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기후에너지본부 심재성 본부장은 누구보다 환경실천과 동기부여, 그로 인한 실질적인 결과에 관심이 많다. 이를 통한 작은 움직임이 결국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환경실천으로 한발한발 나아갈 수 있는 견인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본지는 심재성 본부장을 만나 경기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 추진 배경과 성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작은 기후행동이 문화로 이어져
![]() |
| ▲심재성 본부장 |
심 본부장은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핵심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에 국가와 기업, 개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하는 공간이 기후행동 기회소득”이라며 “경험이 쌓이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결국 문화와 일상이 된다”고 말했다.
출시 2년 만에 200만 명 돌파 예정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은 출시 이후 빠른 확산세를 보였다. 당초 공공 앱이라는 한계 때문에 참여율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출시 석 달 만에 가입자 60만 명을 넘어섰고 이후 100만 명을 돌파했다. 2026년 5월 기준으로는 197만 명을 넘어섰고, 6월 중 200만 명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앱 출시 후 2년도 채 안 되어 20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공공 앱으로는 이례적인 확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 |
참여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도민은 앱을 통해 걷기, 자전거 이용, 대중교통 이용, 고효율 가전제품 구입, PC 절전 프로그램 사용, 텀블러 이용, 배달음식 다회용기 이용 등 다양한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지역화폐 등으로 보상이 이뤄진다. 경기도는 이를 통해 도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심 본부장은 “기후행동이 심각하고 무거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초등학생도 재미있어하고 어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더라도 한 번의 경험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트리’에서 출발한 공공 기후 플랫폼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뿌리는 심 본부장이 사회적협동조합 ‘괜찮아지구야’ 이사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만든 온트리(Ontree) 앱이다. 2018년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생활 속 기후행동을 실천하고 이를 SNS로 공유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음식물 남기지 않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모아 환경운동으로 확산시킨 것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캠페인이 어려워지자 심 본부장은 이를 대체할 스마트한 방식으로 온트리 앱을 기획했다. 온트리는 아이들이 기후행동을 실천해 일정 포인트를 채우면 그 이름으로 나무를 심어주는 방식이었다.
그가 이렇듯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청년 시절 창업에 뛰어들며 몸소 실험적인 구상을 한 덕분이었다. 서울시 청년창업 지원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스타트업 정책 현장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중소기업정책위원회와 청년정책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사회문제에 관심을 넓혔다. 기업의 ESG 활동을 고민하던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연결됐고, 결국 환경 실천을 사회적 캠페인과 공공정책으로 확장하는 길을 택했다.
가입자 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감축 효과
기후행동 기회소득이 공공 앱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가입자 수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도는 도민들의 생활 속 기후행동을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환산하고, 이를 향후 자발적 탄소시장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
심 본부장은 현재까지 앱을 통한 탄소감축 효과를 약 58만2000톤으로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소나무 약 466만 그루의 흡수 효과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만 그는 모든 활동을 같은 방식으로 탄소감축량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중요한 고민이 드러난다. 기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는 감축량을 측정·보고·검증하는 MRV 체계가 핵심이다. 하지만 환경교육에 참여하거나 생물다양성 탐사를 하는 활동은 당장 몇 kg의 탄소를 줄였는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러한 활동은 시민의 인식을 바꾸고 기후행동 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심 본부장은 “환경교육을 받는다고 바로 탄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기존 MRV 잣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시민들의 기후행동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 기후행동에 대해서는 기존 탄소시장보다 유연한 기준을 적용한 별도의 크레딧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고·탄소시장 연계로 재원 다변화 추진
가입자가 빠르게 늘면서 예산 문제도 현실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연간 최대 6만 원까지 지역화폐로 보상하는 구조인 만큼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재원도 커진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앱 내 광고 상품 게재, 자발적 탄소시장과의 연계, 활동별 리워드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심 본부장은 “회원 수가 많아지면 광고 페이지를 판매할 수 있고, 그 수익을 다시 리워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기업의 ESG 활동을 앱 안에서 소개하고, 그 광고비를 도민 보상 재원으로 돌리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상은 친환경 마켓 기능이다. 친환경 제품, 업사이클링 제품, 지역 농산물 등을 앱과 연계해 도민이 쉽게 구매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수익을 다시 기후행동 기회소득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공 앱에서 상업적 기능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고령층·어린이 참여 확대도 주요 성과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디지털 기반 앱이기 때문에 고령층의 접근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경기도는 탄소중립도민추진단을 통해 노인복지관 등을 직접 방문해 환경교육과 앱 사용 교육을 진행했다. 2025년 노인복지관 방문 교육이 25개 시군에서 350회 이상 진행됐고, 이를 통해 60대 이상 참여 비중이 11%에서 16%로 대폭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었다.
심 본부장은 고령층과 어린이에게서 특히 큰 효능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복지관에서 앱을 설치한 뒤 ‘오늘 몇 보 걸었다’, ‘대중교통을 탔더니 포인트가 쌓였다’며 서로 자랑하는 모습을 본다”며 “이 앱 안에서 기후행동을 놀이처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앱에 대해 설명하는 심 본부장 |
향후 경기도는 대중교통 정책과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중교통 시스템인 ‘경기패스’와의 연계, ‘기후도민카드’ 도입 등을 통해 도민이 친환경 이동을 실천할 때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다만 심 본부장은 “현재 경기패스와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점이 완성된 것은 아니며, 대중교통 이용 실적과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후행동은 보상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일
심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대다수 기후행동 가족들은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고 좋은 일이기 때문에 동참한다”며 “도민들이 쌓아온 온실가스 감축량이 유의미하게 평가받고, 기업은 이를 ESG 경영에 활용하며, 그 재원이 다시 도민에게 환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아직 실험 중인 정책이다. 가입자 증가와 참여 확산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예산 지속성, MRV 검증, 자발적 탄소시장 연계, 공공성과 수익모델의 균형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앱이 기후위기를 거대 담론에서 생활 속 실천의 문제로 가시화했다는 점이다. 심 본부장의 말처럼 작은 경험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문화가 된다면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단순한 공공 앱을 넘어 경기도형 생활 탄소중립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