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부는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며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지구가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지금까지 배출된 이산화탄소만으로도 당분간 기후변화가 이어져 지구생태계가 지속가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탄소 배출을 방관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수년 전부터 요구된 개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억 ton을 넘고 있고 흡수량은 4,500만 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그 차이가 매우 크다.
정부는 2050년을 탄소중립 달성의 해로 정하고 2030년을 중간 점검 차원의 해로 정하였는지 2030년 달성 목표도 발표했다. 발생량은 5억 3,600만 ton이고, 흡수량은 2,210만 ton으로 발표하고 있다. 내년부터 10년 동안 발생량은 23% 정도 줄어드는 데 반해, 늘어야 할 흡수량은 50% 이상 줄어들고 있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 계획에서 발생량과 흡수량 사이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어이없는 목표다. 그런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간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탄소중립에 도달할 수 있을까?
기후변화는 하나의, 그러나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다. 기후변화 때문에 2050년을 거주가 불가능한 지구로 표현할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환경문제는 인간활동의 영향으로 그것이 본래 가지고 있던 생태적 기능이 파괴됨에 따라 그 역기능이 초래되어 생태계의 질서와 법칙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환경문제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충돌로부터 발생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환경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왔으나 그 대부분이 기술 지향적 노력이었다.
정부의 탄소중립 달성계획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접근이 "어떠한 에너지 전환과정도 100% 효율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자연의 법칙에서 예외일 수는 없으며, 100% 효율에 미달하는 정도의 분산에너지는 또 다른 환경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고급 기술이 개발된다고 하여도 환경문제 해결의 측면에서 완벽한 것은 되지 못한다.
한편, 생태계는 외부로부터 받는 압력에 대해 전적으로 무방비 상태인 것은 아니고 어느 수준까지는 견딜 수 있는 항상성을 지니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정능력을 발휘하여 환경오염을 저감시키는 생태계서비스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우리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우리의 생존환경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그것의 완충능력, 즉 항상성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협동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이다.
환경문제는 인간과 자연 사이에 유지되어 온 조화로운 관계의 이탈
환경이란 다양한 생물들과 그들의 서식기반이 조화로운 관계를 통하여 조합된 실체를 말한다. 이들의 조합은 특이하여 조합된 구성원 간의 관계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생물들 사이의 관계나 생물군집과 그들의 서식기반 사이의 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우리 속담의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처럼 좋은 영향을 주었을 때는 상대방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만 나쁜 영향을 주었을 때는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
가령 우리가 숲을 잘 보존하고 가꾸면, 그 숲은 무성하게 자라 우리에게 그늘을 주고, 맑은 공기를 주며, 맑은 물도 간직하였다가 우리가 필요로 할 때 공급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훼손하면, 그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산사태, 가뭄, 홍수 등을 유발하며 우리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생물들이 그들의 서식기반과 이러한 관계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은 평화롭고 질서정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조화로운 관계체계에서 의외의 변수로 등장한 것이 우리 인간이고, 그러한 인간의 역할이 환경문제를 낳고 있다.
