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건축물 '열'에 '아홉' 부실관리…국민 생명 담보하나

황경욱 (사)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 회장
"첫째는 혼탁한 석면시장 정화하는 일에 앞장
둘째는 제대로 된 석면 건축물안전관리로 석면 없는 환경 만드는 데 일조"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2-07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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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8년 만이다. 황경욱 (사)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장과 인터뷰를 가졌던 게 2010년이니까. 당시 황 회장은 (주)우리석면 대표로서 혼탁했던 석면시장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최근 학교 석면 건축물안전관리가 주무 부처마저 허술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어 찾아갔다.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부터 제대로
석면건축물안전관리 실태가 8년 전에 비해 나아졌는지 물었다. “여전하다. 업체들이 아무리 발주처에서 석면 해체·제거에 합당한 작업비(공사비)가 책정됐다손 치더라도 하도급 과정에서 금액이 깎이기 때문에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개선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업체가 작업을 하려면 입찰을 통한 낙찰이나 낙찰받은 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경우다”며, “대부분이 낙찰받은 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경우여서 터무니없는 가격대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일이 지금도 비일비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낙찰받은 업체만 배불리는 꼴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실 공사라고 하면 하도급은 금지대상이다. 석면만 해체‧제거하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등록된 업체라면 다 가능하지만,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공사업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전문건설공사에 분류되지도 않기 때문에 건설공사업이라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전문공사업으로 분류하여 발주하는 것은 국가계약법 및 지방계약법 위반일 수 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상황이 이런데, 지자체마다 순수 석면 해체‧제거작업을 공사나 용역으로 제각각 발주하고 있다. 건설공사로 발주를 하고자 한다면 전문공사업이나 기타공사업에 석면 해체‧제거업을 등록시키는 방법이 있다. 그게 아니면 용역으로 발주하여 적정한 용역적격심사기준과 실적을 반영해서 입찰을 내야 한다”고 분명하게 짚었다.  

 

현재 석면관리법은 두 가지에서 시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석면해체·제거를 규정에 따라서 해야 한다는 산업안전보건법과 또 하나는 석면이 포함된 건물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석면안전관리법이다. 석면안전관리법의 주된 내용은 석면이 있는 건축물은 비산되지 않도록 조치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를 하고 그 조치를 해야 한다.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는 석면건축물안전관리인(건축물 소유주가 지정)을 교육시켜서 석면을 관리하자는 취지다. 따라서 500㎡가 넘는 다중이용건물 일부와 일반적인 관공서 건물은 다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석면 면적이 50㎡ 이상이면 지정받은 석면건축물안전관리인이 석면건축물 위해성평가를 해야 한다. 황 회장은 “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2년 4월 29일부터 3년간 유예기간을 뒀지만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감리부실’ 악순환 반복
감리는 모든 석면건축물 작업현장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면적이 2000㎡ 이상은 고급감리가, 800~2000㎡는 일반감리가 상주하여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황 회장은 허술한 감리 실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예를 들어 감리는 현장에서 석면 해체‧제거작업의 적정성, 비산측정의 적정성, 석면농도측정의 적정성 등을 살펴야 한다. 그러나 감리보고서를 보면 석면 해체‧제거작업 시 가장 중요한 음압이 유지되고 있는지, 또 음압기 소요대수도 불분명하다. 또 음압을 측정하는 음압기록장치는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비산이나 석면농도에 대한 측정기준을 위반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나 교육청은 최소한 감리보고서의 적정성을 검토나 하는 건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가 시행한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안전과 사업주가 준수해야 할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석면 해체‧제거업의 경우, 필수등록장비인 음압기와 음압기록장치에 대한 장비의 인증이나 검증 기준이 없어 시중의 음압기는 대형‧소형 그 크기에 따라 제각각 판매되고 있다. 황 회장은 “음압유지를 위해 필요한 음압기에 대한 풍량도 고성능필터(HEPA)를 장착한 풍량인지 순수모터에 대한 풍량인지 확인도 하고 있지 않다. 음압기의 고성능 필터(HEPA) 교체 또한 반드시 음압을 유지한 채로 진행되어야 하지만 필수등록장비는 음압기 1대인 것도 맞지 않다”며, “면적에 따른 음압기 크기 기준도 없고, 소형 음압기를 선택해도 필수등록장비로 보며, 고성능필터(HEPA)에 대한 교체는 음압을 유지해야 함에도 1대의 음압기만을 필수등록장비로 보는 것은 정책에 허점이 있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석면해체‧제거작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 필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정부는 왜 손을 놓고 있는지를 캐물었다. 황 회장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석면건축물안전관리사업은 농어가 슬레이트 관리가 전부인 셈이다. 풍화나 노후화로 인한 손상을 지원하고 있는데, 문제는 면적당 개념이 아닌 가구당 336만 원(지자체마다 차이 있음)으로 정해놔 작업비 단가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안전장비나 재료비, 노무비 등의 경비를 환산해 책정해야 하지만 폐기물 해체작업비로 측정한 것이 문제다. 어떤 기준으로 책정한 금액인지 근거확인이 필요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협회는 올여름에 진행한 작업들에 대해 현재 감리보고서를 검토중이다. 감리 위반 의심사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황 회장은 곧 겨울방학과 동시에 시작될 학교 석면해체·제거작업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부실한 석면해체‧제거작업이 단순히 업체만의 문제는 아니라고도 했다. 학교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빨리 끝내고 청소하면 모든 것이 마무리된다고 믿는 게 가장 문제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염이 됐다면 닦으면 될 일을 굳이 학부모들이 알면 교체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것.  

 

끝으로 황 회장은 석면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경영하던 기업체마저 지인에게 인계하고 협회장 역할에만 전념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현재 혼탁한 석면시장의 정화를 위해 헌신할 각오로 여기까지 왔다. 우선은 방법적으로 업체들의 불합리한 작업 수주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리고 길게는 제대로 된 석면 건축물안전관리로 석면 없는 환경 만드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석면 건축물안전관리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한 중요한 사업인 만큼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계획과 지원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석면은 결코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2009년도 이전 착공된 건축물 610만 동(추산)에서 반이 석면이라고 생각하면 맞다.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긍정적이라 보는데, 전문인력을 확보해 맡겨야 한다. 협회가 할 일이 많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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