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많이 가려졌지만 2020년에도 많은 환경문제가 부각되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핑계 삼아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멧돼지 사냥으로 수만 마리의 멧돼지들이 총탄에 사라져 갔다. 이러한 기록이 앞으로 야생동물 관리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환경이슈는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이다. 정부는 그린뉴딜이라는 용어를 마치 우리가 처음 사용하는 용어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지만, 그 용어는 이미 미국 의회에서 1년 전에 사용된 용어로서 그처럼 요란한 홍보가 오히려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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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탄소 발생원이 탄소 흡수원보다 15배 이상 큰데, 흡수원을 베어내고 그곳에서 자연에너지를 얻는 계획을 이어가면 양자 사이의 차가 더 벌어지며 탄소중립은 이루어질 수 없다. |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목표인 탄소 중립 선언 또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 의견이다. 탄소중립은 탄소 발생원과 흡수원인 같은 것을 의미할진데, 현재의 배출량이 7억 ton을 넘고 있고 흡수량은 4,500만 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그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는 2050년까지 이룰 목표의 중간 점검 차원에서 2030년 달성 목표도 발표했는데, 그 때의 발생량은 5억 3,600만 ton이고, 흡수량은 2,210만 ton으로 발표하였다. 내년부터 10년 동안 발생량은 23%정도 줄어드는데 반해, 늘어야 할 흡수량은 50% 이상 줄어들고 있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 계획에서 발생량과 흡수량 사이의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 계획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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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불암산에서 그린벨트 훼손 모습. |
뒤를 이어 등장한 환경이슈는 그린벨트 해제문제다. 주택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고 내건 정책이 환경문제로 불똥이 튄 격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전까지 주목받던 미세먼지 문제도 지속가능하지 않은 환경관리에서 비롯된 문제이고, 정부가 그렇게 강조한 탄소중립 목표에서 탄소 발생원과 흡수원 사이의 차이가 천양지차인데, 여기에서 더 나아가 탄소 흡수원을 발생원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똑같은 정부가 발표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구나 그 정책은 국제사회의 흐름과도 정반대로 가고 있다. UN이 중심이 된 국제사회는 지금의 지구환경 훼손 실태를 더 이상 방치하면 돌이킬 수 있는 없는 상태의 훼손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것을 우려하여 내년부터 향후 10년(2021 – 2030)을 상처받은 지구 치료를 위한 ‘생태계 복원 10년’으로 정하고 이 기간 동안 대한민국 전체면적의 35배에 달하는 면적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준비하는 것이 바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이다. UN은 이러한 훼손된 생태계 복원으로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10.8 – 21.7 %에 해당하는 13 – 26 Gt를 줄이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할 의지가 있다면 이러한 계획을 모방하거나 적어도 UN회원국으로서 이러한 계획을 인지하고 동참은 하여야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정책에 믿음을 가지게 될 것 아닌가.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그나마 남아있는 그린벨트지역 해제를 논하고 있으니 선언한 탄소중립정책을 누가 믿겠는가. 이러한 엇박자의 하책이 이어지고 있으니 국제 사회가 지목한 기후악당 지위를 벗어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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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하천, 농촌하천 및 도시하천에서 수로 변 토지이용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 자연하천의 공간적 범위는 산과 산 사이에 걸쳐 있지만, 농촌하천은 홍수터가 논을 비롯한 농경지로 그리고 도시하천은 홍수터가 도시화 지역으로 전환되면서 하천의 폭이 크게 좁혀져 있다. 기후변화로 극단기후사상이 늘어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렇게 축소된 하천의 폭을 되찾아 주는 생태적 하천복원이 기후변화 적응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
홍수 피해 또한 매우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대책은 거의 보이지 않고 국가의 정책을 논하는 국감장에서는 어리석은 질문과 어리석은 대답만 주고받는 정쟁만 일삼다 말았다. 그런 말싸움 중에 숲을 베어내고 설치한 태양광 패널의 산사태 관련 여부 문제와 댐 관리 부실이 가져온 홍수피해 문제가 기억에 남아 있다. 모두 연관된 문제임에도 싸움만 요란하게 하다 결론은 흐지부지된 모양새다.
그러나 이렇게 긴 장마와 큰 홍수가 난 배경을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문제로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2차에 걸쳐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준비하였고 그 대책에는 홍수대책도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대책이 바르게 작동하였는지 또는 그러한 적응대책이 바르게 준비되었는지에 대한 검토는 전혀 없었다.
우선 이번 홍수 피해는 댐 관리 부실 문제도 있지만 우리가 수변구역에서 과도한 토지이용으로 하천의 폭을 크게 좁혀놓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따라서 유럽의 선진국들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하천의 폭을 원래의 범위로 되돌리는 하천복원이 이미 오래 전부터 추진되어 왔다. 금년 여름 우리가 겪은 끔직한 홍수피해를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면 유럽의 국가들보다 하천의 폭을 더 심하게 좁힌 우리도 이제 하천의 제 모습을 찾아주는 계획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어 선진사회는 모두 각 나라에 적합한 기후변화 적응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기후요인의 변화 폭이 클 경우 그러한 대책은 더 시급해 보인다. 더구나 기후변화는 기온 외에 강수량의 변화, 나아가 기온 및 강수량 변화와 연관되어 다른 환경요인의 변화가 이어지며 복잡한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는 질병과 해충의 대발생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준 낮은 정부정책이 이어지고, 마찬가지로 수준 낮은 국정감사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이 나라의 환경정책은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끝나더라도 계속 위험하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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