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분포하고, 상록식물로서 사시사철 변화가 없는 점이 선비정신에 부합하며 바위산과 같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살아남는 모습이 우리 민족과 닮아있다고 하여 나타난 결과일 게다.
필자는 40여 년 전 소나무 연구로 연구의 생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소나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소나무(Pinus densiflora, Korean red pine)는 우리나라 전역과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 중국의 동북부 지방 및 러시아 남단에 분포하고 있다.
태어나서 5~6년이 지나면 열매를 맺어 번식을 시작하지만 숲을 이루면 경쟁을 하느라 40년 정도가 되어야 종자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높이생장은 40년까지 빠르게 진행되고 그 이후 둔화되는 경향이며, 직경생장은 그보다 20년 정도 더 빠르게 진행된 후 둔화되는 추세다.
성숙림에서 종자생산은 제곱미터 당 120개 정도로 많이 생산되는데, 발아되는 종자는 그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실험실 조건에서 선별된 종자로 발아실험을 하면 거의 100% 발아한다. 그 종자는 날개를 달고 있어 100m 가량 날아갈 수 있다.
발아된 유묘는 발아 당년에 많이 죽는데, 대체로 가뭄이 심한 봄철에 죽는다. 실험을 해보면, 소나무는 건조에 대한 내성이 매우 강한데도 봄철의 가뭄기에 소나무 유묘가 많이 죽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봄 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다. 소나무가 보이는 생리적 반응으로 평가해보니 우리나라 바위산에 성립한 소나무 숲 지역의 봄 가뭄은 거의 사막 수준으로 극심했다.
봄 가뭄으로 소나무 유묘가 많이 죽지만 또 많은 것이 살아남아 이처럼 넓은 면적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물론 소나무가 이처럼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데는 우리 인간이 나무를 차별하여 소나무를 제외한 나무들을 잡목으로 치부하고 소나무보다 경쟁력이 강한 다른 나무들을 제거해준 덕이 크다.
따라서 오늘날 소나무 숲의 지형적 분포를 보면, 건조하고 척박한 산지 능선부나 정상부와 인간의 간섭이 빈번한 저지대 인가나 경작지 주변으로 이분되어 있는데, 후자가 바로 우리 인간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소나무 숲이다.
소나무림이 자연적으로 유지되는 곳에서 죽은 나무의 나이로 평가해 본 소나무의 수명은 150년 정도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혹자는 600년 넘게 사는 정이품송도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생태적 수명을 언급하는 것이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어린 소나무 숲의 밀도는 매우 높아 ha 당 14,000 개체 정도로 자라지만 성숙림을 거쳐 노령림이 되면 그 밀도가 ha 당 1,000 개체 이하로 떨어진다. 이런 소나무 숲은 다른 경쟁자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산지 능선부나 정상부에 위치해 있으면 소나무 노령목이 죽고 난 빈 공간을 소나무가 다시 채우는 자연적 재생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런 곳을 벗어나고 특히 인간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소나무 숲의 경우 양수인 소나무가 노화로 죽게 되면 그 장소에 더 적합한 빛이 부족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음수가 이루는 숲으로 천이가 진행된다.
우리나라에서 옛날과 비교해 소나무 숲의 면적이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이러한 자연적 천이가 크게 작용했다. 또 송충이 피해나 솔잎혹파리 피해 그리고 재선충 피해 등도 소나무 숲 축소를 가져오는데 한몫했다.
우리나라에는 우리가 통상 소나무로 부르는 식물에 지역 특성이 반영된 여섯 개 지역 품종이 존재한다. 금강형, 동북형, 안강형, 위봉형, 중남부 고지형 및 중남부 평지형이 이러한 지역 품종에 해당한다. 그 중 금강형은 줄기가 곧고 미관이 수려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요즘에는 분포지역이 달라 환경이 다르고, 나이가 들어 적응이 힘든 상황이 되었는데도 뿌리가 잘려나가고 고무줄에 묶인 상태로 미세먼지 그득한 아파트 재개발 현장으로 많이 실려 오면서 불행한 노후를 맞이하기 일쑤다.
엊그제는 식목일이었다. 대통령도 나무를 심었는데, 금강소나무를 심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대통령이 심은 나무라고 하여 이 나무의 선호도가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닐지 염려된다. 그러나 금강형 소나무의 분포 범위는 경북 북부와 강원도 지역이다.
학문적으로 소나무는 미생물인 송이버섯균과 공생으로 부족한 경쟁력을 메우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 파트너도 지역에 따라 달라, 본래 어울렸던 균과 조합을 이루면 생장이 양호하지만 다른 지역의 균과 어울리면 그 생장이 덜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는 식물의 생태적 속성을 배려하는 것이 환경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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