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가 고향이며 현재 고구려무용총복식연구와 무용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김혜미 단장(한중문화예술교류단 한국 측 대표)은 오는 3월3일 고양시 주최 고봉산 유적조사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할 ‘고구려 긴소매 요고무(腰鼓舞)’ 시연 준비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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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미 한중문화예술교류단 단장 |
‘요고’는 삼국시대 악기로 무용총 벽화에 등장하는 악기. 이 악기는 허리춤에 달고 연주하기도 하고 어깨에 메기도하며 무릎위에 놓고 치기도 한다. 오늘날 장고가 전해지고 된 것은 요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성과 백제 지역인 유성의 고성(내사지성)에서 실물이 발견 된 바 있다. 김단장은 각종 문헌과 고구려 벽화를 참고하여 사비를 들여 요고를 복원했으며 중국 고대 악기기술자에게 부탁하여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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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고 |
“참으로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저는 왼쪽시력이 1.0, 오른쪽시력이 0.1입니다. 요고를 복원하면서 직경 부분은 똑같이 하고 스케치된 부분은 한쪽을 작게 그려졌던 거예요. 나중에 전문가 말씀을 들어보니 원래 요고는 한쪽이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아있는 유물도 그렇다는 겁니다.”
자신의 한쪽 눈이 약시라서 오히려 원형대로 복원하게 되었다는 김단장은 ‘고봉산과 고구려무용, 그리고 요고의 재현이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저는 요고를 맨손으로 칩니다. 그런데 처음 요고를 받고 채로 두드리는데 소리가 장구 소리 만큼이나 커서 신기하고 감동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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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긴소매무용'을 추고 있는 김혜미 단장 |
지난해부터 이은만 전) 고양시문화원장(문봉서원장)의 배려로 고봉산 학술조사 일원으로 참가한 김단장은 산성 옛 터에 산란한 고구려 와편에 매료되어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적색이 두드러진 고구려 와편을 처음보고 놀랐어요. 가로 세로 얽힌 무늬의 정교함이 너무 아름다웠으며 기와 조각이 1천5백년전 역사를 지녔다는데 놀랐습니다.”
김단장은 또 고봉산을 자주 오르내리면서 암반에 새겨진 성혈(性穴. 굼)에도 매료되었다. 성혈은 선사시대 유적으로 대개는 고인돌과 선돌 중에 많이 새겨져 있다. 전)목포대학교 이영문교수(전 청동기 학회장). 장준식 전)충북문화재연구원장, 우실하 한국항공대교수, 이재준 한국역사유적연구원고문 등 학자들과 답사하면서 성혈을 찾았는데 전문가들이 찾지 못한 고인들과 성혈까지 확인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녀는 열정적으로 고봉산의 유적 사진을 찍어 전문가에게 보내고 이들이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김단장은 겨울인 지금은 가끔 말 잘 듣는 둘째 아들을 대동하고 산에 오른다. 겨울철 인적이 없는 산은 혼자가기가 두렵다는 것이다. 이런 열정으로 많은 성혈과 주목되는 청동기시대 고인돌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김단장은 중학교 시절부터 무용을 배웠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니아 로드랜드 유니버시티(Lordland University)에서 예술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중국에서 살면서 소수민족무용을 접하였고 공연과 기획을 통해 현지 예술인들과 소통해왔다. 현재 그녀는 고구려 무용총 복식연구와 무용의 복원이 매우 조심스럽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김단장이 이번에 발표하는 무용은 바로 고구려 ‘긴소매무용’. 그녀는 이를 위해 중국의 고대사부터 공부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래 산 덕분에 이 같은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긴소매 무용은 고구려 민족의 염원을 반영하며 때로는 신들린 사람처럼 뛰기도 한다. 그리고 잔잔한 바다 같은 평안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소매 춤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인다.
“긴 천의 역사를 상고해 보면 신의 춤의 하나로 기원전부터 시작된 듯합니다. 실크 천을 이용하여 추는 춤인데 고대(夏)에 와서는 팔춤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시대 소매 춤의 존재는 고고학적으로 증명 된 게 없으며 기록으로만 존재합니다. 고구려 벽화의 소매는 사실상 불분명하여 소매의 겹이 한 겹인지 두 겹의 소매인지도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기록되어있어요. 소매 유형에도 큰소매, 넓은 소매로 기록하였고 소매의 폭도 변화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소매 천의 길이는 길었다고 합니다. 계절마다 옷감도 다 달랐을 겁니다. 저도 아직 공부가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김단장은 이번 발표회에 고구려무용총 머리, 의상, 화장까지 신경 쓰고 있다.
“고구려고분 벽화 속 무용총 머리를 벽화와 제가 본 자료를 토대로 준비 중이구요, 무용총 의상의 색깔은 흰색바탕에 검은 점박이, 짙은 황토색 바탕에 붉은 점박이, 환한 황토색 바탕에 붉은 점박이 인데 이 세 가지 의상을 제작하는 과정에도 어려움과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조금씩 제가 다시 복원해가는 과정중입니다. 제가 무대에 입고 오르는 의상은 환한 황토색에 붉은 점박이 의상이고 소매는 두 겹의 의상입니다”
김단장이 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화장법. 그녀는 ‘고구려 여인들은 하얀 피부에 가늘고 끝이 둥근 일자형의 눈썹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한다. 또 홍조 띤 붉은 볼에 동그란 연지를 찍었으며 작고 오뚝한 코와 붉은 입술을 지닌 미인들이었다고 들려준다.
고봉산에 얽힌 고구려 안장왕의 연인 한주미녀도 이런 미모를 지녔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단장은 이번 3월 학술행사를 통해 고양시의 아름다운 역사가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3년 올해 그녀의 목표는 고구려 무용총 복식의 미흡한 점을 다시 보강하고 무용총 신발에 대한 공부를 해내는 것이라고 들려준다. “많이 부족하지만 늦깎이 공부인 만큼 헛되지 않게 열심히 배우며 살고 싶어요.”
그녀는 사업을 하는 부군과 사이에 2남을 두고 있으며 장남은 중국어 실력이 뛰어나서 올해 한국 대학 편입을 준비 중이다. 둘째는 현재 고등부 사격선수로 국가대표를 향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살아 있는 역사와 문화와 예술의 향기 가득한 고양 특례시. 스포츠의 도시로도 성장해가고 있는 고향을 지키는 고구려 무용연구가 김단장은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고구려의 벽화를 따라 긴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꿈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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