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물, 건강한 물을 위하여

물 관리에 대한 구조 변화가 필요한 때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10-15 09: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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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의 염소가스 저장시설 안전문제는 물 안전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 소규모 정수장(3000~5000t급 이하)에서는 기본적인 관리가 허술하다는 증언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으며, 실제로 과거 독극물에 의한소규모 정수장 테러가 일어나 사망한 주민이 있었다.

 

또한 담당공무원이 아닌 청원경찰 등의 비전문공무원들이 관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밖에 물과 관련한 안전 문제는 매우 다양하다. 40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음용하는 수돗물 대부분은 소수의 지표수원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팔당댐에 테러가 가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서울과 인천 시민들은 물 한 방울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또한 정전으로 인한 각종 시설 중단, 누수로 인한 지반침하(싱크홀, 산사태 등), 멤브레인 막 여과 정수 시설 등은 모두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각종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난립과 잠재하는 가운데,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의 대처가 미흡하고 구조자체가 후진적이다"라고, 다른 일각에서는 "정부, 지자체, 전문가,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라며 국내 물 관리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물 관리부터, 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

 

국내 물 관리체계는 환경부, 국토부, 농림부, K-water, 지자체, 소방방재청, 한국수력원자력 등 굉장히 다원화돼 있다. 이런 점이 물 관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중복투자 및 개발 등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상수도시설의 경우 지자체에서 관리·운영하기 때문에 K-water에서 관리하는 광역상수도보다 지방상수도에서 많은 문제점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소규모 상하수시설 운영·관리는 시·군 상하수도사업소 책임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마을 주민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는 곳이 많으며, 80여개의 소규모 시설을 갖고 있는 군에서는 담당직원이 각 시설들을 한 달에 한 번씩밖에 방문을 못할 정도로 운영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취수시설의 수량부족, 약품시설에서 정량투입의 어려움, 투입기의 잦은 고장으로 인한 수질문제 및 안전성의 문제도 산재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체계의 통일성 부족, 호환성 부족, 예산 부족, 인력 부족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개선치 못하는 한계에 다다랐다. 

 

즉, 지방 각지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시설들까지 관리할 수 있는 물 관리체계가 필요하고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18일에 개최된 '통합물관리 대토론회'에서는 K-water 정구열 물관리센터실장이 "현재 도서산간 지역의 상습가뭄, 지류하천의 홍수피해 집중, 하류 건천화 등 소외지역의 물재해 집중 등 물복지 불균형이 이뤄지고 있다"며, "물관리 원칙을 정립하여 통합운영 기반을 강화하고, 하류를 고려한 용수배분 체계 개선과 대체수자원 개발, 기후변화 선제적 대응, 시설 안전관리 고도화 등이 이뤄져야 건강할 물 환경 및 협력적인 물 문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김영오 교수와 물포럼코리아 최충식 사무처장의 공통적인 의견은 "우리나라 물 관리 체계 및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녹색소비자연대 박인례 공동대표는 "정부, 지자체, 시민 등 모두가 협력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합물관리가 바람직하게 자리 잡는다면 시설 안전관리 고도화는 물론 건강한 물 환경을 유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물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운영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물 안전성 향상을 위해 재원 마련이 시급
 

합물관리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 시설 보수 및 확충이다. 현재 연간 누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통계적 오류를 감안하면 1조 원 정도에 다다르며, 단수사고는 연간 1만 3204건 발생하고 있다. 그 중 시·군지역이 87%로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전국 482개 정수장 중 70~80년대에 도입된 단순 모래여과시설 71개소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오염물질 및 병원성물질을 여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이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고도 많은 지자체들이 돈이 없어 허덕이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2015년 상수관로 및 노후 정수장 정비사업' 예산항목에 482억 3600만 원의 예산안을 편성하여 재정당국에 요구했지만 정부는 지자체 고유사무라는 이유로 외면했다. 즉 지자체가 재원을 충당해야 하고, 만일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선진적인 수도 원가구조 도입 필요
 

한국수도경영연구소 김길복 소장은 "우리나라 물 비용은 소비자들의 물 사용에 대한 순수비용만 받고 있는 수준으로 개발과 보수는커녕 유지조차도 힘들다"며 "물 소비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특히 지방상수도의 경우 정부의 도움 없이는 안전한 물을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노후관망 교체는 물론 통합관리 구축을 위한 돈을 어디서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 해결책은 상하수도요금 현실화다. 현재 우리나라 상하수도요금은 OECD 30개국 중에서 28위로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즉 조금만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수도 서비스를 받을 수도 공급할 수도 없는 원가구조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EU(유럽연합)의 경우 수도요금에 미래에 대한 투자비용,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비용 등을 포함시키는 사전주의적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그저 직전년도 물 사용량에 대한 비용을 회수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러한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다면 물 안전성 확보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어 "수도 원가구조가 변화하려면 국가차원에서 수도요금 현실화를 행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국민, 시민단체, 전문가들 모두가 수도요금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인식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지자체가 재정자립도가 높아진다면 노후관 교체서부터 시설관리, 통합관리 서비스 향상 등 다양한 예산 집행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실행할 수 있게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안전성도 확보된다는 것. 

 

정리하자면 물 관리는 어느 한 분야에만 집중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부처의 지방 상하수도에 대한 인식의 변화, 지자체 의회 단체장들의 의지, 사후처리가 아닌 사전예방 차원으로의 인식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안전한 물, 건강한 물이 가능한 국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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