을 때 하천에 가보면 하천이 그 유역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공간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홍수와 함께 밀려 온 각종 쓰레기가 그 증거가 된다. 국립공원처럼 잘 보존된 산에서 내려오는 물에는 쓰레기도 많지 않고 흙탕물의 색깔도 진하지 않다. 강변식생을 잘 갖추고 있는 자연하천에서는 주변에서 많은 쓰레기가 밀려와도 그것이 강변식생에 걸려 수로로 들어오는 쓰레기는 많지 않다. 우리가 매번 홍수 시 경험하는 것처럼 강 하류에 많은 쓰레기가 밀려와 쌓인다는 것은 우리가 산, 들, 도시 그리고 하천을 통틀어 환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였다는 물증이 된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처럼 환경 관리를 잘못하는 것일까? 강어귀에 모인 쓰레기는 산에서 내려온 것도 있고 들에서 내려온 것도 있으며 우리가 거주하는 주거 환경에서 내려온 것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쓸려온 쓰레기가 함께 모여 있다는 것은 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생태학 교과서에서는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생태계는 개방계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언급하고 있다(그림 1).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서로 연결된 환경을 우리들 나름대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그림 2). 그러다 보면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도 있고,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환경만 피해를 입고 만다. 홍수라는 자연의 한 현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환경 관리는 통합관리가 이루어질 때 제대로 관리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 |
| ▲ 그림 1. 모든 생태계는 개방계 (open system)로서 유입 환경과 유출 환경을 통해 다른 생태계와 연속되어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
![]() |
| ▲ 그림 2. 그림 1에서 보여주듯이 서로 연결된 생태계를 나누어 관리하여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 나뉘어 있던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전 국토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은 여전히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산림청이 관리하고, 바다는 해양수산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명칭에서도 느껴지듯이 두 부처는 지금까지 산림과 해양이라는 자연환경을 환경 자체보다는 이용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더 강해 환경으로서의 관리가 부족했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는 탄소중립 차원의 문제만 보아도 그러한 사실을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이루어내기 위해 제조업강국으로서의 우리나라는 탄소발생량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발생하여 흡수량을 넘어서는 탄소발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소흡수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산림청은 아직 탄소흡수량 측정 방법이 국제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내놓는 자료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해양수산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양식물의 흡수능을 평가하여 내놓은 자료를 보면 전문성이 의심될 정도의 수치를 내놓고 있으니 말이다.
새 정부는 ‘정의’와 ‘공정’ 그리고 ‘상식’을 모토로 내걸고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쟁취하며 탄생하게 되었다. 슬로건으로 내건 세 가지 용어를 종합하면 옳고, 바르며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정부라는 뜻이 된다. 환경행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위해서도 옳고, 바르며 과학적 근거를 갖춘 정부조직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로 연결된 환경 전체의 통합관리가 이러한 정부에 어울린다.
환경은 통합관리가 이루어져야 비용도 절약하고, 그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 즉 생태계 서비스 가능도 극대화할 수 있다. 가령 아무리 하천을 건강하게 관리하고자 노력해도 산에서 나무를 마구 베어내고, 농경지와 도시에서 폐기물을 대량으로 방출하면 하천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없다. 산지, 농경지 및 도시에서 토지이용이 지속 가능하게 이루어지며 하천과 함께 통합 관리될 때 건강한 하천을 되찾을 수 있고, 아울러 바다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효율적이고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환경관리를 위해 산림과 해양의 관리부서를 환경부로 이관하여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관리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조직체계도 환경의 체계를 고려하여 재편되어야 한다. 그 개편방향은 환경의 바탕이 되는 자연환경을 통틀어 관리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부서를 하나로 모으고, 다른 한편에는 오염문제를 비롯해 인위환경을 관리하는 부서를 갖추어 관리하는 체계를 제안하고 싶다(그림 3).
![]() |
| ▲ 그림 3. 환경의 통합 관리 시대에 요구되는 환경부 조직체계 <제공=이창석 교수> |
끝으로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개혁 요인으로 환경의 토대를 다루는 생태직의 신설을 제안하고 싶다. 환경의 바탕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환경행정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국가가 공인하는 생태복원기사 시험문제가 조경기사 시험문제와 거의 동일하다. 그렇다보니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조성하는 도시공원이 탄소발생원이 되고 있고, 하천 변에는 산림 숲을 조성하여 홍수 피해를 키우고 있다. 미세먼지나 쓰레기 문제도 물질의 순환체계를 이해한 상태에서 대책을 수립하면 훨씬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흔히 우리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비용을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관심은 나중에 발생할 더 큰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로 작용하며 오히려 경제적으로 유리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여러 선진국의 사례에서 밝혀지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옳고, 바르며 과학적 근거를 갖춘 정부답게 환경분야도 참된 개혁을 실천에 옮겨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고 환경이 주는 혜택도 함께 누리고 싶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 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