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수돗물 해부 ③공급-관리의 중요성

노후상수관 녹슬고…터지고…국가차원 '안심수' 공급체계 세워라
박원정 | awayon@naver.com | 입력 2015-11-10 17:32:27
  • 글자크기
  • -
  • +
  • 인쇄

상수관 녹슬고…터지고…
예고없는 사고로 단수 고통
국가차원 장기적 대책 필요


<시리즈 3>

공급과 관리의 중요성
지난 8월초, 충북 청주시내 4000여 가구가 수돗물 공급이 끊겨 한여름에 큰 불편을 겪었다. 사흘이나 계속된 단수는 어이없게도 통합정수장 상수도관(800㎜·900㎜) 이음부 파손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단순사고로 보고되는 등 부실 대응체계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되고 말았다.


이어 지난달 19일부터 경기 김포시 고촌정수장 펌프 침수로 단수가 되면서 이곳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김포시 7개 읍면동과 강화군내 4만7000여 가구가 며칠을 고통 속에서 보내야 했다. 이번 사태는 고촌정수장 내 송수 펌프동에 물이 차올라 가압펌프 9개가 작동을 멈추면서 벌어졌다. 고촌정수장은 펌프 9개 중 4개를 가동해 하루 6만 톤의 수돗물을 5개 배수지에 공급해왔다.


이번 두 차례의 큰 사고에서 우리는 수돗물 공급과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경험했다. 수돗물의 음용 실태 및 설문조사 결과, 농어촌지역의 수돗물 소외 현황, 서울시의 수질자동시스템, 앞으로의 수돗물 개선 방향 등을 짚어봤다.  

 

원수 수질-공급망 불신 등 원인
인체의 60~70%가 물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1.5~2L의 물을 마시라고 권장하고 있다. 물은 우리 체내에서 영양소를 세포로 운반하고, 노폐물의 배출, 체온 조절, 조직 보호, 위장관·호흡계 및 관절 등의 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소화 흡수를 용이하게 해 준다.


이런 물은 무기질(Mineral)의 효소작용 때 촉매 기능을 하며, 일부 무기질은 항산화 효소에 필수적이다.


지난 호에서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현재 WHO에서 권장하는 151개 항 목보다 많은 250개 항목에 대해 수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의 음용률은 55% 정도로 영국 92%, 미국 82%, 일본 78%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표에서 보듯 2013년에 비해 2014년에 수돗물의 질이 좋아졌음에도 수돗물을 마시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수돗물을 역삼투압 형태로 걸러내는 정수기물이나 생수를 즐겨 마시고 있다.

 


임종한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26일에 열린 ‘수돗물 대 토론회’에서 “수돗물은 환경에 미치는 부담이 생수나 정수기에 비해 현저하게 적어 친환경적 음용수라 할 수 있다”며 “현재 수돗물의 염소냄새, 원수의 수질과 공급망에 대한 불신 등으로 수돗물 마시기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수기물>생수>수돗물>약수 순
지난 6월 서울환경연합 등이 수돗물 의식조사를 한 결과가 최근 발표됐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전체 응답자의 42.2%가 가정에서 정수기물을 주로 마셨고 그 다음으로 생수(40.8%), 수돗물(15.6%), 약수(1.4%) 순이었다.


△ 전체적으로 녹슨 노후된 상수관망
가정에서 주로 마시는 이유로, 정수기물과 생수는 ‘편리해서’가 각각 45.5%, 46.1%로 가장 높았고, 수돗물은 ‘비용이 저렴해서’가 41.0%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수돗물을 주된 음용수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4.5%가 ‘급수관의 녹물이나 이물질 때문’이라고 대답했고, ‘상수원 오염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응답자는 44.1%, ‘맛과 냄새 때문’이라는 이유도 40.3%나 차지했다.(복수 응답)


 

수돗물도 ‘도·농 격차’
현재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이 통계상으론 높은 편이지만, 도·농간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일부 지방에선 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수돗물 급수 제한으로 불편을 겪고 있으며 누수 등의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다.


상수도관 등 수도시설의 노후화, 유 지·관리의 비효율성, 부족한 재정으로 인한 투자부족 등으로 농어촌지역의 수돗물 품질과 관련해 지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특히 전국 1만8350개소의 소규모 수도시설 중 52.1%가 25년 이상 노후화된 시설이며, 91.2%인 1만6740개소가 주로 소독만으로 간이처리를 하고 있다.


점차 시설의 노후화로 정수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병원성미생물 제거가 어려운 기계식 원통형 침전·여과시설이 전국 124개 중 군(郡) 지역이 95곳이나 된다. 면(面) 지역 상수도 보급률이 2013년 기준 66.4%에 머물고 있으며, 아직도 미 급수 인구가 173만600여 명이나 되는 형편이다.


이에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서 “기후변화시대에 맞게 농어촌지역 먹는 물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전제하고, “농어촌의 먹는 물 개선의 원칙 수립, 시설개선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예산배정 및 지원, 먹는 물 관리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인식 제고,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의 먹는 물 관리 주무부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아리수 수질자동감시
건강하고 맛있는 아리수를 생산·공급하기 위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서는 24시간 실시간으로 수질자동측정기를 이용해 수질측정은 물론 원격 감시 체제로 수질이 적정기준을 초과하면 경보를 발령하도록 해 수질사고를 예방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언제든지 아리수의 수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수질 측정값을 공개하고 있는데, 한강 원수에서 수도꼭지까지 수질을 감시하고 공개하는 시스템을 수질자동감시시스템이라고 하며, 다른 이름으로 ‘Seoul Water Now(SWN)’라고도 한다.


△ 상수도관 공사 및 내부 청소하는 모습
수질자동감시시스템은 한강의 원수, 아리수의 생산 및 배·급수과정에 199개 감시지점을 두고 279대의 수질자동 측정기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수질감시항목은 원수의 페놀, 시안, TOC, 암모니아성질소 등 9개 항목을 비롯, 공급과정에서 pH, 탁도, 잔류염소, 전기전도도, 수온 등 5개 항목을 감시하고 있다. 이중 시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pH, 탁도, 잔류염소 3개 항목은 측정값을 공개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생활습관 개선 등 필요
현대사회는 물 섭취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직장이나 사무실 등서 긴 시간 근무하는 생활방식의 변화로 인해 위생개념보다 편리성의 가치에 치중 하면서 생수나 정수기물을 더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물 정책의 시행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소요되고 있다. 전문기관의 설문조사처럼 ‘단지 저렴하기 때문에 수돗물을 마신다’는 응답이 많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시민들이 이중부담을 하면서 생수와 정수기물을 마시고 있다. 정수기물은 오염물질도 걸러내지만 우리 몸에 유익한 미네랄도 대부분 걸러내는 단점을 갖고 있다. 또한 생수 시장의 증가는 환경파괴 및 물과 관련된 건강 불평등을 증가시킬 우려가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 부족과 더불어 상수와 지하수의 오염, 해양의 오염은 오염 물질의 생물학적 축적을 통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제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하려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상수원 및 강, 바다의 오염을 줄이고, 건강과 환경에 도움되는 생활습관을 가지려는 시민의 노력이 필요하다. <연재 끝>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