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률] 허용된 위험 범위와 법적 책임

환경오염과 법적 책임, ‘허용된 위험’ 개념을 중심으로
글. 법무법인 이신 김성덕 대표변호사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2-11 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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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이신 김성덕 대표변호사

환경오염과 관련하여 국민의 환경권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어서면 불법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반면, 일정 수준 이하의 오염은 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으며, 이는 법률상 ‘허용된 위험(Acceptable Risk)’ 개념과 관련이 깊다.

‘허용된 위험’이란?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원자력, 화학물질, 유전공학, 산업발전 등은 필수적인 분야가 되었지만, 동시에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해서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으며, 일정한 범위 내에서 감수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 ‘허용된 위험’ 이론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자동차 운행을 전면 금지할 수 없고, 의료사고 위험이 있다고 의료행위를 금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법률은 과학기술의 수준과 사회적 필요성을 고려하여, 일정 범위 내의 위험을 허용하고 이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법에서의 ‘허용된 위험’ 적용 사례
환경법에서도 ‘허용된 위험’ 개념이 적용된다. 가령, 환경 규제기관이 사업자가 따라야 할 구체적인 기술적 지침과 배출 허용 기준을 정하면, 사업자가 이를 준수하는 한 해당 행위는 적법하다고 인정된다.

법원 판례 – 부산지방법원 2001노310 판결
부산지방법원은 화학물질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한 경우, 사업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배출허용기준 이하의 오염물질 배출은 ‘허용된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즉, 오염물질이 배출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배출량이 법적으로 허용된 수준을 초과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이 판결은 환경오염 행위가 존재하더라도, 법이 정한 허용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다면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다.

허용된 위험의 한계와 법적 고려사항
그러나 법이 허용한 범위 내의 위험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법령이 허용 기준을 정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


-과학적 불확실성
유전공학, 나노공학 등의 신기술 분야에서는 위험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허용된 위험 기준이 과학적으로 완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복합적 위험 요소
법률이 개별 위험물질의 허용 기준을 정하더라도, 다양한 물질이 동시에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복합적인 상승 효과나 장기적 영향은 규제에서 빠질 수 있다.

-법률의 한계와 행정 규제의 공백
법이 특정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규제 미비로 인해 일정 수준 이하의 유해성이 간과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위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법과 과학, 정책의 조화로운 접근 필요
‘허용된 위험’ 개념은 산업 발전과 환경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법적 원리로 활용되지만, 과학적 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맞춰 환경 기준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며, 법원이 기존의 과학적 기준 외에도 개별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유연한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결국, 환경 문제에서 ‘허용된 위험’은 고정된 법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정되어야 하는 개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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