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대 별 생태체험관 ‘에코리움’…국립생태원의 생태 읽기

세계 최고 수준의 온전한 숲생태계 갖춰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3-04 12: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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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환경생명공학과

에코리움(Ecorium)은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및 극지 체험관으로 이루어진 세계의 주요 기후대별 생태계를 조성하여 방문자들에게 지구의 주요 생태계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립생태원의 생태체험관은 세계 최초로 현지 식생정보에 바탕을 둔 생태적 설계에 기초하여 식생을 조성했다. 세계의 온실에서 식물을 전시하는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초기에는 각 나라가 외국을 방문하며 구해온 식물들을 주로 분류군 별로 배열하는 경향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숲의 형태로 전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숲의 온전한 체계를 따르기보다는 높이가 다른 식물을 함께 배열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이러한 변화가 더 진전되어 온전한 숲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하여 미국의 뉴욕 식물원과 스위스 취리히 동물원의 마조알라(Masoala)관이 선구적으로 이러한 시도를 했다. 다만, 부분적인 시도로서 국립생태원의 경우처럼 세계의 주요 기후대 별 식생 모두를 조성한 것은 아니다. 

 

설계도의 경우도 국립생태원의 경우처럼 현지 식생에 대한 실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준비한 것은 아니어서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국립생태원의 경우는 이제 식생이 정착해가면서 동물들도 함께 방사해가는 중이어서 생태체험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후대 별 생태체험관을 갖춰나가고 있다.

▲ 열대관
열대관(사진1)은 그 중심에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지역의 열대우림에서 얻은 식생정보를 바탕으로 조성한 열대림을 배치했고, 주변에는 아시아지역 열대림에 출현하는 주요 종을 배치하여 이 지역 열대림의 생태적 특성과 생물다양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열대림은 면적이 좁아 안정된 체계를 갖추지는 못했으나 마다가스카르섬의 마조알라국립공원에서 얻은 식생정보에 바탕을 둔 열대림을 조성했고, 역시 아프리카지역 열대림에 출현하는 주요 종을 배치, 해당 지역 열대림의 생태적 특성과 생물다양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 


남미 지역 열대림은 열대관 전체 면적(3,000 m2)의 10% 정도로 면적의 제한이 있어 생태적 설계보다는 생물다양성 전시에 초점을 맞추어 주요 종을 모아 배치하는 형태를 취했다. 열대관의 동물들은 관람로를 중심으로 인공암석으로 그들의 서식환경을 조성해 전시했다. 현재 도입된 동물들은 어류와 파충류가 중심이다. 

 

열대관 입구에 도입된 대형 어류 피라루크, 살아있는 산호초와 함께 전시되어 아름다움을 더한 형형색색의 어류, 귀족적인 자태를 풍기는 아로와나,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크기가 훨씬 큰 뱀과 도마뱀 그리고 나일 악어 등이 특히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식생이 완전히 정착한 후에는 보다 다양한 조류, 파충류 그리고 포유류를 자연 방사하여 현실감을 높일 계획이다.

▲ 사막관
사막관(사진2)은 세계 여러 지역의 사막을 모델로 삼아 조성했다. 북미의 소노라사막과 모하비사막, 호주의 깁슨사막,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사막과 나미브사막, 그리고 남미의 아타카마사막을 모델로 삼았다. 사막관에 전시된 식물들은 대부분 CITES 등록 종으로서 멸종위기에 처해 국제적인 거래를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는 종들이다. 따라서 향후 철저한 관리가 요청되고 있다. 

 

사막관 식생을 대표하는 선인장들은 불과 몇 g 정도의 작은 것에서부터 그 무게가 1톤이 넘는 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것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이들은 스티로폼으로 싸인 채 배에 실려 오느라 긴 시간을 어둠 속에서 보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빛에 노출될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막관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부상병처럼 스티로폼으로 싸인 채 심어졌다. 그 후 매일 조금씩 스티로폼을 떼어냈고, 때로는 차광막으로 빛을 가려주는 보살핌도 받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사막관의 동물들은 파충류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 지중해관
지중해관(사진3)의 식생은 남아프리카의 Fynbos, 터키의 Maquis, 유럽 지중해 식생, 스페인 카나리제도의 지중해기후 식생, 호주의 지중해기후 식생 그리고 북미의 Chaparral을 모델로 삼아 조성했다. 지중해기후는 온대기후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기후보다는 다소 건조한 편이고, 우기가 겨울인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중해관은 동화책에 등장한 바오밥나무와 향기가 좋은 식물이 많아 방문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함께 도입한 식충식물원 또한 특이한 경우이어서 관람객들의 관심이 크다. 지중해관의 동물도 파충류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 난온대관
난온대관(사진4)은 제주도 곶자왈지역의 식생을 모델로 삼아 조성했다. 따라서 비교적 익숙한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큰키나무로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동백나무, 녹나무, 비쭈기나무, 소귀나무, 아왜나무, 참식나무, 굴거리나무 등이 도입되어 있고, 중간키나무로 사스레피나무, 조록나무 등이, 작은 키 나무로는 자금우, 백량금, 참꽃나무 등 그리고 하층식생으로는 가는쇠고사리, 곰비늘고사리, 콩짜개덩굴, 금새우난 등이 어울려 숲을 이루고 있다. 

