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오염과 식품안전 이슈, 그리고 제언

식품 위해환경 글로벌 확산 가능성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3-09 14: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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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 위협요인 ‘증가’
향후 글로벌 식품산업 환경을 전망해 보면, 식량 증산을 위한 꾸준한 위해 가능물질의 사용과 산업의 지속적 발전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식품안전의 위협요인이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다.
유전자재조합식품(GMO), 유전자가위기술, 나노식품, 새로운 첨가물 등 신(新) 식품의 지속적인 개발과 상품화로 식품으로 인한 위해환경 노출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이다. 농수축산물의 증산을 위한 농약, 항생물질 등 인체 위해가능 물질의 의도적 사용이 늘어날 것이고 산업 발달에 따른 중금속, 다이옥신, PCBs 등 산업 오염물질로 인한 토양 및 수질오염으로 식품원료의 오염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게다가 대량 생산 및 유통을 위한 식품첨가물의 사용이 늘어나고 영세한 식품제조업소가 많아관련 종사자들의 식품위생·안전 의식 수준 및 전문성이 미흡해 언제든 글로벌 대형 식품안전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바이러스 등 전 세계적 생물학적 위험의 유행이 창궐하게 될 것이다.


국제무역기구(WTO) 출범에 따른 글로벌 식품교역의 지속적 증대, 교통의 발달로 지구 전체가 하나의 국가처럼 가까워졌다.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국제식품 규격을 조화시키기 위해 1962년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가 출범한 데엔 다 이유가 있다. 5G시대를 맞이해 SNS 등 정보전달 매체의 발달과 함께 식품안전 이슈의 글로벌 확산과 사고의 대형화가 지속될 것이다.  

 

즉, 어느 한 나라에서 발생한 생물학적, 화학적 위험의 발생이 순식간에 지구 전체로 확산돼 더 이상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닌 시대가 됐다. 최근 미국발 맥주와 와인에서 제초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사건이 있었는데,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돼 우리나라에서도 떠들썩한 이슈가 됐으며, 소비자들의 우려와 함께 맥주 소비도 급감한 적이 있었다.

 

또 2011년 3월 11일 대규모 쓰나미의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면서 인공방사능 물질인 세슘, 요오드, 스트론튬, 플루토늄, 제논 등 방사능물질이 바다로 유출된 사건도 있었다. 인근 국가 바다의 방사능 오염 우려와 함께 모든 수산물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전 세계적 수산물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2017년 살충제 계란 광풍 또한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에서 시작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된 경우였는데, 계란에서 검출된 농약 DDT는 과거 식량 증산을 위해 살충제를 마구 뿌려대던 시대부터 오염된 토양으로부터 유래됐다는 증거도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 우한 폐렴 유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도 순식간에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식품오염 90%가 ‘세균’
우리 소비자들은 농산물에 존재하는 잔류농약과 중금속을 가장 무서워하는 반면 식중독균 등 미생물 관련 위해는 거의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농진청의 발표를 보면 식중독균과 곰팡이독이 가장 위험하고 그다음이 농약, 중금속, 방사능물질, 이물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실시한 ‘식품으로 인한 질병조사’를 보더라도 일반적 식품오염의 90%가 세균이고, 나머지 6%는 바이러스, 3%가 화학물질로 나타났다. 게다가 2010년 미국 공익과학센터가 선정했던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질병을 불러온 식품 Top 10에서 1위가 ‘상추(양상추) 등 샐러드용 녹색채소의 노로바이러스 문제’였고 2위는 ‘계란의 살모넬라균’ 오염 우려였다고 발표될 정도로 식품 원재료에는 병원성 미생물이 가장 위협적이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식품안전 문제는 대부분 농약, 중금속 등 화학적 위해에 의한 것이었다. 1950년대 2차대전 종전 이후 부족한 식량 탓에 무분별한 농약의 사용으로 온 강토가 오염돼 농산물에 잔류하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이 주된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1990년 이후부터 농약, 중금속 등 화학적 위해의 안전관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토양과 물로부터 기인된 곰팡이, 병원성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위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2003년 사스, 2014년, 2018년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2년부터 시작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사건, 최근 조류독감(AI),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 등 당분간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위해가 인류를 괴롭힐 것이다.

식품 안전관리 ‘방향전환’ 필요
최근 발생률이 높아진 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위해는 농수축산물 등 원료 유래 또는 사람에게서 교차 오염되므로 완전 예방이 불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병원성 대장균 등 생물학적 위해는 미국, EU, 일본 등 안전관리 최고 선진국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언제든 국경을 넘을 수가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식품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해요소의 관리가 엄격하게 시행되어야 하고 과학적 안전관리시스템도 철저히 활용돼야 한다. 특히, 식품에 대해서는 그간 화학적 위해에 집중됐던 안전관리 인프라를 생물학적 위해관리로 상당부분 전환해야 한다.


식품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제어를 위해 선진국에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농장에서 포크까지(Farm to Folk)’ 토탈 안전관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 오염원은 대부분 원료 유래라 농장에서 시작되므로 1차 산업(농업용수, 수확, 도축, 생유가공)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하며, 가공, 제조, 저장, 유통, 판매까지 푸드체인 전반의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생산·제조업체에서는 효과적인 살균, 저감화 기술을 반드시 도입해야 하며 유통업체도 콜드체인, 이력추적, 과학적 감시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지금의 소비자는 과학적 안전(安全)을 넘어 안심(安心) 식품까지 요구하고 있고, 식품안전에 대한 국가책임도 보다 강조되고 있다. 식품안전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규제가 가장 중요해 정부의 식품위생 행정이 식품안전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식품 생산·유통업체의 노력과 윤리의식, 소비자의 단결과 실천이 더해져야만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식품 안전관리의 기본방향을 ‘안전 규제의 지속적 강화’, ‘식품안전의 수혜 대상을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로 인식하는 행정’, ‘식품 안전관리를 생산·수출국이 아닌 수입국 입장으로 인식’하는 데에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법(法)보다 더 강력한 식품안전 확보 수단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의 행동’일 것이다. <하상도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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