그러면 환경문제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환경문제의 발생을 오염물질의 배출과 연관시킨다. 그러나 환경문제가 오늘날과 같이 심각하게 대두되지 않았던 옛날에도 오염물질은 배출되었다. 그렇다면 환경문제는 오염물질이 많은 양으로 배출되어 발생하는 것일까? 물론 그렇게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많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환경을 지배하는 생태학(ecology)의 원리를 적용하면, 이 말은 오염원(source), 즉 인간환경과 그 흡수원(sink), 즉 자연환경 사이의 기능적 관계를 저울질하여 평가할 수 있다. 오염원이 흡수원보다 크면 많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적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그 흡수원을 늘리기 위한 노력 또한 중요한 환경문제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자가 기술적 환경문제 해결책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생태적 해결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은 탄소발생량이 적은 자연에너지 사용,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발생한 탄소 포집 등 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그러나 자연이 발휘하는 역할은 매우 크고 포괄적이어서, 그 기능을 높이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탄소발생량이 흡수량의 15배도 넘을 정도로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따라서 지금의 발생량을 흡수량과 같은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그 정책은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말고 가능한 모든 부분이 총 망라된 포괄적 접근이 요구된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자연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더구나 자연이 발휘하는 역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많은 숲을 조성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숲들은 현재 노령화되어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다. 이들 숲을 더 큰 흡수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숲으로 개량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의 마을 주변에서 흔히 관찰되는 상수리나무 숲은 조림지의 두 배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 |
| ▲ 사진 1. 인위적 공간이 자연적 공간보다 훨씬 넓은 화석에너지 주도형 도시생태계. 너무 많은 인위적 공간이 자연을 압도한다. |
|
![]() |
| ▲ 사진3. 자연적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태양에너지 주도형 삼림생태계. |
![]() |
| ▲ 사진 4. 노령림이 된 조림지.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떨어진 이런 숲을 더 큰 흡수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숲으로 개량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자연이 발휘하는 생태적 기능 이해해야 탄소중립 이루어낸다
이것 못지않은 생태자원도 있다. 하천 주변이 그 대상이다. 원래 하천 주변은 아주 비옥한 장소로서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뛰어난 강변식생이 성립해 있었다. 그러나 이 땅이 비옥하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은 그곳을 식량을 얻기 위한 농경지로 개발하였고, 그 후에는 개발이 용이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도시지역으로 바꾸기도 하였다.
![]() |
| ▲ 그림 1. 국내의 여러 하천에 조성된 하천제방을 실측하여 얻은 표준단면에 대조하천 정보를 적용하여 표현한 하천복원 모식도. 여기에 표현된 자료를 토대로 강변식생의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평가되었다. |
![]() |
| ▲ 그림 2. 강변식생을 지배하는 버드나무군락의 탄소수지. 버드나무군락의 이산화탄소 흡수기능(NEP: 18.3tC/ha/yr)은 소나무군락의 3.7배로 매우 높았다. |
우리나라와 같은 논농사 중심지역에서는 특히 이러한 토지이용이 더 심하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강변식생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이러한 강변식생을 되찾으면 그것은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
| ▲ 그림 3. 식물 종간 에탄올 생산성 비교. 버드나무는 건조 바이오매스 100g 당 10.2g의 에탄올을 생산하였다. 버드나무는 목질이 연해서 전처리가 쉽고 당화율, 발효율이 좋아서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좋은 바이오매스이다. |
필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천 전체를 대상으로 이러한 강변식생을 복원할 경우 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 국토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의 전체 이산화탄소 흡수량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강변구역의 면적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높은 것은 강변식생을 이루는 종들의 높은 생산성에 기인한 결과로서 주목된다. 더구나 이들은 에탄올 생산량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이 발휘하는 생태계서비스가 현재 실현 가능성이 매우 떨어지는 탄소중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을 이루어 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에 더하여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농경지로 전환하였으나 일손이 부족하여 방치되고 있는 폐경지,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상처 입은 토지, 우리의 생활공간 속에 남아 있는 쌈지 형 토지, 나아가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는 건물 사이와 지붕에도 숲을 도입하고, 기존의 숲 중 가능한 곳을 선정하여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이 높은 체계로 전환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소재로 우리의 생활용품을 대체한다면 너무 크게 벌어진 발생량과 흡수량 사이의 차이를 줄이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생태적 지혜가 모아져야 탄소중립은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된다.
![]() |
![]() |
![]() |
| ▲ 사진 5. 강원도 인제의 방태천 (위), 경기도 철원의 한탄강 (중간) 그리고 경남 양산 부근의 낙동강 하류 (아래)에 성립된 강변식생. 이러한 식생은 하천변에서 오염물질이 하천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여 물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도 하지만, 지형적 특성상 비옥한 토양에 성립하여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다량 흡수하여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2. 자연적 공간에 인위적 보조에너지가 추가된 농경생태계. 자연에 인위가 가해지지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