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 제주도 지하수를 향한 끝없는 욕심

제주도의회,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요구’ 가결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8-03 16: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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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 먹는 샘물 사업 안하겠다더니 결국 발판마련하나 

 

지난 7월 21일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제주도의회가 한국공항에서 요구한 제주도 지하수 증산요구에 대해 ‘가결’ 판정을 낸 것. 사회단체를 포함한 도민들은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한국공항은 한진그룹 계열사로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운영하고 있다.

 

△ 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도의회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도는 강이 없고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먹는 물과 생활용수 등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제주 지하수는 공공자원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공항은 지하수 공수화 정책 이전에 취수권을 확보해, 유일하게 제주 지하수를 판매(먹는샘물부분) 할 수 있는 민간기업이 된 것.

 

초기 취수권을 확보할 당시 하루 증산량은 200톤이었다. 그런데 1996년 공수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한국공항의 증산량이 100톤으로 줄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한국공항은 끝임 없이 제주도 지하수 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 시민사회단체는 증산량을 늘리는 것은 공수화 정책에 반하는 일이라며 반발이 심하다. 

 

한국공항은 먼저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의 동의를 받았고 2차 관문인 제주도의회에서 기존 요구안이었던 150톤에서 다소 줄여진 130톤을 증산을 허락 받았다.

 

마지막 관문인 제주도의회 본회의 표결만 남겨둔 상태에서 여론의 부담을 느꼈는지 제주도의회는 지하수 증산 동의안 상정을 ’보류‘했다. 한번 숨고르기에 들어간 후 10월에 열리는 임시회에 다시 상정 될 예정이다.

 

환경미디어는 제주환경연합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요구의 핵심과 반대 근거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Q. 제주도 지하수 공수화 정책이란?
A. 1980년대 이후 제주도 지하수 난개발에 따른 지하수의 고갈과 오염위기가 커졌다. 그때부터 제주 지하수를 공공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95년 먹는샘물개발법이 만들어 지면서 제주도에 많은 기업들이 먹는샘물 개발에 뛰어들었고, 고갈 위기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을 우려해 제주도는 먹는샘물은 지방공기업만이 생산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을 개정하고 1996년부터 적용하게 된다.

 

이렇게 제주도 지하수는 제주특별법상에 공공자원으로 명시되고 도지사가 공공적으로 관리하게끔 되어 있는데 이를 통칭하여 공수화 정책이라 부른다.  

 

Q. 한국공항이 증산을 요구하는 이유는?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
A. 증산의 이유는 다양하다. 애초에 200톤 허가를 받았으니 200톤으로 회귀시켜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가 가장 핵심적인 논리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기내에 공급할 먹는샘물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문제는 이런 논리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증산량 200톤은 특별법 이전에 허가를 받은 것인데 특별법 개정당시 100톤으로 허가를 다시 받았다. 100톤으로 줄인데도 이유가 있다.

 

당시 한국관광이 먹는샘물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다. 그래서 제주도와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에 도민사회가 반발하자 한국관광은 “먹는샘물 시장 진출 안 하겠다”고 당시 조중훈 회장과 현 회장인 조양호 회장이 약속했다. 그래서 100톤으로 줄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200톤으로 늘여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실상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 온라인에서 삼다수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한국공항의 '제주퓨어워터'. 한국공항은 이런 물량은 줄이지 않고 기내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며 제주도 지하수 증산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기내공급도 마찬가지.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항공수요 증가로 기내 먹는 샘물이 부족해 서비스 질이 하락한다’는 논리도 빈약하다.

 

현재 한국공항은 취수량 100톤 가운데 30톤을 ‘한진제주퓨어워터’라는 이름으로 온라인판매와 자사공급에 사용한다. 한국공항은 이런 물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조금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증산만 요구한다.

