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대수층의 3분의 1 이상이 감소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복합적인 대응 전략을 통해 지하수 고갈을 되돌린 사례가 확인됐다. 미국 UC샌타바버라대 스콧 자세코(Scott Jasechko) 교수는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에서 전 세계 67건의 대수층 회복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성공적인 복구는 대체 수원 확보, 정책 집행, 인공 함양 등 여러 개입을 동시에 추진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지하수는 전 세계 인구 절반의 식수 공급원이며, 관개용수의 약 40%를 담당하는 핵심 자원이다. 그러나 수위 하락이 계속되면 가뭄과 토지 침하, 해수 침입, 생태계 훼손, 물 접근성 저하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하수 고갈이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라 적절한 정책과 관리에 따라 충분히 완화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성공 사례의 3분의 2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범주의 개입을 결합한 방식이었다. 특히 전체 사례의 81%는 지하수 의존을 줄일 수 있는 대체 수원 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는 기존 물 수요를 유지하면서도 지하수 펌핑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문제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킬 수 있다는 한계도 지닌다.
반면 정책 개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수요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됐다. 다만 장기간 지하수에 의존해 온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다. 인공적인 지하수 재충전 역시 대수층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물을 조달해야 하고 이를 대수층으로 보내는 데 추가 에너지가 든다는 점이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지하수 회복과 관련한 10가지 핵심 교훈도 제시했다. 대부분의 성공 사례는 복합 개입이었고, 펌핑 감축이 회복에 효과적이었다. 또 정책은 설계뿐 아니라 집행이 중요하며, 회복은 수년 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느린 경우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하수 회복은 지역 내에서도 편차가 크고, 한 번의 개선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며, 수량뿐 아니라 수질 관리와 기후변화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됐다. 1950년부터 2000년까지 대규모 지하수 펌핑으로 일부 지역의 수위가 20m 이상 하락했지만, 이후 운하와 펌프장 건설, 남부 지역 수자원 도입, 재이용수 확대, 깊은 대수층 펌핑 제한 등을 병행하면서 얕은 대수층과 깊은 대수층 모두 회복세를 보였다. 지반 침하 속도도 둔화됐고, 마른 샘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사례는 회복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지역은 외부 수원을 끌어오는 파이프라인 건설로 한때 대수층이 회복됐지만, 추가 수요 증가로 다시 수위 하락을 겪었다. 이후 오대호에서 물을 더 끌어오는 추가 인프라를 구축한 뒤에야 회복 궤도로 돌아섰다. 연구진은 초기 회복 이후에도 장기 모니터링과 적응적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포괄적 통계 분석이라기보다 기존 문헌에 보고된 성공 사례를 정리한 검토 연구라는 한계도 있다. 영어 학술지에 실린 지역이 과대 대표됐을 가능성이 있고, 특정 개입 전후를 체계적으로 비교한 전 지구적 데이터베이스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연구진은 따라서 이들 사례를 다른 지역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지 여건에 맞게 조정된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세코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나쁜 소식이 더 많지만, 일부 지역이 지하수 고갈을 되돌리는 데 성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 사례들은 지하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예상보다 훨씬 넓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