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 결산

1년 거래량 목표의 0.8% 불과...중국 등 신흥국 시장 가세
박원정 | awayon@naver.com | 입력 2016-01-11 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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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 온실가스배출권시장이 개장했다. <사진제공= 한국거래소>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TS)가 시행된 지 1년이 다 돼 간다. 현재 할당 업체는 525개로, 개장 이후 한국거래소에서 유통된 누적거래량이 가까스로 100만 톤을 돌파했다. 2015년 파리 신기후협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유엔에 제출한 감축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저조한 참여와 거래를 볼 때,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1년간의 결과를 토대로 당국과 전문가가 전하는 활성화 대책을 알아본다.

 

 

△온실가스배출권 시장.

“아직도 도입단계, 지켜봐 달라”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도입이 1년이 됐는데도 거래가 제대로 되지를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개장일을 손으로 셀 정도로 개점휴업 상태다.


2015년 12월 15일까지 누적거래량은 총 444만 3237톤이다. 한국거래소에서 유통된 거래량(110만 6038톤)과 외부사업 인증실적(333만7199톤)을 합한 총 거래량은 올해 할당량(5억4300만 톤)의 0.8% 수준에 그쳤다.

 

거래대금은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119억 5031만원, 외부 

 

사업 실적은 장외거래로 이뤄지며 거래량만 신고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의 초기라서 기업들이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경향이 있다. 거래량이 적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EU의 경우도 시행 첫 해인 2005년 거래량이 2013년 거래량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해 동안 한국거래소에서의 거래량이 100만 톤을 겨우 넘긴 결과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물론 기업들이 감축사업을 우선 추진한 후, 초과분이나 부족분을 사고파는 거래 특성이 있지만 배출권 할당에 문제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배출권 가격 수준이 기업들의 감축노력을 유도하기에는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톤 당 평균 1만~1만2000원대인 배출권 가격을 올려 현 실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15년 할당배출권(KAU)

배출권거래제 할당량 불복 소송


우리나라는 세계 제 7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을 일부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저탄소 경제’를 실현할 핵심 정책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다.


그러나 아직도 철강업계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에 따른 불만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환경부와 산업폐기물 소각업계와의 소송은 시간만 허비한 채 해결되지 못하고 해를 넘기고 말았다.


A사 관계자는 “감축율의 과도한 적용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라며 “소각업계도 스팀을 생산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반기업과 동일하게 배출권을 할당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또한 지난 정부부터 폐기물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돼 폐자원에너지 생산량을 2018년까지 23%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도 배출권거래법에서는 이를 감축하도록 규정한다면 이는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도 소각시설은 특수성을 인정해 배출권 거래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자산업 분야도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제24조, 25조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매뉴얼을 보면 할당대상 업체는 매 이행연도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실제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보고, 검증이 가능한 방식으로 작성한 명세서를 주무관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론을 완전히 숙지한 측정전문가 없이 이론만 가지고 실제 현장에서 측정에 임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수요에 비해 온실가스배출량 측정업체 자체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일반기업은 속만 태우고 있다.

 

자동차 매연

 

중국 등 신흥국 배출권거래제 도입

 
지난해의 파리 당사국총회는 전 세계 195개국이 참가해 화석연료 사용 종식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모든 당사국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결정,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온실가스 감축수단의 도입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 멕시코, 터키 등의 여러 국가나 지역이 배출 권거래제 도입을 확정‧검토하고 있다.

 대기오염

현재 37개국에서 해외 배출권거래가 시행되고 있으나 운영 방식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어 국내 업체들은 주의가 당부된다.  

 

특히 2017년부터 배출권 도입을 천명한 중국의 경우 배출량 초과에 대해 과징금 등 구체적 제재방안이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배출권거래제도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포스트 2020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에서 이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하고, 1차 에너지 소비에서 비화석 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은 사회 전반에 걸쳐 저탄소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선전·상해·북경·광둥·천진 등 7개성 시에서 시범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시범지역의 탄소배출권 총 거래량은 약 4000만 톤으로 거래 규모는 약 23억 위안, 한화로 약 48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배출권거래 시장 규모는 514억 달러로 2005년 23억 달러에 비해 약 22배나 증가했다.

  

EU의 배출권거래제 향후 전망

현재 우리나라와 EU 등 등 일부 국가에서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거래가 거의 없을뿐더러 배출권 가격까지 떨어져 온실가스 감축노력이나 감축기술 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0월 14∼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서울 코엑스에서 ‘2015 신기후체제, 새로운 전략과 기후 신산업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후 WEEK 2015’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찬종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 이사는 세계적으로 배출권거래제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배출권 재고가 크게 증가하고 배출권 가격도 폭락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박 이사는 “EU ETS의 배출권 재고가 1년 할당량수준인 20억 톤이나 되고 가격도 도입초기 17∼20유로에서 현재는 5∼7유로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감축노력이나 기술개발 모든 측면에서 전혀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국제 탄소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로 UN의 저탄소 지속가능성장목표 채택 등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으며, 미국-중국 정상 공동대응 선언, 신기후체제 협상(COP21) 진전 등 다양한 변화요인 등을 꼽았다.


우선 EU의 경우 2019년부터 시행되는 MSR을 통해 배출권 재고정리와 가격 정상화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더욱 강화된 감축목표를 이미 발표했으며, 상쇄배출권 제한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의 향후 전망과 대응 방안  

현재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배출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재계에선 탄소배출량 할당량이 너무 많고 거래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서 굳이 비용절감을 위해 배출량 을 줄여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보이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UN에 자발적 기여방안(INDCs)을 제출한 나라 중에서 EU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가 의욕적인 목표를 내놓지 못한 반면 우리나라만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 등 5~6개 신흥국들도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 향후 연간 60억 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배출권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배출권거래 세계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 하고 있는데, 우리는 내부적으로 당국과 재계가 서로 눈치싸움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다행히도 일부에선 올해 3월 배출량 명세서 보고 및 배출권 제출이 다가옴에 따라 배출권의 처분 또는 확보를 위한 매매가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제 배출권거래제는 발등의 불이 됐다”며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서 가격 급등락에 대한 시장 안정화조치 등 적절한 방안들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당국과 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업은 배출 가스 거래제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참 여하고, 정부는 기업들이 선도적,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를 다해야 할 것이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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