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물 수요 바꾼다고?…2050년까지 전 세계 인출량 최대 31% 감소 가능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1-27 22: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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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물 부족이 기후변화·인구 증가·경제 성장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인구 고령화가 물 수요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과 텐진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Water Resources Research에 실린 분석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만으로도 2050년까지 강·호수·대수층에서의 물 인출량(Withdrawal)을 15~31% 줄일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각국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령구조와 총 물 사용량 사이의 강한 통계적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핵심 결과는 65세 이상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할 때 물 사용이 평균 2.17% 감소한다는 것이다. 부문별로는 산업용수 감소폭이 가장 컸고(약 2.6%), 생활용수(약 2.3%), 관개용수(약 1.9%)가 뒤를 이었다.

고령화의 수요 감소 효과는 지역별로 불균등했다. 특히 중국·싱가포르·한국·일본 등 고령화가 빠른 국가들은 물 사용량이 42~62%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 젊은 인구 비중이 큰 지역은 같은 수준의 완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물 수요를 설명할 때 ‘물 인출(Withdrawal)’과 ‘물 소비(Consumption)’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출은 농업·산업·가정 등에서 자연계로부터 끌어다 쓴 물의 총량이고, 소비는 증발하거나 제품에 포함돼 원천으로 돌아가지 않는 물을 뜻한다. 사용 후 되돌려보내는 물이 많으면 소비가 작아도 인출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고령화가 수도꼭지를 ‘직접’ 잠그는 것이 아니라, 소비 패턴 변화(여행·여가·생산활동 감소 등)가 경제 전반의 물 집약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중국·일본 등에서는 고령화가 물 수요 둔화에 기여해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모든 나라가 같은 경로를 밟는 것은 아니다. 필리핀·러시아처럼 고령화가 오히려 물 사용 증가와 연결된 사례도 제시됐다. 노년층의 농업 종사 비중이 높거나 관개·산업 시스템 효율이 낮은 경우가 배경으로 거론됐다.

연구는 장기 수요 예측이 저수지·관로·정수처리장 같은 인프라 투자 판단을 좌우하는 만큼, 고령화 요인을 반영하면 과잉투자(수요 과대평가)와 공급부족(수요 과소평가) 위험을 함께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고령화로 수요 증가가 둔화되는 지역에서는 절수 인센티브·가격정책의 우선순위와 설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인구 고령화는 물 위기를 ‘해결’하진 않지만 미래 수요를 좌우하는 독립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는 고령화 인구가 이미 크게 늘었고(65세 이상 인구 급증), 앞으로도 증가세가 이어지는 만큼, 물 수요 모델과 정책 설계에서 연령구조를 더 이상 배경 변수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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