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민영
혼자 살고 싶어,
에펠탑 전망대에서 그녀가 말했다
나는 침묵했다 그러고는
농담처럼 다음엔 진지하게 말했다
그것은 결혼한, 모두의 꿈이 아닐까
함께 사는 사람이 싫은 것보다
함께 하는 일이 번거로운 것이겠지
그녀가 말했다
아무튼, 나는 여기서 떨어질 수도 있어
만일 그렇다면, 나는 침을 삼키며 말했다
많은 사람이 놀랄 거야 그러고는 곧 잊어버릴걸
단지 몇 사람의 기억 속에 남겠지
잔혹하게 주관적으로
그녀가 반복했다
잔혹하게 주관적으로,
가이드가 큰 소리로 말했다
유럽 건물의 기둥은 옆에 있는 집입니다
여러분, 건물을 잘 보세요
집은 서로에게 기둥이 되어 있습니다
집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아무도 달이 계속 자란다고 생각 안 하지』, (삶창, 2020)
![]() |
집은 오랫동안 살다 보면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철근이 부식되면서 기울어진다.
부부도 집과 마찬가지이다.
언제부터인가 그가 하는 짓이 모두 싫어진다.
밥을 소리 내서 먹는다거나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옷, 양말을 아무 데나 팽개치거나
소파에 누워 꼼짝하지 않고 티브이 채널만 돌리거나
쓸데없이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는 그를 보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염증이 난 그녀는 권태기를 이기려고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여행 내내 함께 지내다 보니 에펠탑에서 자살하고 싶어질 정도로 감정이 더 나빠진다.
이혼을 결심한 순간 가이드의 한마디 말에 잔혹했던 내 감정이 무너진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과 태도에 그 또한 얼마나 나에게 실망하는 일이 많았을까?
서로의 균열을 메꿔 ‘우리, 집’을 ‘우리 집’으로 만들어야겠다.
기울어진 그의 기둥과 나의 기둥을 조심조심 떠받들면서,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