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것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마음, 능력 그리고 책임감을 갖춰야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10-28 1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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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우리는 지금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유기동물이 넘쳐나고, 열악한 동물복지의 모습을 보면 우리의 반려동물 문화는 아직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수의학 분야도 그런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해당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생명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이다. 따라서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그것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생명은 분명 귀한 존재이다. 따라서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생명현상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아 생명을 소홀하지 않게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생물에게 주어진 생명은 단 하나이기에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


우리집 강아지 ‘나무’는 국내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진 대학병원에서 경련 치료를 받아왔다. 매일 여러 번에 걸쳐 많은 약을 먹어야 해서 우리 집에는 일정 간격으로 알람이 울리고 그 때마다 우리 ‘나무’는 정말 착실하게 약들을 복용해 왔다. 그 약 중에는 간 보호제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오랜 기간 많은 약을 복용해왔기 때문에 간 건강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을 수의사들로부터 계속 들어 왔다. 

 

그러나 근래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나무’의 건강에 이상이 있어 보여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병원 진료를 당겨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진찰소견은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살이 조금 쪘으니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며칠을 지켜보는데 그들의 진찰소견에 의문이 생겨 이번에는 그 명문대학 출신이 운영하는 동네병원을 찾아보았다. 


진찰소견은 같았다. 그냥 살이 쪘다는 소견이었다. 또 며칠을 그렇게 보냈다. 그러나 우리 ‘나무’는 날이 갈수록 쇠약해지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을 빼야 한다는 수의사 소견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고 산책도 열심히 시켰다. ‘나무’는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해 너무 안타까웠다. 


보다 못해 이번에는 최고의 타이틀을 지닌 그 대학병원을 찾지 않고 다른 병원을 찾아보았다. 진찰결과는 그들의 소견과 완전히 달랐고, 안타깝게도 나의 감이 들어맞았다. 내 감이 틀리기를 그렇게 바랐지만 이 문외한의 감이 들어맞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결과가 나왔다. 우리 ‘나무’가 가진 그 불룩해진 배는 살이 아니라 간에 이상이 생겨 복수가 찬 것이라는 것이다. 이미 간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었을 정도로 병이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 난 말 하나는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어떤 직업의식보다도 생명을 소중하게 다룰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우선 가져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은 생명현상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생명현상을 철저히 탐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생명을 소홀히 다루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병이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라는 타이틀을 지닌 대학병원 수의사들이 복수가 차는 것조차 모르고 그것을 살이 찐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같이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이 대한민국 최고라는 타이틀을 지닌 대학병원 수의사들이기에 그들의 실력에 대한 의문보다는 우선 그들이 생명을 귀하게 여길 만큼 마음이 따뜻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들의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이 간다. 아무리 마음이 따뜻하지 않기로 복수와 살을 구분하지 못하는가. 그것도 첨단기기를 동원해 진찰까지 해놓고. 진찰을 위해 촬영한 영상 하나 바르게 해독하지 못하고, 진찰을 해 놓고 그 결과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이러고도 대한민국 최고라는 호칭을 그대로 달고 살 것인가 그들은 답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의문은 정말 언급하고 싶지 않았으나 이 병원의 진료비는 꽤 비싼 편이었다. 그럼에도 우리 나무를 진찰한 수의사들은 정말 그만한 자격을 갖춘 수의사인가. 아니면 어느 교수의 대리인인가. 그들이 진정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라면, 우리나라의 수의학 수준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대리인이라면 그들에게는 생명에 대한 그들의 책임의식을 묻고 싶다. 어떻게 그들은 생명을 다루면서 생명을 이렇게 하찮게 여기는가. 어찌하여 그들은 생명을 다루면서 생명현상을 제대로 탐구하지 않아 복수와 살도 구분하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그들은 생명을 다루면서 생명에 대해 이토록 무책임한가. 그들에게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그들의 답을 꼭 듣고 싶다. 


나는 자연과학도로서 BBC Earth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에 거기서 다루는 수의학 프로그램도 가족 모두 즐겨 보고 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 그들은 정말 반려동물을 함께 사는 식구로 여기고, 그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수의사들도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대하고, 사람을 다루는 의술 못지않게 수준 높은 의술을 펴며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집 강아지 ‘나무’는 정말 영리한 아이였다. 무슨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조를 만큼 기억력도 좋은 친구였다. 무엇보다도 포식자라는 생태적 지위보다는 다른 모든 동물들을 친구로 여길 정도로 마음이 따뜻하였다. 그런 ‘나무’가 몇 가지 의문이 드는 수의사들의 바르지 못한 진료 때문에 일찍 삶을 마감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아직 사람들 간에 생각이 서로 다른 부분도 있지만 우리는 이제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반려동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많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고, 사랑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하며 생태학을 전공하는 내게는 자연보호의식도 키워주는 반려동물이다. 함께 사는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고, 그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무엇보다도 정말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그들에게 우리도 책임을 다하는 하나의 식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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