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에 묻혀있던 미세먼지가 다시 부상하다!

"미세먼지 발생 저감대책 못지않게 흡수 저감대책 중요하다"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2-15 09: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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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환경생명공학과
코로나19 사태로 묻혀 있던 미세먼지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최근 며칠간 우리의 시야는 물론 폐부까지 파고들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내로라 하는 인력을 배치하고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며 대대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그러한 대책이 환경정책의 기본 방향에서 발생원과 고정원 사이의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한 탓인지 정부는 다시 미세먼지를 잡겠다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나무심기에 투자하고 있다. 이것 역시 큰 실효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코로나사태까지 겹치면서 우리의 숨통이 언제나 트일지 그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자료에서 나타나듯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줄이겠다고 공언한 화력발전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미세먼지 농도 또한 낮아지지 않았다. 배출원 관리가 잘못됐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배출원 못지않게 중요한 흡수원 관리는 어떤가.

사실 국내외적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위협으로 식물을 이용한 미세먼지 여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식물이 모여 이룬 식생이 미세먼지 농도를 줄여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나무를 비롯해 식물을 심는 것은 도시기반구조에서 중요한 오염완화 대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미세먼지 발생량의 절반 정도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발생저감 대책도 중요하나, 발생한 또는 수송된 미세먼지 흡수 저감 대책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 미세먼지를 흡착한 굴참나무의 잎 표면 (아래 사진) 전자현미경 사진이 미세먼지가 없을 때 (위)의 모습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화살표는 흡착한 미세먼지를 나타내고 있다. (Mo L, Ma Z, Xu Y, Sun F, Lun X, Liu X, et al. (2015) Assessing the Capacity of Plant Species to Accumulate Particulate Matter in Beijing, China. PLoS ONE 10(10): e0140664. doi:10.1371/journal. pone.0140664)

 

하지만 고밀도로 개발된 도시지역에서 나무를 심는 공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도시림이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려면 가장 효율적인 종의 선정과 배치가 중요하다. 종은 우선 해당 장소에 살 수 있고, 해당 장소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종으로 선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선 자생종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그다음에는 그들이 사는 지형적 위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미세먼지 흡수 저감용으로 심는 나무는 종종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며칠 전 언론 기사에서 미세먼지 흡수용으로 심었다고 언급된 잣나무도 현재 도입된 지역의 기후조건과는 어울리지 않고 소나무는 지형적 조건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흡수기능이 높은 종을 선발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기능을 갖춘 종은 잎 표면의 거칠기가 크고, 기공밀도가 높으며 잎 표면의 왁스층이 두꺼운 종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참나무들이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소나무도 지형 조건으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두꺼운 왁스층을 갖춘 측면에서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종을 선정한 다음에는 그들을 효율적으로 조합하여 배치하여야 한다. 그 조합은 큰키나무, 중간키 나무, 작은키 나무 및 풀들이 각각 계층을 이뤄 이룬 숲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리들이 시행하고 있는 나무심기 방법은 이러한 온전한 숲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 각 계층을 이루는 식물의 종류는 자연적으로 어울린 모습과 달라 어색하기 그지없다. 자연의 모습을 모방할 필요가 있다.


숲의 조합을 결정한 다음에는 지형에 따른 그들의 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 가장 온전한 숲의 배열을 갖추고 있는 불암산 자락의 푸른동산과 삼육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해보면 그 답이 보인다. 평지를 보니 오리나무 숲이 성립해 있다. 그 숲을 뜯어보니 오리나무, 신나무, 쥐똥나무, 고마리 등이 각각 큰키나무, 중간키 나무, 작은키 나무 및 풀 층을 대표해 그 숲을 이루고 있다. 평지를 지나 산자락으로 접근해보니 갈참나무숲이 보인다.

 

이 숲을 뒤로 하고 삼육대학교 캠퍼스로 진입해 계곡을 따라가 보니 서어나무숲이 이어져 성립해 있다. 북한산과 수락산의 유사한 위치에서는 느티나무 숲도 보였다. 계곡의 경사가 급해지면 졸참나무 숲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사면으로 접근하면 신갈나무숲이 성립해 있다. 신갈나무숲은 비교적 넓게 성립해 있다. 이 숲을 한참 걸어 능선이나 정상에 가까워지면 소나무숲이 나타난다. 먼저 나타난 숲들이 4개의 층을 이루고 있는 것과 달리 소나무숲은 소나무, 붉은병꽃나무 및 새가 대표하는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차이를 보였다.


이와같이 미세먼지 흡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숲의 모습과 배치가 생태학 연구자들의 연구자료에 구축되어 있는 정보와 달리, 최근 나서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의 나무심기는 그 방법이나 생태정보에 차이가 있어 우려스런 마음이다. 우선 도입한 식물들이 해당 장소에서 살 수나 있을지. 스스로 생존하기도 어려운데 인간을 위해 미세먼지를 흡수해 줄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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