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물 먹기 위해 안전을 담보맡기다

정수처리장 인근 주민들 정수장 내 염소 위험성 알지 못해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9-05 1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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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시고 사용하는 있는 수돗물.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전국 각지 600개가 넘는 정수처리장은 오늘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과정중 하나인 정수시설이 잠재적 위험요소라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에 본지는 정수시설이 갖고 있는 위험요소를 진단하고 안전관리 부문에 있어 현재 제반사항과 관리방법, 과거 사건사고들로 정수시설의 위험성을 알아본다.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한 정수처리장, 얼마나 안전할까

 

△ 염소 농도에 따른 신체 반응

국내 정수처리장 대부분은 정수처리 시스템 과정 중 소독처리 과정에서 염소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염소가스는 물 속에 배출돼 일반세균이나 대장균 등을 살균하는 가장 보편적인 화학 약품이지만 노출되면 호흡곤란, 이비인후과 장애, 기침, 코피는 물론 심하면 사망하게 되는 맹독성 가스다.

 

또한 폭발성이나 인화성이 없지만 수소나 암모니아, 아세틸렌가스와 노출될 경우 폭발적인 화합물을 만들며, 공기보다 2.5배가량 무거워 누출될 경우 바닥에 가라앉아 인명피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는 정수장이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재해와 테러 등 대형 누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걷 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 염소가스 저장탱크

화학분야 전문가들은 정수장같이 다량의 염소가스 저장시설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된다면 반경 500m~2km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수장 안전관리 담당자들은 '만약 염소저장시설의 염소탱크가 파괴되어 외부로 누출이 된다면 얼마큼의 피해를 예상하느냐'라고 문의에 "가스 누출 시 경보장치가 작동, 중화장치가 자동으로 가동돼 자체 중화한다"라며 시설내에서 누출 되는 상황만을 얘기하며 외부누출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정수장에서 염소가스와 관련된 근무자들의 위험도는 더 심각하다. 2010년 K-water가 조사한 '액화염소 안전성에 대한 근무자 인식도 설문조사'에 의하면 정수장 운영근무자 35명 중 90% 이상의 근무자가 상시 염소가스 누출사고 경험이 있으며, 60% 이상의 근무자가 심각한 피해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염소가스는 용기교체 과정에서 배관 속에 남아 있던 소량의 염소가 필연적으로 누출될 수 밖에 없다"며, "염소가스를 다루는 작업자들은 필수적으로 안전수칙을 지키고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염소가스 누출사고

 

△ 한국, 미국, 일본의 염소사고 분석자료

 

염소가스 누출사고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그 피해도 만만치 않다.

 

1976년 7월 10일 이탈리아 세베소에서 발생한 유독성 화학물질 방출사건에서는 트리클로로페놀(Trichlorophenol)을 생산하던 중 반응용기 과열로 인한 내부 압력 증가로 안전밸브 표면이 파열되며 다량의 화학물질(염소가스, 다이옥신 등)이 대기중으로 방출됐다.  

 

독성구름은 주변 5km, 11개 마을로 퍼져나가며 주민들에게 심한 화상을 입히거나 피부병을 유발했고, 가축 수만 마리가 죽거나 병들었으며, 당국에서는 먹이사슬로 인한 오염을 우려해 1978년까지 7만 7000마리 가축을 도살했다.

 

2005년 중국 장쑤성에서 발생한 액화염소 수송차량 전복으로 인한 누출사건도 대표적이다. 특히 이 사건은 고속도로 내에서 이동 중에 발생한 사고여서 빠른 대응이 힘들어 인근 주민 27명이 사망하고 285명이 중독되는 등 더욱 큰 피해가 있었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국내의 경우 1967년부터 2009년까지 27건의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고, 일본(2000~2008) 31건, 미국(1975~2005) 21건으로 집계됐다.  

 

그 원인들을 살펴보니 시설 노후화, 오조작, 오작동, 용기취급 부주의, 운전미숙 등이 있었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로 인한 누출과 염소용기를 다루는 상황에서 근무자의 안전수칙 무시와 주의태만으로 인한 사고가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염소용기를 다룰 때는 사용 전 배관 등 접속부분에 대한 누출점검과 각 시설 안전도 상태확인을 해야 한다. 또한 작업시에는 2인 1조로 행동하며, 비상 통신수단 확보 등 10가지 이상의 안전수칙이 존재하지만 잠깐의 편의를 위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13년 구미 염소가스 누출사건의 경우도 지하 염소 저장탱크를 가동하기 전 송풍기 작동 등 5~10분간 시험운전 미실시, 사고 후 안전관리 책임자 등 직원들 방호복 미착용, 대기배출시설인 염소 소분시설 및 대기오염 방지시설 비정상 가동 등 기본적인 안전대응 매뉴얼뿐만 아니라 평상시 시설점검도 불충분했다.

 

정수장 내 염소가스 안전관리, 인근 주민 위험성 몰라

 

경기남부 일원(수원시, 용인시, 오산시, 오산시, 안성시, 평택시, 화성시 및 화성산단)에 먹는 물과 원수를 공급하고 있는 수지정수장.  

 

총 40t의 염소를 저장, 일일 1.5t의 염소를 사용하고 있는 수지정수장의 안전관리는 어떻게 이뤄질까? 안전관리 담당자를 통해 알아보았다.

 

우선 매년 정부기관(고용노동부, 가스안전공사)의 지도 점검을 받고 있으며 일일, 주간, 월간, 분기, 반기, 연간 점검을 통해 각종 설비와 염소가스 배관 및 이음매, 중화설비, 염소저장시설 상태 점검 등을 실시하며 내부적으로 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만약 염소탱크 1대(1t)가 파열돼 염소 가스가 누출되면, 염소 저장소는 밀폐된 공간으로 염소 가스가 외부로 누출되지 않고 누출 감지기가 동작함과 동시에 염소 중화기가 동작해 30분 정도면 밀폐된 공간 내부에 존재하는 염소가스 모두 중화돼 대기로 방출된다.  

 

만약 외부 누출의 경우에는 위기대응 매뉴얼에 의해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유사시를 대비, 민관군 합동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정부장 내부의 안전관리는 다양한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는 반면, 외부적인 부분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수지정수장 인근에는 학교 및 주택들이 즐비한 인구 밀집지역으로 염소가스가 외부로 누출 시 크나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수장 주변 주민들 거의 대부분은 ​염소가스의 위험성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정수장 바로 옆에 위치한 학교 선생님도 위험성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정수장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수지정수장 관계자는 "최근 변경된 화학물질관리법 제23조에 의거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강화에 따라 2015년부터 매년 지역주민에게 고지계획을 수립, 관할 구청 홈페이지와 인근 지역주민센터를 통해 설명회 또는 공청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거 밀집 지역과 유해물질 취급 장소를 충분한 거리를 두는 것이 맞지만 이미 건설된 정수장들은 이설에 대한 막대한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사고예방 등 현실적인 대안에 철저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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