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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턱도 없는 부정 판정에 많은 우리 국민들이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민주적 사고를 가진 선진 지구인이라면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이러한 무례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선생님들로부터 비가 오면 비를 맞지 말고 꼭 우산을 써야 한다는 지침을 전달받곤 했다. 중국 (그 당시는 중공이라고 부름)이 핵실험을 하여 그곳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능 낙진이 빗물에 섞여 내리기 때문에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역사기록을 보면, 황사의 영향은 삼국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으로부터 어떤 사과나 유감의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황사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놓고도 도입한 식물의 정착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조차 통제를 받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오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기술 실증화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중국에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가 하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애걸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올림픽 경기에서까지 이런 부정을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저지르고 있는 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세먼지 같은 문제는 특히 더 그렇다.
환경을 지배하는 생태학 (ecology)의 원리를 적용하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인간환경 (pollution source)과 그것을 흡수하여 제거해야 할 자연환경 (pollution sink) 사이의 기능적 불균형이 심화되어 발생한다는 해석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그 흡수원을 늘리기 위한 노력 또한 중요하다.
지리적 위치와 자전하는 지구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날아온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올림픽 중계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이 주변국을 위해 미세먼지 배출 저감 대책을 마련해 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발생원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 더해 반드시 그 흡수원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식물은 미세먼지의 작은 입자는 흡수하여 제거하고, 큰 입자는 흡착하여 자기 주변에 가두어 둔다. 식물의 개체 하나하나가 이렇게 흡수·흡착하는 양은 많지 않지만 그들이 모여 식생을 이루면 발휘하는 기능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다양한 유형으로 식생을 활용하고 있다. 그런 방법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우선 도심을 인공사막처럼 만들어 놓은 건물의 지붕과 벽면에 그 장소에 적합한 식물을 선발해 도입해보자.
그리고 주변에 널려 있는 자투리땅에도 그곳의 생태적 특성에 맞추어 미관 다듬기 수준의 지금까지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자연 정원이나 자연 공원을 조성해보자. 우선은 그들이 자라면서 미세먼지를 제거하거나 가두어 둘 것이고, 추가적 기능으로 도시에 자주 형성되면서 미세먼지의 확산을 가로막는 기온역전현상을 완화시키며 미세먼지를 확산시키는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은 도시의 자투리땅에 가능한 한 많은 식물을 도입해 도시림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숲은 적게는 ha당 20kg에서 많게는 ha당 400kg에 상당하는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오염된 공기와 깨끗한 공기를 혼합해 추가적인 효과도 발휘한다.
이때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는 식물에 의해 흡수되지만 이보다 큰 입자는 흡수보다는 흡착을 통해 막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다양한 형태의 도입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바위산을 닮은 지붕과 벽면에는 바위산의 식생을 도입하고, 선보다는 띠의 모습으로 숲을 조성하며, 놀이공원 보다는 생태공원 형태로 도입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그렇게 도입된 식물들은 해당 지역의 온도를 낮춰 기온 역전층 형성을 막으며 스모그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청계천 복원의 경우처럼 복개된 하천을 복원하거나 여건에 따라 다양한 유형을 습지를 복원하면 온도를 더 낮출 수 있으므로 더 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도시 숲이 2억 톤 이상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지붕 녹화를 통해 상당한 양의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음을 밝히고 효과가 더 높은 식물을 선발하여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또 영국과 네덜란드는 미세먼지 차단용 생울타리를 이룰 식물의 바른 선정과 배치를 통해 그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우리에게 많은 미세먼지를 날려 보내고 있는 중국도 유사한 내용으로 대책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나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구성원을 먹여 살리는 ‘환경’이라는 가정의 가장과 같은 존재이다. 하늘을 향해 펼친 가지에 잎을 달아 태양에너지를 모으고, 거친 땅속을 헤집고 들어가 뿌리를 뻗어 물과 양분을 모아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식량을 마련하고, 마실 물을 공급하며, 호흡할 산소도 제공한다. 그래서 나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자연환경을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환경으로 보고 전문가들은 이를 ‘생존환경’이라 부르고 있다.
황대헌 선수가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부정으로 얼룩진 베이징 올림픽의 거친 파도를 이겨내며 금빛 메달을 쏘아 올렸듯이 환경분야에서도 생태적 원리에 바탕을 둔 미세먼지 방탄 숲을 조성하여 우리 스스로 우리와 우리 미래세대의 삶의 터전을 지켜내 보자.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 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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