 

또한 앞으로도 항공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주장도 오류가 크다. 현재 저가항공의 신규취항 등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국내 항공수요를 늘리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해외 항공수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적기 이외의 해외항공사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심지어 저가항공사들의 해외취항도 늘고 있어 해외 항공수요의 증가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더해 항공요금 인상, 도민할인 하향조정 등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점도 주요한 이유로 보여진다. 즉 지금까지 한국공항의 논리는 도민사회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고 이런 점들이 증산요구 실패의 원인이라고 본다.  

 

Q.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번 도의회 판결에 대해 “제주 공적자산인 지하수를 사기업에 풀어줬다”고 평했다.


제주도 내 모든 관정은 제주도로부터 2년 마다 재허가를 받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공항 역시 재허가를 받고 있으며, 증산을 한다고 해서 사기업에게 지하수 빗장을 풀었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여전히 한국공항은 제주도의 관리 아래 있으며, 취수량이 늘어난 것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하수 증산요구를 ‘지하수 사유화’로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제주도가 재허가를 내주지 않는 업체는 없었다. 이유 없이 재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이번 취수량 증가가 위험하다. 한국공항은 꾸준히 200톤 회귀를 주장한다. 심지어 300톤을 주장한 적도 있었다. 이번 기회에 한번 무너지면 앞으로 막을 명분이 약해지고 앞으로 계속되는 증산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다.  

 

Q. 한편에서는 삼다수 일일 허가량인 3700톤에 비해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이 너무 적다는 주장도 있다. 어떻게 보나?
A. 그렇게 비교하는 논리도 잘 못됐다. 문제를 삼으려면 삼다수가 적정한 수준으로 취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문제를 삼아야 한다.

 

삼다수도 과도하게 뽑고 있다면 그걸 줄일 생각을 해야지 한국공항에게 더 많은 지하수를 뽑게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한 도의원이 “목욕탕에서 뽑아 쓰는 지하수도 한국공항보다 많다” 이렇게 말하는데 그게 문제라고 느낀다면 상수도 이용 등을 통한 문제해결을 고민해야 한다.  

 

Q. 이번에 가결 결정을 두고 ‘로비’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2015년 한국공항의 지하수 재허가에서 도의원들이 노골적으로 지하수 증산을 요구했다. 도의원들이 요구를 하다니, 그간의 분위기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특히 그동안 한국공항이 주장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번에도 같은 내용이 도의원들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

 

한국공항이 그동안 제주도의회 문턱에서 계속 좌절해온 탓에 도의회를 상대로 여론작업을 많이 진행했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도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합리적인 추론 또는 의심이 든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제주 지하수를 지키기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지하수가 가뭄으로 1.5m정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증산이 진행 될 경우 지하수에 미칠 영향은? 또한 지하수 증산이 환경에 미칠 영향은?
A. 당장은 중산이 크게 수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이후가 우려된다. 타기업 진출이 불가피하다.

 

이미 염지하수에 대기업이 진출해 있고, 이들이 한국공항의 사례를 통해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육지지하수에 진출하려고 할 거다.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이미 증산을 해줬기 때문에 타 기업들의 진출을 막을 명분이 상당부분 상쇄되고 이는 재판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먹는샘물사업의 난립이 우려되고 곧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가 큰 위협을 받게 된다.  

 

Q. 제주도의회는 한국공항측에 ‘이익환원과 지하수 관리방안’을 추가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이익환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부대조건은 어떤 것이 있나?
A. 부대조건 없다. 한국공항이 먹는샘물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요구다.

 

한국공항이 1984년 취수허가를 득하고 33년 동안 지하수를 사용했다. 이렇게 긴 시간 기득권을 인정해 사익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과 하위 법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연대회의의 입장이다. 

 

Q. 제주도의회의 가결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A. 도의회는 도민의 민의 즉 여론에 의해 일을 하는 곳이다. 현재 많은 도민들이 큰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도의회가 쉽게 통과 시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특히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낙선운동으로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도의회가 쉽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도민의 여론을 제대로 모으고, 여론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또한 도의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득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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