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정부의 일회용품 감축 정책 철회 이후 종이빨대 제조업계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면서, 종이빨대를 둘러싼 논쟁이 단순한 친환경 소재 논쟁을 넘어 환경정책의 책임성과 신뢰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종이빨대제조업계와 국회는 정부의 종이빨대 정책 철회로 인한 피해를 공식 제기하며 정책 복원과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장에서 ‘2026년 종이빨대 정책 기자 간담회’를 열고, 1회용품 감축 정책의 갑작스러운 철회로 발생한 산업 피해 실태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득구·박홍배 의원, 소상공인위원장 오세희 의원을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국 김고응 국장, 이정미 과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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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빨대 정책 철회 피해 국회 기자간담회 |
전국종이빨대생존대책협의회 정진호 공동대표는 "문제의 핵심은 정책 철회 이후에도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나 구조 전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안내와 피해 사례 조사에 그쳤고, 업계는 이를 ‘지원’이 아닌 ‘금융 부담의 전가’로 인식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친환경 정책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른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원칙이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정부 일각에서 제기된 전 과정 환경영향평가(LCA)를 근거로 한 ‘플라스틱 빨대가 더 친환경적일 수 있다’는 논리는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해당 평가에서는 플라스틱 빨대가 일부 환경영향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업계는 미세플라스틱의 생태계 영향, 장기적 인체 위해성, 지속가능성 등 핵심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를 사실상 친환경 대안으로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는 국제적 흐름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EU 전 회원국과 다수 국가들이 플라스틱 빨대 퇴출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UN 역시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 상실 역시 주요 쟁점이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 정책은 2021년 이후 시행과 유예, 재허용을 반복하며 네 차례나 방향을 바꿨다. 그 사이 기업들은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투자와 고용을 유지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책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업계는 이를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 붕괴 사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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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빨대 업계가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
일각에서 제기되는 ‘종이빨대 시장 실패론’에 대해서도 업계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최광현 공동대표는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수년간 종이빨대를 사용하면서도 매출 감소 없이 성장세를 이어왔고, 소비자 거부로 인한 시장 붕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에서도 친환경 대체재 도입에 대한 찬성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 바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 중 어느 쪽이 더 친환경적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실패로 발생한 피해를 정부가 어떻게 책임지고 수습할 것인가에 있다. 업계가 요구하는 정책 복원과 피해 보상, 전환 지원은 단순한 이해관계가 아니라 환경정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환경정책의 후퇴가 아닌 ‘정의로운 전환’을 말한다면, 그 책임 역시 현장이 아닌 정책 결정 주체가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이빨대 논란은 한국 환경정책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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