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 시시닷컴] 학교의 봄

글. 박미산 시인
사진. 김석종 작가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2-04-04 14: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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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김석종 사진작가

 

학교의 봄

-송연숙

쏟아지는 말言을
혹은, 봄을 밀봉하는 시간
마스크를 쓰고
산수유가 피었다
까치발을 들고 쑥쑥 올라서는 봄
봄이 와도 아이들은 학교에 오지 못한다
바람 혼자 운동장의 공을 몰고 다닌다

뭉쳐야 산다는 옛말
흩어져서, 산다
흩어져서 나의 속마음에 귀를 대보고
흩어져서 너와의 거리를 가늠해 본다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흩어졌나
쉬는 종이 울려도
개나리처럼 조잘대며 쏟아지는 아이들이 없다
허리띠가 헐거워지도록 야위어 가는 봄
봄은 왔으나 봄이 아니라더니

학교의 봄은 아이들이다



-사람들은 해변에 와서 발자국을 버리고 간다, 2021, 상상인


2020년 1월 이후, ‘코로나19’로 우리 일상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세 번째 봄이 왔는데도 봄이 온 것 같지 않습니다.
산수유, 개나리가 까치발 들고 쑥쑥 올라오는 봄이 와도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모처럼 학교에 갔다가 바로 흩어집니다.
‘코로나19’이전에는 아이들이 노란 개나리처럼 조잘대며 운동장에서 공차기를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바람 혼자 운동장의 공을 몰고 다닙니다.
뭉쳐야 산다는 건 옛말이 되고 요즘은 흩어져야 삽니다.
흩어져서 나의 속마음에 귀를 대보고
흩어져서 너와의 거리를 가늠해 봅니다.
걸어가도 버스를 타도 친구들을 만나도 말을 나누는 것이 두렵습니다.
학교의 봄은 아이들이 주인공인데
아이들의 쏟아지는 말을 밀봉하고 뒤돌아서는 봄입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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