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안전사각지대, 관리부실 모자라 업체 특혜까지

안전성 검증 없는 시공, 이사장 지시로 업체입찰 담합 묵인 등
문슬아 | msa1022@naver.com | 입력 2014-05-20 17: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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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철도시설안전 및 경영관리실태 보고서 공개

수도권 45개 지하철역 재난 시 대피수단 부실..품질검사 건너뛴 시공 등 막장관리

 

최근 서울지하철 등 철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열차 이용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추돌로 승객 170여명이 부상한 데 이어, 19일에는 과천선 금정역에서 열차 전기장치가 폭발해 승객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 20일 감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 압구정로데오·강남구청·공덕 서현

·정부과천청사역 등 45개 역 승강장에는 규정에 맞지 않는 피난로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철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철도와 지하철 안전관리 소홀, 화재나 지진 같은 재난대비 능력 부족이 작용했음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압구정로데오·강남구청·공덕·서현·정부과천청사역 등 45개 역 승강장에는 규정에 맞지 않는 피난로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역사 안에서 화재나 테러 등이 발생하면 승객들은 쉽게 대피할 수 없지만, 철도시설공단은 이동식 피난계단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철도시설안전 및 경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20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철도공단은 2009년부터 전국 각지의 철도 터널에 대한 방재시설 보강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재시 위험도를 기준으로 그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기로 했던 계획을 무시한 채 관할 지역본부가 임의로 사업을 실시토록 해 감사원으로부터 "일부 터널의 경우 화재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대피통로가 설치되지 않은 슬치, 인등, 임실, 병풍 등 4개 터널에 대해선 보강대책을 세우고, 앞으로 계획상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을 실시토록 하라"고 공단 측에 주의를 요구했다.

 

철도공단은 2012년 경부고속철도 시험구간인 충남 오송읍 산동3교 등 4개 교량에 지진대비 보강공사를 하면서 품질검사 관리도 소홀히 했다.

 

시행업체는 전수 품질검사를 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462개 지진격리받침 중 단 9개에 대해서만 검사를 했는데도, 공단은 이를 방치했다.

 

이에 더해 2011년 민간 건설사와 865억원 규모의 '수도권고속철도 제8공구 건설공사' 계약을 맺고 공사를 추진하던 중 건설업체가 공사기간 단축을 이유로 공사 구간 내 터널 아치 부분 두께를 95㎝에서 35㎝로 대폭 축소하도록 설계변경을 신청하자 전문가의 안전성 검증도 받지 않은 채 이를 수용했다.

 

또한 2012년 말부터 진행 중인 '경부고속철도 시험선 구간 교량 내진보강공사'에선 지진 발생시 교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교체한 '지진격리받침'에 대한 품질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감사원은 공단 측에 "해당 터널의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품질검사 등 관련 업무 또한 철저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철도공단, 이사장 지시로 업체 입찰 담합 묵인

결과적으로 해당업체 특혜 제공

  

△ 철도공단이 철도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한 공사 업체들 간의 담합 정황을 알고도

당시 이사장의 지시로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입찰 절차를 진행한 사실도 발견됐다.

(사진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

한편, 철도공단이 철도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한 공사 업체들 간의 담합 정황을 알고도 당시 이사장의 지시로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입찰 절차를 진행해 해당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발견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해 1월 총 9370억원 규모의 원주~강릉 간 철도건설사업을 진행하면서 입찰시 4개 업체의 담합 정황을 인지하고 같은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재입찰을 결정했다.

 

당시 철도공단이 작성한 '입찰담합 관련 보고' 문서를 보면, A사 등 4개사가 입찰 마감시간에 임박해 공사 구간 내 4개 공구에 대한 입찰금액사유서를 공단에 제출하면서 각각 한 곳씩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나머지 3개 공구에선 입찰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낮은 금액을 써냈다.

 

특히 각기 다른 공구 입찰에 참여한 A사와 B사는 입찰금액사유서의 설명내용과 글자 크기, 띄어쓰기 등 금액을 제외한 모든 내용이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러나 김광재 당시 이사장은 '중단됐던 입찰절차를 그대로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공당 계약처에 지시를 내려 담합 협의가 있는 업체들을 낙찰자로 결정했다.

 

그 결과 담합이 의심되는 4개 업체가 4개 공구를 하나씩 수주하면서 특혜를 제공하게 됐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철도공단에 담합 관련 입찰절차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시공 중인 터널에 대한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다만 담합 정황을 인지하고도 입찰을 그대로 진행시킨 김 전 이사장은 올해 1월 사퇴해 별도의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다.

 

국토부와 철도공단 부실한 사업검토

178억원 막대한 예산낭비 우려

 

이 외에도 국토부와 철도공단이 2009년 인천공항 이용자의 접근시간 단축과 환승불편 해소를 위해 시속 180㎞의 고속차량(EMU)과 시속 230㎞의 KTX 투입을 내용으로 하는 '인천공항철도 활성화 방안'에 따라 공항철도 노선의 시설개량 사업 등을 추진해는 과정에서 부실한 사업검토로 178억원의 예산이 낭비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은 2011년 12월 제작기술 부족 문제로 EMU 투입을 보류하고 KTX만 투입키로 계획이 변경됐는데 이 경우 기존 철도의 설계속도(110㎞)로 인해 KTX의 운행속도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도 국토부는 사업변경을 검토하지 않았다.

 

또한 KTX 차량 투입시 신호시스템상의 문제로 운행 소요시간 단축효과가 3~14초 사이로 매우 미비한 상황인데도 철도공단은 이를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국토부와 철도공단 양측에 "사업내용 수정을 통해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설개량비 절약 방안을 마련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조치했다.

 

이번 감사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진행됐으며,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각종 철도시설물 안전관리 업무 철저 등 총 3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환경미디어 문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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