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일한 자연하천 '낙동강 상류 구간'이 멍들고 있다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11-11 21:57:14
  • 글자크기
  • -
  • +
  • 인쇄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석포제련소의 오염물질 배출이 세상의 주목을 받은 덕분에 낙동강 상류의 하천을 상세히 조사할 기회를 가졌다. 조사를 해보니 이곳의 하천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연하천의 모습을 비교적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 사진1. 굽이쳐 흐르는 하천의 수충부에는 급경사 단면이 만들어져 (오른쪽)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정착해 있고, 왼편의 활주단면에는 범람주기에 반응하여 달뿌리풀이 주가 되는 초본식생대, 갯버들이 중심이 된 관목식생대가 성립하며 그 옆의 산림식생과 조금의 단절도 없이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 사진2. 물의 흐름과 하천에 담긴 바위와 돌이 다양한 미지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들 미지형이 만들어

내는 서로 다른 공간에는 서로 다른 생물이 정착하며 생태적 다양성을 이루어낸다. 

수로는 구불구불 불규칙적으로 흐르고(사진1), 그 안에 담겨있는 바위와 돌이 그 흐름에 변화를 주면서 다양한 미지형 또한 연출하여 고도의 생태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사진2).

이런 자연하천 단면을 유지하고 있기에 강변식생의 배열 또한 온전함 그 자체였다. 물이 휘감기는 구간에서 물이 부딪치는 부분에는 급한 단면이 만들어져 물푸레나무, 가래나무, 신나무, 소나무 등 큰키나무가 바로 출현하고, 급경사 암반에는 돌단풍이 붙어 나며 그곳에 틈이 생기면 비비추, 산철쭉, 참나리 등도 어우러지며 멋진 생태정원을 이루어낸다.
 

▲ 사진3. 수로 바로 옆에는 갯버들이 정착해 있고 그곳으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키가 큰 버드나무가 나타나

고 산으로 접근하면 물푸레나무와 소나무가 이어져 나타나고 있다. 

그 반대편 활주단면에는 보다 다양한 식생이 성립해 있다(사진 3). 우리나라는 매년 홍수기를 경험하는 몬순기후이기에 그 영향으로 수로 변에 백사장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그 다음에는 명아자여뀌를 중심으로 한 일년생식물이 이룬 초본식생대가 보이고, 뒤이어 달뿌리풀이 이룬 다년생 초본식생대, 갯버들이 중심이 되어 이룬 관목식생대, 버드나무, 신나무, 오리나무 등이 이룬 교목 식생대가 이어지며 강변식생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 사진 4. 수로에서부터 산을 향해 이동함에 따라 거리별로 다년생 초본식물 달뿌리풀, 작은키나무 갯버들

그리고 큰키나무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하천의 횡단면 끝부분에서는 오리나무가 정착해 군락을 이룰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식생의 배열은 그들의 수명과 비례하는데, 홍수가 오는 주기에 따라 그것이 자주

오는 수로에 가까운 곳에는 수명이 짧은 식물이 그리고 그 주기가 긴 수로에서 먼 곳에는 수명이 긴 식물이

자란다. 따라서 이처럼 식물들이 수명의 길이 순서로 일정하게 배열되어 있다는 것은 이 하천이 인위적 간

섭이 없이 자연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나아가 이들은 가래나무, 귀룽나무, 층층나무, 물푸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산림식생과도 끊어짐 없는 연결을 이어가며 온전하고 건강한 자연경관의 모델을 이루어내고 있다(사진4).

그러나 최근 여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낙동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황지못 하류구간에서 시작된 환경부 지원 하천복원사업이 한 예다. 사업구간 바로 밑의 하천들이 위에 언급한 것처럼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온전하고 건강한 생태모습을 갖추고 있건만 많은 비용을 들여 추진하는 이곳의 복원사업은 훼손된 자연을 되살린다는 본래의 사업취지를 크게 벗어나 있다. 자연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획일적이고 유연성이 결여된 인공하천단면을 구축하여 자연 특유의 다양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 사진 5. 환경부 지원 하에 진행 중인 “황지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복원사업은 온전한 자연의 체계를 모방

하여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이 모습은 사진 1부터 4에 제시된 자연하천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그 폭이 일정하고 단면은 조금의 유연성도 발휘할 수 없이 고정되어 있으며 심지어 바닥의 자갈까지 고정시

켜 놓고 있다. 게다가 도입한 식물은 하천변 식물보다는 산에 자라는 식물이 더 많으며, 심지어 자연환경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고려되는 외래식물이 다수 도입되어 있다.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는 사업

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는 사업을 진행되고 있다. 생태복원 전문가를 통한 철저한 심

의와 수정이 요구된다. 

 

또 도입하는 식물은 외래종은 물론 하천과 거리가 먼 산지 식물들이 주로 도입되고 있다. 국적과 주소지가 불분명한 인공수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사진5). 하천을 비롯해 모든 생태계는 개방계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들이 벌인 사업의 영향은 해당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하류구간으로 확산되기 마련이다.
 

▲ 사진 6. 무분별하게 도입된 외래종 금계국이 하천으로 이입되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무분별하

게 도입하는 외래종은 도입된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으로 확산되며 자생종이 자라는 공간을 잠식하며

환경에 해를 끼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외래종 문제를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 귀중한 하천에 주변에서 유입된 외래식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사진6). 생태계 안정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 막대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 중의 하나인 외래종 문제가 이 하천에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대부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많은 비용을 투자하며 벌인 사업장에서 출발한 것들이다. 그릇된 행정이 전국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자연하천 낙동강 상류구간을 멍들게 하고 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