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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 ▲ 지리산국립공원의 구상나무 자생지 모습. 세석평전(왼쪽), 반야봉 고사지대. <국립공원공단 제공> |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기온은 2℃ 정도 상승하여 세계 평균치보다 3배 가까이 빠르게 상승하였다. 벚꽃의 개화일은 2주 이상 빨라졌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으로 숲을 이루고 있는 신갈나무의 개엽은 10일 이상 빨라졌다. 새의 산란일도 빨라졌으니 연구된 자료는 많지 않지만 곤충을 비롯해 다른 동물들의 생활사도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자연에서 야생생물의 생활사는 주로 밤과 낮의 길이를 기준으로 삼고 그것에 맞추어 조절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이 동조현상 (synchronization)을 이루어 왔는데 기후변화로 그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꽃이 피었는데 곤충이 번데기로부터 깨어나지 않아 수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곤충은 깨어났지만 꽃이 피지 않아 먹이를 얻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며 생물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과수원의 과일나무 수정을 사람이 시켜주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기후변화의 영향을 빠르고 심각하게 받고 있는 것일까?
빠른 경제성장을 주된 이유로 삼고 있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수준이 낮은 것이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다양한 인간 활동으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반면에 과도한 토지이용으로 온실가스 흡수기능을 갖는 숲이 줄어들어 대기 중에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요구하고 나라에 따라서는 이를 실천에 옮겨 왔는데, 우리나라는 그 실천이 부진하여 온실가스 배출 증가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출량 감축을 위한 변변한 대책하나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자연에너지 이용정책인데, 이는 체계적이지도 못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어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가 중심이 된 국제사회는 현재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 사이의 균형을 논하고 있는데, 흡수원으로 기능하는 숲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으니 그러한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처럼 수준 낮은 정책을 펴다보니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흡수량의 15배도 넘는 수준에 있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어 생기는 문제다. 그 사이 우리의 환경은 극도로 악화되어 위험한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후변화를 기온상승만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이에 강수량 및 강우패턴의 변화가 일어나 봄철의 가뭄은 날로 심해지고 마른 장마로 인해 그 가뭄이 여름까지 이어지며 농작물 피해는 물론 숲속의 나무들까지 죽어나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후변화의 영향은 우리들이 순진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숲을 아열대 상록활엽수림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바나와 같이 엉성한 숲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더 높다.
있는 숲을 유지해도 배출량이 흡수량을 15배 이상 넘어서고 있는데 숲까지 망가지면 양자 사이의 틈이 얼마나 더 벌어질지 그리고 그 영향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모니터링하여 적응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정부가 그러한 위기를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동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완전한 무관심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기후변화 위기를 바르게 인식하고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 체계적이고 올바른 에너지정책과 함께 기후변화 적응전략을 수립해주기 바란다. 툰베리가 아직 어려 이러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에까지 시야를 넓히지 못해 우리나라를 문제의 국가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미래세대의 바른 지적과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여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지구라는 환경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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