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자연에서의 재생은 ‘수명을 다한 식생이 번식을 통해 탄생시킨 어린 식물을 통해 이전의 식생을 회복하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흔히 지역의 자연환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극상림을 이루는 식물이 죽기 전이나 죽으면서 어린 개체를 생산하여 그 숲을 이어가는 현상을 재생으로 표현해 왔다. 그러나 근래 훼손된 자연을 훼손되기 이전의 자연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재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흔히 생태학자들은 ‘온전한 자연의 체계를 모방하여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는 과정’을 복원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재생이란 용어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 속한 온대기후대에서 대표적인 자연은 숲이다. 그리고 온대지방의 전형적인 숲은 큰 키 나무, 중간 키 나무, 작은 키 나무 및 풀들이 어울려 이루어진다. 숲이 이러한 체계를 이루게 된 배경은 숲을 이루는 식물들이 서로 조화로운 상호관계를 유지하여 각각이 홀로 존재할 때 보다 더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러한 숲은 인간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태계서비스 기능도 훨씬 크게 발휘할 수 있기에 사람들은 재생 또는 복원 사업을 할 때 이러한 숲을 그 모델로 삼아 왔다.
그런데 숲은 지역에 따라 그리고 장소에 따라 그 구조와 종 조성을 달리한다. 따라서 재생 또는 복원 사업으로 숲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장소의 생태적 특성을 파악하여 그 지역 및 장소에 어울리는 숲을 조성하여야 숲은 안정을 이루고 인간은 그들로부터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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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 시민은 이처럼 숲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나무 전시장일 뿐이다. |
그럼 서울로의 생태적 조건은 어떠할까? 지역의 기후가 반영된 식생은 온대낙엽활엽수림이고, 바닥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으니 모암은 석회암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토양은 많지 않으니 바위산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로에서 만난 식물들은 이러한 생태적 조건에 어울리는 종류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숲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숲을 만들어 맑은 하늘을 이루어내자는 문구만 보였을 뿐이다(사진1).
다음으로 눈길을 끈 홍보문구는 ‘살아있는 식물도감’이었다. 도감의 사전적 의미는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학계에서 도감은 생물의 유연관계를 검토하여 그들이 생물학적으로 가깝고 먼 관계를 표현한 책을 말한다. 그 체계는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여 흔히 도감에는 누구의 체계를 따랐다는 표기를 한다.
| ▲ 사진 2. 잘못된 이름을 부착하고 있는 식물들. |
그러나 홍보효과가 컸는지 매우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기록적인 방문객 수라는 또 다른 홍보도 있었고, 국제적 호평을 받고 있다는 홍보도 있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이처럼 많은 방문객 수와 국제적 호평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곳을 다녀간 그 많은 방문객들이 잘못 습득한 생물지식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가 첫 번째 걱정거리다.
그리고 ‘훼손된 자연을 가능한 온전한 상태로 되돌려 스스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을 국제학계는 ‘생태적 복원’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기존 자연을 모두 제거하고 유사자연을 주관적으로 창조하는 것을 두고 그들 나름의 생태적 복원이라고 하여 혼선을 유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한 외국학자의 논문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은 필자의 또 하나의 걱정거리다.
| ▲사진 3. 서울로 7017에 도입된 외래식물들. |
| ▲사진 3. 서울로 7017에 도입된 외래식물들. 이들이 확산되면 주변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선진사회에서는 외래종 확산을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의 하나로 다루고 있다 |
| ▲사진 4. 서울로 7017에 도입된 제한된 장소에 자라는 식물들. 자연의 체계를 무시하고 도입된 식물들로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식물들의 유전자를 교란하여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
| ▲사진 5. 천연기념물로 중앙정부 허가가 필요한 식물들. |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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