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석탄 노동자도, 지역도 함께 가야… ‘공공재생에너지기본법’ 제정 촉구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 위한 법적 기반 마련 절실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8-06 16: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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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석탄발전소 폐쇄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공공 주도의 재생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본법」 제정 청원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 법안은 아직 국내에서 정식으로 발효된 법은 아니지만 에너지의 공급과 소비를 넘어서 공공성, 사회적 책임, 국민 접근성, 기후정의 등을 고려한 에너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공적 가치에 대한 법적 뒷받침 우선해야 


공공에너지의 주요 특징은 민간시장 중심의 에너지 체계에 대한 대안, 에너지 복지 실현, 지역분산형 재생에너지 확대, 주민 참여, 공기업 역할 강화 등 에너지 전환의 민주적 통제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제정이 촉구되고 있는 「공공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본법」은 국내 현실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됐다. 즉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주로 시장 기반 혹은 민간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역할이 기술 개발 또는 관리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에너지 복지, 에너지 주권, 지역 참여 등 공공적 가치에 대한 법적 뒷받침이 부족하기에 공공에너지 확대를 위한 별도의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석탄발전소 지역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지구로

이와 관련해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들이 함께 모여 재생에너지 전환의 공공성과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국민동의청원과 함께 법안 초안을 발표하며 입법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공공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적으로 개발·소유·운영함으로써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석탄화력 등 화석연료 산업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특히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인근 지역에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지구를 지정하고, 이곳에서 전환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후위기 대응, 모두가 안전해져야

법안은 △공공재생에너지의 정의 및 개발 원칙 △정부 및 지자체의 확대 책무 △2030년까지 공공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최소 50% 목표 △노동자 우선 고용 원칙 △녹색공공투자은행 설립 △공공기관의 재생에너지 사업 강화 △주민참여 및 갈등 예방 절차 강화 등을 포함한다.
 

현재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사업의 90% 이상이 민간 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그 중 상당 부분은 외국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성 회복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공동행동 측은 “기후위기 대응이 소수의 수익 수단이 아니라, 모두가 안전해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며, 공공이 중심이 되는 전환을 강조했다.
 

다양한 단체 연대로 입법운동

정의당, 녹색당, 민주노총, 한국노총,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다양한 단체들이 연대해 입법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각 지역에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과 수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찬반 논쟁은 꾸준히 따르고 있다. 법제화를 찬성하는 쪽은 전력은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기본권이므로, 공공기관이 책임지고 공급·전환을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기후위기 대응은 시간이 없으므로 공공부문이 먼저 나서야 민간도 따라온다고 말한다. 또한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분산형 에너지체계를 위해 법적 틀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반대하는 입장은 주로 기업체로 법으로 공공 주도를 강제하면 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전체 전환 속도도 늦춰질 수 있고 에너지 효율성과 기술혁신은 시장이 더 잘 수행한다고 말한다. 또한 한전 부채도 감당 안 되는데, 공공 확대는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전국 40기 석탄발전소 단계적으로 폐쇄

한편 충남 태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25년간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해온 이모 씨는 최근 국회에 청원을 올려 “전환은 누군가의 해고와 고통 위에 서면 안 된다”며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 씨는 “석탄을 멈춰야 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발전소가 폐쇄된다면 이는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25년 태안 1호기를 시작으로 2038년까지 전국 40기의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예정에 있다. 하지만 현재 약 1만 5천여 명의 발전소 노동자 중 특히 8천 명 이상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일자리 전환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노동자 측은 발전소는 생계였고 자부심이었지만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죄인이 됐고, 지역사회는 폐쇄 이후를 준비할 시간조차 없었다며 현장의 고립과 배제를 지적했다.
 

청원인과 연대 시민들은 이번 기본법을 통해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인근 지역에 재생에너지 산업을 공공이 주도해 설립하고, 기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연계하는 전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태안, 하동, 삼천포, 보령, 당진, 영흥 등 석탄발전소 밀집 지역을 “전환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 공공기관, 시민, 조합이 협력해야


현재의 재생에너지 시장은 대기업과 해외 자본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국내 해상풍력 사업 허가의 90% 이상이 민간에 있으며, 이 중 60%는 외국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바람과 햇빛은 모두의 것인데 민간 독점은 전기요금 상승과 지역 소외, 이익 편중을 낳는다는 지적도 따른다.
 

따라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본법」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시민, 협동조합이 협력하여 재생에너지를 직접 설치·운영하고, 2030년까지 전체 재생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공공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 법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 ▲정의로운 노동 전환 ▲전기 민영화 방지 ▲에너지 공공성 확대 등 구조적 과제를 함께 담고 있다.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아파트 

이에 대해 정남철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전담 부처 신설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법제가 부족해 실효성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정부가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정책의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현실적이며 실현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마련해 이를 뒷받침할 법적 체계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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