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9월 21일 아침, 광화문광장. 해가 막 솟아오르자 광화문 앞 도로는 이른 시간부터 모여든 러너들로 가득 찼다. 2만 명의 참가자들은 ‘지구를 달리다(Run for Earth)’라는 슬로건 아래, 마라톤화를 단단히 조여 매고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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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에서 출발하는 마라토너들. |
광화문 광장 한 켠에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참가한 가족은 "기록보다 환경적인 의미가 더 중요해 온 가족이 함께 나왔다"며, "쓰레기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달려보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마라톤에는 배우 진서연과 한예리, 연예계 대표 러닝 크루 ‘언노운크루’ 활동으로 잘 알려진 임세미, 이시우, 권은주 감독이 함께했다. 스타들은 시민 러너들과 함께 달리며 지구를 위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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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자연을 만나는 특별한 레이스
하프코스 참가자들은 청계천과 밤섬, 여의도공원, 샛강생태공원을 거쳐가는 코스로 서울의 대표적 생태 포인트들을 느끼며 달렸다. 특히 날씨도 매우 쾌청하여 기록을 세우려는 참가자들에게는 더욱 좋은 조건이었다.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먼저 광화문을 힘차게 출발해 청계천을 따라 달리며 도심 속 생태하천의 매력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코스 곳곳에 자리 잡은 시민들의 응원은 마라토너들의 에너지를 북돋아 줬다.
결승선인 여의도공원에 들어서자 숲과 잔디, 연못이 어우러진 공간이 마라토너들을 반겼다. 일부 참가자들은 피니시 라인을 넘자마자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며, 동시에 “자연을 위해 뛴 시간이 정말 특별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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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토너들이 지나간 음수대 주변에는 종이컵들이 널부러져 있고 이를 운영요원들이 뒷정리를 하는 모습. |
쓰레기 없는 마라톤… 친환경 원칙 지켜
이번 대회는 WWF(세계자연기금)와 (사)한국스포츠관광마케팅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친환경 운영’이었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일회용품 줄이기와 쓰레기 수거 서약을 했고, 실제로 현장 곳곳에서는 주자들이 직접 빈 물병이나 종이컵을 챙겨 수거함에 넣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회 티셔츠와 배번호는 리사이클 소재로 제작됐고, 시상 트로피는 폐유리를 재활용해 만들었다. 운영진은 경기 중 쓰레기 투기 적발 시 실격이나 기록 추가라는 강력한 제재도 적용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 정도로 철저히 관리된 대회는 드물다. 참가자들의 자발적 동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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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가자들에게 제공한 음료 페트병을 분리수거하는 리사이클존 운영으로 대국민 환경인식을 제고했다. |
멸종위기종 트로피, ‘지구의 메시지’ 담아
시상식은 여의도공원에서 열렸다. 하프코스 1위는 ‘대왕판다상’, 10km 1위는 ‘눈표범상’을 받았다. 모두 멸종위기종을 형상화한 트로피로, 참가자들은 단순히 승부를 넘어 “지구가 안고 있는 위기를 기억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각 코스 282번째 주자에게 수여된 ‘WWF 한국멸종위기 282종 특별상’은 큰 박수를 받았다. 헌 옷 기부, 재활용 인증샷 등에 참여한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어스서포터즈상’ 시상 현장도 화기애애했다.
이날 서울 도심을 가로지른 21km의 길은 단순한 마라톤 코스가 아니라,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무거운 메시지를 담은 ‘지구와 함께 달린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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