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AI 성장과 에너지 전환, 동반 국가 전략

글로벌 전력 수요, 풍력·태양광이 주도…한국은 논쟁에 갇혀 있어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8-07 16: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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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AI 기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전력 소모가 큰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에 전력 수요와 에너지 인프라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성능 AI 칩 생산과 더불어 데이터 인프라 확대는 탄소배출과 에너지 정책 전반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기술혁신과 에너지·산업정책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폭증하는 전력 수요, 에너지 정책 전환 필요

지난 6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AI 혁신성장을 위한 에너지정책 방향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AI 산업 육성 기조 속에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탄소 배출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2023년 기준 150개에 달하는 국내 AI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2GW 규모인데, 2029년에는 무려 49GW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단체사진(제공=에너지전환포럼)

MIT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 발전은 자동으로 사회 진보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AI 기술이 민주적 제도 안에서 통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산업의 발전 방향으로 자동화 중심의 AGI 전략과 노동자 중심의 Pro-worker 전략을 제시하며, 후자가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GI 중심 전략은 막대한 에너지 낭비와 고용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효율 높은 도메인 특화형 AI로 전환해야
 

 

애쓰모글루 교수는 현재 AI 산업의 주류인 대규모 기초모델이 에너지 소비가 큰 반면, 특정
직업군에 특화된 AI 모델은 훨씬 에너지 효율적이며 실용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지 않다. 언제나 승자와 패자를 만들기 때문에 적절한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며, 민주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

반도체 산업, 청정에너지 기반 재편 시급

 

존스홉킨스대 다르시 베하레스 박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집약적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95%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반도체 산업은 전략자산이자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청정에너지 기반 반도체 전략, 이른바 ‘클린 칩(Clean CHiP)’ 구상이 한국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I 산업 확장과 맞물려 반도체 생산의 에너지 수요가 폭증할 것이며, 재생에너지 전환 없이 현재 구조를 유지한다면, 결국 고비용의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 함께 가야
 

토론에 참석한 서울대 홍종호 교수는 “AI 기술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전력 수요 증가를 동반하며, 우리처럼 고립된 전력망 구조를 가진 나라에서 이는 중대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0년 세계 산업의 미래는 디지털과 녹색 전환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에너지전환포럼)

네이버클라우드 이광용 상무는 AI가 이제 코드 작성은 물론 실시간 물리 세계 분석까지 수행한다며, “AI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데이터센터, 전력망, 에너지 정책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전기 먹는 하마’로만 볼 게 아니라, 국가 디지털 주권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기는 이제 전략 자원…지역 분산형 클러스터 필요 

 

한국화학기술평가원 김선교 연구위원은 “이제 전기는 석유처럼 전략 자원이며, 전기 패권은 곧 기후 패권”이라며, 미국과 유럽도 정체됐던 전력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은 여전히 석탄 의존도가 4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주도의 AI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될 경우 전력망 과부하가 심각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분산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에너지전환포럼 

서울대 박상인 교수는 현재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에너지 조달 방안이 LNG 발전이나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해상풍력과 태양광 기반의 클러스터를 새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에너지 정책의 통합과 특별법 제정을 통해 근본적 구조 개편이 필요하며, “기후에너지부 신설보다 환경·에너지·산업을 아우르는 통합 거버넌스가 더 실효성 있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거버넌스 개편 공감대 확산
 

마무리 토론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에 대해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글로벌 전력 시장에서 화석연료와 원자력은 줄어드는 추세이며, IEA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의 65%가 재생에너지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유치 시 PPA(전력구매계약)부터 체결한다며, 한국이 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수도권 중심 전력 소비와 지역 간 불일치를 해결하려면 구조적 전력망 개편과 함께, 정부 주도의 전략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특히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같은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AI 시대의 산업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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