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이 남긴 오염 염수를 새로운 물자원으로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2-05 21: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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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수자원 감소가 심화되면서, 하수 재이용과 해수 담수화 등 ‘대체 수원’ 확보 경쟁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물을 더 얻는 과정은 또 다른 문제를 남긴다. 광업·제조업·에너지 생산, 그리고 담수화 공정은 필연적으로 염수(brine)를 배출하는데, 이 염수에는 소금과 금속, 각종 오염물질이 고농도로 섞여 있어 처리 부담이 크다. 애리조나 대학교 화학공학 박사 과정생인 머빈 쉬양 림(Mervin XuYang Lim)은 더컨버세이션을 통해 오염염수 재활용 방안에 대해 기고했다.

최근 전 세계 염수 생산량을 추정한 2019년 평가에 따르면, 하루 252억 갤런 규모로 올림픽 수영장 약 6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양에 달한다. 담수화 시설이 확대된 이후 염수 발생량은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자들은 “이 염수에서 물을 회수해 다시 쓰는 것이 가능하다면 물 공급을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염수를 폐기물이 아닌 수원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해안 지역에서는 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경우가 많다. 내륙 도시들은 증발 연못에 저장해 증발시키거나 다른 폐수와 섞어 처리하고, 깊은 지층에 주입하는 방식도 사용한다. 다만 이들 방식은 환경 피해를 막기 위한 엄격한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예컨대 담수화 공정에서 나온 고염분 염수는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바레인 해안에서는 높은 염분이 물고기를 죽이거나 서식지를 떠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증발 연못 역시 라이너(차수막) 등 누출 방지 장치가 없으면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증발 뒤 남는 고형물은 신속히 제거하지 않으면 비산먼지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미국 유타주에서는 그레이트솔트호수 수위 저하로 짠 먼지가 날리며 대기오염에 기여한다는 기록도 언급된다.

지중 주입은 지진 유발 가능성도 논란이다. 오클라호마에서는 2008~2013년 사이 유압파쇄(프래킹) 폐수 등을 지중에 주입한 기간에 지진 활동이 과거보다 급증했고, 지하 우물에서 지표로 누출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염수 회수 기술의 핵심은 물을 분리해 재사용하고, 동시에 나트륨·리튬·마그네슘·칼슘 등 유용 물질을 회수하는 데 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염수에서 물을 끓여 증기로 포집하고, 염분·금속을 고체로 남기는 방식이 거론된다. 그러나 장비 구축비가 크고 에너지 소모가 많으며, 설비 규모도 커 확산에 한계가 있다.

대안으로 전기투석과 막 증류 같은 기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각각 약점이 있다. 전기투석은 전기를 이용해 막을 통해 소금과 하전 입자를 이동시켜 물을 분리하는데, 물이 상대적으로 깨끗할 때 성능이 좋고 먼지·기름·광물 등이 막을 막거나 손상시키면 효율이 떨어진다. 막 증류는 물을 가열해 수증기만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원리상 효과적이지만, 속도가 느리고 에너지·비용 부담이 커 대규모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소규모·탈중앙화 시스템이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된다. 초기 투자비가 낮고 설치·가동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도시 하수 처리 과정에서 남는 ‘시립 염수’를 지속 회수하기 위해 6단계 염수 회수 시스템 STREAM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STREAM은 미세필터 기반 한외여과(입자·미생물 제거), 역삼투압(용존염 제거) 같은 기존 수처리 공정에 더해, 수처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덜 활용돼 온 전해 셀(전기화학 공정)을 결합한 통합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수산화나트륨·염산 같은 화학물질을 상업적으로 구매하는 비용의 6분의 1 수준으로 회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초기 계산에 따르면 통합 시스템으로 최대 90%의 물을 회수해 최종 잔여 폐수량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회수수는 자외선 또는 염소 소독을 거치면 음용 기준에 맞출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애리조나주 투손에 더 큰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다른 염수 원료로 확장 적용 가능성과, 인체 섭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바이러스·박테리아 제거 성능을 추가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네바다 리노대, 서던캘리포니아대, 미 육군 공병단 등과 협력해 남서부 지역 사회가 물을 안전하게 재이용하도록 지원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산업·도시가 만들어낸 염수를 다시 물로 되돌리는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물 공급 확대와 동시에 바다 방류·증발 연못·지중 주입에 따른 환경 부담을 줄이는 ‘이중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에너지 비용, 오염물질 조성의 다양성, 막 오염과 유지관리, 안전한 소독 및 수질 기준 충족 등 넘어야 할 기술·규제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물 부족이 구조적 위기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염수를 ‘버리는 폐수’가 아니라 처리·회수해 시스템 안에서 다시 쓰는 내부순환형 수자원 전략으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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