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에서 지하수의 중요성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심화될 것
이동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1-28 18: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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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굿네이버스)
최근 100년간 우리나라에서는 기온증가, 강수량 증가, 호우일수의 증가라는 현상이 관측 자료로부터 나타났다. 

 

 

특히 이상집중호우 발생 빈도의 증가는 뚜렷하다. 기후 모델에 의한 예측 자료를 보면 지구온난화는 자연환경의 변화를 가져오지만 그 변화의 경향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예상된다.

 

온난화가 진행됐던 과거 경향에 기초하여 본다면 우리나라에선 지구 온난화에 따라서 가뭄이 심화되고 집중호우의 발생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자원 측면에서 본다면 비가 많이 오되 집중호우나 홍수의 형태가 잦아지기 때문에 이렇게 내리는 비는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고 가뭄이 심해지는 기간엔 물 부족이 심각하게 발생하게 될 것이다.

 

IPCC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에 따라서 전 지구적 물 부족이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되며, 지구 온난화로 2080년대 지구의 평균기온은 섭씨 3도 이상 높아지고 최고 32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 전체의 강수량은 증가할 수 있음에도 물 부족이 심화되는 이유는 물의 공급의 불균형이 커져 시간적, 공간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미래 물부족 해결 위해 양극화 줄여야

 

이렇게 심해지는 강수량에 의한 수자원 공급의 불균형과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해 물 공급과 분포의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처해진 상황과 형편에 맞추어 물 문제 극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 왔다. 

 

그 방법으로는 강수량이 많은 시기에 물을 저장했다가 부족한 시기에 사용하는 방안, 즉 시간적인 분포의 양극화를 줄이는 방법이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댐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댐이 4만 50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아직도 가장 기본적인 대안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더 이상 대형 댐을 건설할 만한 적지가 없으며 환경적인 면에서 큰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공간적인 물 분포의 불균형을 줄이는 방안으로 사용되는 것은 대형 수로를 만들어 물이 비교적 풍부한 곳에서 물이 부족한 곳으로 수자원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쪽에서 남쪽으로 물을 수송하는 것이나 리비아의 대수로, 대운하 건설을 통한 중국의 남수북조 사업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공간적으로 국가내의 어느 한 곳에 풍부한 공급원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공급원이 마땅치 않을 경우에는 빗물을 저장하여 활용하거나 용수 재이용 방법을 사용한다.

 

싱가포르는 작은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어 집중된 인구에 필요한 물의 공급원이 마땅치 않아 물 재활용 기술 개발을 집중한 끝에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가가 됐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도 규모화 된 수처리 시설을 가동해서 효율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인구와 주거가 밀집된 곳에서만 유리한 방법일 것이다.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용수를 얻는 시설도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에너지가 많이 들고 담수화한 이후 남게 되는 고염도의 물을 다시 해양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의 환경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해안지역의 용수 공급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초대형 규모의 용수 공급 방안으로 적합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지하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전세계 담수 자원 중 빙하와 만년설을 제외한 액체 상태의 담수자원의 거의 99%에 가까운 물이 땅 속에 있다. 

 

그 의미는 땅이 담수의 대부분을 저장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우리 눈에는 크게 보이는 소양호나 대청호, 한강의 물 등을 다 합쳐도 우리 땅 속에 저장되어 있는 물의 양에 비해 미미하며, 땅 속을 잘 활용하면 지상의 어떤 시설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물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하수는 우리나라 어떤 지역이라도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수자원 공급 방안을 만들 수 있다. 

 

단, 땅속의 물인 지하수와 땅 위의 물인 지표수는 저장된 위치는 다르지만 근원적으로 같은 순환계에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한 몸체라고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효율적인 활용 방안과 기술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하수의 효과적인 활용은 반드시 유역 규모에서 지표수-지하수 의 연계성을 파악한 후에 서로 다른 물 저장 능력과 특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지구온난화 시대, 지하수를 살려야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수자원 공급과 수요의 시간적, 공간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방향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기후변화에 의해 지표수와 지하수 자원과 관련해서 나타날 변화를 살펴보면 중소규모 하천의 광범위한 건천화와 이와 연관된 지하수위의 하강, 건천화에 따른 하천과 습지에서의 수생태계의 심각한 훼손 등이 있다. 

 

또한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한 염수 침입과 해안변 지하수의 수질 악화 및 가용 담수 지하수자원의 감소, 기온 상승으로 인한 증발산량의 증가, 집중호우의 증가 및 강우 강도의 증가로 인한 지하수 함양량 감소등의 변화도 나타난다. 

 

즉,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지하수 자원에도 서서히 그 영향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 부족의 대응 방안으로 지하수가 중요하게 언급되는 이유는 지하수의 물 저장 능력이다.

 

집중호우나 가뭄 등의 영향을 흡수하고 기상 이변적 변화의 강도를 대폭 완화하여 반응속도를 늦추는 수용 능력 등 지하수가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또한 지표수가 풍부할 때 지하에 물 저장을 늘렸다가 필요할 때 활용하는 방안은 자연적 과정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높은 지속가능성을 가진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지하수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구체적 기술과 방안의 마련 및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실행을 위해 수자원과 지하수에 관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가뭄이 몰려올 때마다 비상금을 써 가며 지하수 개발을 하다가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망각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어려울 때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평상시의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 

 

중요한 대회에 나가서 입상하려는 선수가 평소에 연습을 계속해야 하는 것과 같다. 

 

평상시에 활용하며 관리가 되어 있어야 비상시에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하수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즉, 생활용수나 허드렛물이 아니고 먹는물이나 고급 생활용수 또는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어떤 대상이든 소중하고 활용 가치가 높아야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와 보전에 노력하게 된다. 

 

지하수의 활용가치가 낮았던 것은 본질적인 가치가 낮아서가 아니라 정책적 문제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고급 용수로써 지하수의 활용성을 높이는 것은 국가적 물 안보를 확보하는 길이다.

 

지표수 상수원이 자연적 또는 인공적 재해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할 때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물을 공급할 정도의 지하수 시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하수의 공공성과 활용성을 높여 다가오는 지구온난화와 물 문제에 대처하는 기본 방향과 방안들은 2012년 10개년 계획으로 수립한 지하수관리 보전계획에 반영돼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국가적 차원, 지자체별 차원에서 기본적인 방향을 구체화하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아직도 지하수를 심각한 가뭄 때나 쳐다보는 보조수자원 정도로 인식해서는 물 문제에 좋은 답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이강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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