 

이들 식물이 정착하는 과정에는 밀도가 낮아 숲이 다소 엉성하여 곶자왈 식생의 느낌을 주지 못하지만 향후 이들 식물들이 자라 우거질 경우 공중습도가 높아지면 이끼류나 콩짜개덩굴 등이 늘어나며 현지와 가까운 느낌을 주게 될 것이다. 난온대관의 동물은 국내 서식 양서류와 파충류 그리고 한강의 물고기를 상류, 중류, 하류로 구분해 전시했다.

에코리움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장소는 극지관이다. 극지관을 우리나라와 연계시키기 위해 극지관은 우리나라 북부의 개마고원으로 시작한다. 개마고원 다음에는 타이가지역이 등장하여 울창한 침엽수림과 식생의 발달과정이 다소 덜 진행된 곳에 성립하는 자작나무림으로 이루어진 그곳의 숲과 토양을 비롯한 생태적 특성이 영상과 자료를 통해 설명된다. 


그다음에는 툰드라지역을 해당지역을 담은 배경 그림, 영상, 그들의 생활모습 모형, 주요 동물인 순록박제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북극의 모습은 해당지역의 모습을 담은 배경 그림, 해당지역의 기반암과 지형을 본뜬 인공암석, 조류박제, 눈 덮인 대지와 그곳에 서식하는 북극여우, 북극토끼 그리고 레밍쥐를 하나로 묶은 생태전시로 풀었고, 여기에 실제 그곳에 생육하는 식물을 더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이에 더해 녹아내리는 빙하의 실제 모습을 영상으로 상영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처 소실로 위기에 처하게 된 북극곰 박제를 전시하여 인간이 유발한 영향이 이 먼 곳에까지 미치며 지구환경을 위기에 처하게 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그다음에는 쉐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남극으로 향하는 과정이 있다. 아라온호를 형상화한 방에 들어서면 남극으로 향하는 아라온호에서 촬영한 영상이 상영되어 실제 아라온호를 탄 것과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상영이 끝나면 옆에 마련된 실험실로 안내되는데 이곳은 남극 세종기지의 실험실을 모방하여 꾸며졌다. 세종기지 주변에서 채집한 작은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마련되어 있고, 현지에 생육하는 조류(algae) 표본과 현지의 생태적 모습을 계절 별로 담은 영상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곳을 빠져 나와 펭귄마을로 이동하는 출입증을 발부받아 들어가면 남극의 모습이 펼쳐진다. 해당지역의 모습을 담은 배경, 그곳의 기반암과 지형을 본뜬 인공암석, 조류박제, 그리고 실제 남극에 생육하는 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펭귄마을
펭귄마을(사진5)에는 남극세종기지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 젠투펭귄 6마리와 친스트랩펭귄 5마리가 도입되어 방문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해당지역의 배경, 모방한 인공 얼음과 바다, 펭귄 산란처 등을 도입해 현실감을 높였다. 

 

이처럼 극지관은 살아있는 생물들로 채워진 에코리움의 다른 관들과 달리 주로 전시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극지관을 실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유지비용이 커서 생태원의 취지와도 어울리지 않아 시도한 고육지책이었음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실물 박제와 식물 표본을 도입했고, 여기에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더해 현실감을 최대한 높였다. 


에코리움 지하에는 전시동물을 보충할 수 있는 동물사육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그 뒤에는 국립생태원의 전시식물을 보충하거나 연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된 5,000여 종의 해외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온실 29개 동이 마련되어 있다. 추후 이러한 생물소재는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생물자원산업의 토대를 제공함으로써 국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리움 전시관에는 도입된 이러한 시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생태계 개념과 그 구성원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고, 기후대별 바이옴에 대한 소개도 되어 있다. 나아가 미래에 우리가 환경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삼을 생태계서비스기능이 소개되어 있고, 지구환경의 위기에 대한 설명 및 그러한 위기를 해결하여 이루어낸 생태도시에 대한 소개도 갖추어져 있다. 

 

▲ 계곡생태계
에코리움의 난온대관 옆 야외공간에는 설악산 계곡을 모방하여 계곡생태계(사진6)를 조성하고 그 하단에는 멸종위기종(1급) 수달서식처를 마련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산지 절벽과 폭포 형 하천의 물웅덩이를 조합하여 맹금류 서식처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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