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테크가 2030년을 향해 거대한 시장 기회로 성장하면서 단기적 자금흐름과 정책 리스크에 민감한 ‘고(高)자본·고(高)기술’ 산업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가치는 조 단위 규모로 추정되며, 투자 패턴은 대형 부문(에너지·수송·산업탈탄소)에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신생 분야는 회수기간과 상업화 속도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 한국은 배터리·수소·조선(그린십)·CCUS 등 일부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책·금융 인센티브와 산업생태계 정비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거대한 기회지만 복잡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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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에 의하면 글로벌 기후테크 시장 규모는 2024년 253억 2,000만 달러로 평가되었다. 시장은 2025년 314억 5,000만 달러에서 2032년 1,492억 7,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성장률(CAGR)은 24.9%에 이를 전망이다. 2024년 기준으로 북미가 36.73%의 점유율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 흐름은 최근 몇 년간 요동쳤다.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벤처투자는 금리상승과 경기불확실성 속에서 조정기를 맞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들어 글로벌 기후테크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단기적 자금 조정은 기술상용화(스케일업) 단계의 기업들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벤처 및 사모펀드 투자는 전년 대비 50.2% 이상 줄어들어 2023년 6,380억 달러에 그쳤다.
PitchBook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분기까지 2,216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그중 모빌리티 분야가 16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에너지 분야가 12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투자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기후 목표 달성에 기여하면서도 높은 재무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책 및 기준의 변화, 기업 간 협력 강화는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크게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재생에너지와 탄소포집 기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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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산업 디지털화·AI는 기후리스크 예측·운영 최적화, 공급망 탄소계수 추적 등에서 빠른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기후테크, 기업·기술 편중 심화…R&D·투자 확대해야
한편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후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술과 기업 편중이 심각하고 투자 기반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지난해 발간한 「탄소중립경제로의 길: 우리나라 기후테크의 현황과 과제」에서 한국의 기후테크 혁신 수준을 특허와 투자 현황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후테크 특허 출원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기업 중심의 특정 기술 분야에 집중돼 있어 생태계 전반의 균형 잡힌 혁신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너지 효율, 탄소 포집·저장 등 일부 분야에 편중된 반면, 순환경제나 기후 적응 관련 기술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과 탄소가격 정책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으며, 벤처 투자와 녹색금융 시장 규모도 선진국에 비해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혁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자금 조달 환경을 마련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정책 과제로 ▲기후테크 R&D 지원 확대 ▲탄소가격제의 실효성 강화 ▲벤처 투자 및 녹색금융 활성화를 제시했다. 특히 기후테크 분야의 혁신이 탄소중립 경제 전환의 핵심 동력인 만큼 정부와 민간의 협력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과 자본이 만나야 넷제로 달성 가능해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실물 경제를 위협하면서 금융과 산업 전반에 걸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물리적 피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5%가 감소할 수 있으며, 경제 손실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석유화학·철강 등 고탄소 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전문가들은 “기후테크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포텐셜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기술 상용화와 자금 조달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술의 절반가량은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상용화까지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투자 측면에서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이 앞다퉈 기후 관련 자금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향후 5년간 67조 원을 기후 비즈니스에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향후 1,000개의 유니콘 기업이 기후테크 분야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전 세계 벤처캐피털·프라이빗에쿼티(PE) 펀드의 기후테크 투자 규모는 약 90조 원에 달하며, 지난해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
투자와 지원 확대의 기준점으로는 ‘택소노미(Taxonomy, 녹색분류체계)’가 강조된다. 녹색금융이 택소노미 충족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자금을 확보하려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충족해야 한다”며 “최근 189개 스타트업을 분석한 결과, 약 117개가 녹색금융 투자 자격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후테크...국제 협력과 맞춤형 지원이 병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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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기후테크의 본질은 기술과 자본의 결합”이라며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해외 기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과 맞춤형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테크는 거대한 수요를 가진 시장이지만, 기술·자본·정책이 동시에 맞물려야 실질적 성과가 난다. 한국은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 기회를 잡을 잠재력이 크지만, 이를 위해선 ▲규제·인증의 명확화, ▲장기 자금과 공공·민간의 파트너십, ▲산업 간 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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