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 발칙한 욕망에 불을 지펴라

반도체 능가하는 최대의 블루오션 물산업 발전 위해서 욕망이 필요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10-08 11:53:13
  • 글자크기
  • -
  • +
  • 인쇄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요사이는 모두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물산업은 아예 앞날이 깜깜하다고 한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저성장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으니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 누구도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시도조차 안 해본다는 사실이다.

 

되돌아보면 우리나라 역사 중에서 하루라도 안 어려운적이 있었던가? 근대사만 하더라도 일제강점기를 거쳤으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한국전쟁과 수차례 혁명 등 여러 번의 경제위기가 우리를 짓누르지 않았던가? 뒤를 돌아보면 우리 민족의 위대성은 현재의 눈부신 경제발전이 아니라 그 많은 사건과 위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극복하여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누가 지금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를 부정할 것인가?

 

이렇게 생존력이 강한 우리 민족인데, 어찌된 일인지 물산업 분야에서는 영 맥을 못 추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물산업은 미래의 산업이고 반도체와 조선산업의 규모를 넘어서는 최대의 블루오션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았나?
 

이렇게 전망이 좋고 조금만 노력하면 마치 우리 것이 될 것 같았던 물산업에서 왜 아무도 욕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일까? 아니, 잘 살아보려는, 그리고 잘 해보려는 욕망이 사라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그 발칙한 욕망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역사를 살펴보면 사회의 발전은 인간 본연의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5세기 유럽제국의 신대륙 발견은 금과 향료가 넘친다는 중국과 인도로 가는 상로가 투르크제국에게 막히다 보니, 멈출 수 없던 재물에 대한 욕망 때문에 목숨을 걸고 배를 이용해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시도한 결과가 아니던가. 

 

결국 재물에 대한 욕망이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방법을 찾게 만들었을 뿐더러,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번 물어보자. 지금 우리나라의 물산업에는 재물에 대한 멈출 수 없는 욕망이 과연 있는 것일까?

 

누가 욕망을 꺼뜨리는

 

산업이 발전하려면 사람의 욕망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이름을 떨치고 싶은 욕망, 돈을 더 벌고 싶은 욕망, 넓은 세계로 나가서 호령하고 싶은 욕망. 이런 욕망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걸어가며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물산업에서 이런 욕망을 부추길만한 요소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첫 번째로 시설이 부족하거나 조만간 부족하여 새로이 확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두 번째로는 돈을 풀어주는 발주자(수도사업자)가 풀 돈이 있을 정도로 넉넉한가? 세 번째로 리스크를 안고라도 과거와는 다른 신기술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다른 요소도 많지만 우선 위의 세 가지 질문에 먼저 답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시설에 대한 수요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시설의 가동율은 약 56%로서 시설용량의 절반밖에 안 쓰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인구가 늘어날 것도 아니어서 앞으로 30년이 지나도 지금의 시설만으로 물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시설이 필요없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요금환수율이 80%에 미달한다. 즉 수도사업자가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도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출보다 수입이 적어 풀 돈이 없는 빈주머니를 차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공공수도사업자가 쓸데없이 돈 들여가며 리스크를 안고 신기술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다. 누군가가 수돗물을 못 먹겠으니 소송을 걸어 혼내주겠다는 사람도 없고, 국민들이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지 않아 처벌을 내리겠다는 사람도 없는데 뭐 하려고 돈 들여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어려운 신기술을 작업장에 들여 놓아야 하는가 말이다.

 

가만히 들어다보면 돈도 없지만 돈이 있다한들 돈을 쓸 이유가 없지 아니한가. 한마디로 물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욕망이 없어서가 아니라 욕망을 꺼내 놓을 수 있는 마당이 없는 것이다.


욕망에 불을 지필 마당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숨어있는 욕망에 불을 지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의 세 가지 문제만이라도 한번 풀어보면 어떨까? 우선 발주자(수도사업자)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돈이 없는데 빚내서 쓸 사람은 없다. 우선 요금부터 현실화 하자. 혹자는 공공 수도사업자의 자구노력이 먼저라고 하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것이 기본적인 경제원칙이다.


두 번째는 필요도 없는 시설을 늘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 보자. 넓은 수도사업장 부지를 왜 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일까? 지금의 수도사업장 위치는 과거에는 도시 외곽에 위치하였지만 도심의 팽창으로 이제는 한가운데 놓여 있다. 

 

그렇지 않아도 땅이 부족한데, 도심 한가운데 수 만평의 땅이 한가롭게 100년 전의 기술을 가지고 널널하게 놓여 있다는 말이다. 신기술인 막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시설이 지하로 들어갈 수 있다. 정수시설이 지하로 가면 금싸라기 같은 지상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한번 물어보자. 

 

 

 

혹시 그 땅을 유용하게 써 보겠다는 투자가가 나타날지 모르지 않는가. 게다가 실수요자인 국민들이 좀 더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수돗물을 더 맛있게 더 좋게 만들어 달라고.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거기다가 사람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으면 정부에서는 보다 강력한 기준으로 수도사업자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과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는 단순한 해결책은 없다. 모두가 어렵고 복잡하다. 하지만 그런 것을 해결해야지, 세상이 복잡하고 어렵다며 뒷짐만 지고 있으면 해결도 안 되거니와, 이는 직무유기 아닌가?


물산업을 살리기 위한 답은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물산업에서 하나의 역할을 하면서 돈도 벌고 싶은 욕망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욕망을 펼치라고 다그칠게 아니라 우선 강렬한 욕망이 활개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고난의 역사를 거친 우리 한민족은 앞으로도 어떻게든 생존할 것이다. 문제는 누구는 살고 누구는 사라질텐데, 물산업이 사라지는 리스트에 올라가면 안되지 않는가이다.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