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시민 위해 집 더 짓겠다?" 公約 아닌 空約일 뿐

생존환경이 점점 죽어가는 '서울'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2-25 19:56:42
  • 글자크기
  • -
  • +
  • 인쇄
▲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이 내놓는 공약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입에 발린 듯 시민을 위한 공약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전문성을 가지고 뜯어보면 시민을 위한 공약(公約)은 내놓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공약(空約)만 내놓고 있다.


Air quality index in Seoul을 검색어로 치면 서울의 미세먼지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 값은 한국 환경공단 에어코리아가 보여주는 자료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의미가 있다. 오늘 한국 환경공단 에어코리아가 발표한 서울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모두 ‘보통’ 등급의 녹색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전자가 보여주는 기준으로 보면, 서울의 대기 상태는 예민한 집단의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unhealthy for sensitive groups) 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unhealthy)의 경고색으로 덮여 있다. 사실 요즘 거의 늘 경고색이 뜨는 수준이다.


자신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여 우리나라의 하늘이 맑아졌다는 전 환경부 장관의 자화자찬이 무색할 정도다. 세계 보건기구가 발표한 자료 또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세계 최악 수준이다.

 

▲ 사진 1. 팥배나무가 가득 찬 신갈나무 숲 바닥. 대기오염, 토양산성화, 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안정된 신갈나무숲이 불안정한 팥배나무 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 사진 2. 환경변화의 결과로 탄생한 팥배나무숲. 팥배나무 외에 거의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숲이 이렇게 단순해지고 있다.

서울은 현대화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의 늘 아황산가스, 산성비, 질소산화물, 오존 등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 최근에는 그들 모두를 묶어 표현한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고 있고, 여기에 세계 평균치보다 세 배 이상 빠르고, 거리로 치면 우리나라 영토를 벗어나는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상승한 기온의 영향까지 추가된 심각한 환경스트레스의 영향 하에 있다. 

 

게다가 바탕이 되는 환경은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에 불리한 분지 지형을 타고 났다. 여기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그 환경을 악화시키는 고밀도 개발이 이루어졌고, 그것이 가져온 열섬현상과 뒤이어 나타난 기온역전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루어낸 서울의 환경은 지질시대의 변화로 읽힐 만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지질시대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까지의 역사로 보면, 그 시대를 지배했던 생물이 생을 마감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지금 서울에서 홀로세를 마감하고 인류세로 지질시대가 바뀔 만큼의 환경변화가 일어난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이 더 이상 홀로세를 지배한 우리 인간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 있다는 의미다. 토지, 물, 공기 등의 자원을 과도하게 이용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에서 그러한 자원을 더 이용하겠다는 公約 아닌 空約이 최근 남발되고 있다. 참 무책임하고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의심되는 사람들이다. 空約 남발하느라 많이 바쁘겠지만 아무리 바빠도 자신이 정말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리고 입에 발린 듯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는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서울의 환경 실태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한 번 받아 볼 것을 강력하게 권장한다. 

 

그리고 국립공원이라는 말이 창피할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 북한산을 한 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이지만 정말 부끄러운 수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강도 한 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대한민국의 숲이지만 골병이 들어 사라진 왕조 조선의 숲을 닮아가고 있는 서울 도심의 작은 숲들도 한 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이 땅의 주인 역할을 해야 할 참나무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이에 그 자리를 팥배나무가 차지해 버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때죽나무, 참회나무, 가중나무, 일본목련 등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숲의 구조를 흔들더니 그 다음에는 그 밑에 자라던 철쭉꽃, 진달래, 작살나무 등과 같은 자생식물이 사라졌다. 

 

그렇게 하여 빈 숲 바닥을 이번에는 담쟁이덩굴, 주름조개풀 등이 잠시 머물다가 이내 그 자리를 미국자리공, 서양등골나물 같은 외래종에 넘겨주며 복잡하고 안정된 숲이 단순하고 불안정한 숲으로 바뀌어 갔다. 

 

이처럼 단순해진 숲에 이번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가해졌다. 내리는 비의 양이 같은데 기온이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 

 

▲ 사진 3. 봄철 가뭄기에 죽어가는 나무들. 강수량이 큰 변화가 없어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증발량이 증가하며 발생하는 생태적 가뭄으로 매년 봄철에 수많은 나무들이 이렇게 죽어 나가고 있다.
▲ 사진 4. 기후변화는 해충 피해도 증가시키며 서울의 숲에서 이렇게 죽어가는 나무들이 늘어나고 있다.
▲ 사진 5. 봄철 가뭄기에 죽어가는 나무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갈참나무, 졸참나무,

물푸레나무, 벚나무.

증발량이 늘어나 수분 수지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그렇게 유발된 생태적 가뭄이 가뜩이나 심한 봄철 가뭄에 덧붙여지면서 앞서 언급했듯이 단순해져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구조를 상실하고 불안정한 상태로 변한 숲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 숲의 모습도 꼭 한 번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우리 삶의 조건을 결정하는 생존환경으로서의 자연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 그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들의 생존환경이 사라진다는 의미로 그 다음은 우리가 사라질 차례임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숲을 잘라내 등대 짓고 집 지으며, 벌거벗은 하천에 기둥까지 세워 집 지으면 시민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인류세의 진행만 가속화 할 뿐이다. 시민을 사지로 내모는 공약은 아닌지 검토해 볼 일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