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댐 탁수 ‘현실과 대책’

실패한 댐 정책인가, 풀지 못한 재앙인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7-22 13: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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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로 낙인된 불운의 다목적댐 … 탁수 재발방지 ‘부심’



경북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저수량 5억9천5백만톤, 국내에서 여덟 번째로 큰 다목적댐 ‘임하댐’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탁수문제를 떠안고 있는 난치병 환자다. 다목적댐 건설과 탈석유정책을 근간으로 하는 수자원장기종합개발계획이 한 나라의 치수계획으로 못 박혀 있던 80년대. 9년간의 공사기간동안 3천3백억원이 예산이 투입된 임하댐은 ’93년 비로소 가로 515m, 세로 73m의 위용을 드러내며 낙동강 제1지류 반변천 상류의 물을 담기 시작했다.
낙동강 본류를 가로막은 안동댐이 준공된 이후 16년만의 일이다. 임하댐의 건설목적은 말 그대로 ‘다목적’이다. 상류의 홍수조절, 전력생산, 낙동강 수계의 식수공급이 그 명분이다. 실제 준공이후 임하댐은 일련의 목적들에 부합된 일들을 수행해 왔다. 댐이 준공된 이후 반변천 중·하류지역인 안동일대에 홍수피해가 격감했으며, 매년 79백만 Kwh의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다가 댐에 저수된 물 중 매일 26만톤 가량을 송수터널을 통해 수십키로 떨어진 경북 포항 일대까지 나눠주고 있다.

두 개의 태풍이 휘저어 놓은 초대형 ‘물 그릇’
… 그리고 2년이 흐르다

그런데 누가 봐도 문제없어 보이는 임하다목적댐 얘기를 꺼내면 열이면 여덟아홉은 ‘흙탕물’을 떠올린다. 안동댐과 임하댐을 동북으로 끼고 있는 안동시민에게 임하댐 얘기를 물었다간 아예 목청을 세우며 그 자리에서 장황한 원성을 듣고 있을 각오를 해야 한다.
‘걷히지 않는 흙탕물’로 낙인 되어버린 불운의 임하댐. ’02년 한반도를 휩쓸고 간 태풍 ‘루사’와 이듬해 ‘매미’가 임하댐으로 흘려놓은 최대 1,200NTU의 흙탕물은 두해가 지난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도 거대한 호수는 붉게 흐려진 물을 자신의 업보인 냥 끌어안고 있을까. 취재팀은 곧게 뻗은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불과 3시간 만에 임하면에 찾았다.
임하댐은 안동시내에서도 9Km 가까이 반변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반변천변으로 뚫린 2차선 도로를 거슬러 오르다보면 수중보로 착각할 수 있는 보조댐과 조우하게 되는데, 이 보조댐은 본댐에서 방류한 물을 일정량 저수했다가 균등량을 하류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홍수 때처럼 사철 흙탕물이 흘러내렸다는 반변천 가까이 차를 세우고 유심히 살펴봐도 눈을 의심케 할 만큼 물이 맑다. 어림잡아 5~10NTU의 탁도를 보이고 있는 반변천은 오히려 청명한 녹음과 어울려 북한강 상류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그렇다면, ‘임하댐 탁수’는 이미 해결돼 종결지어진 문제인가. 수자원공사의 임하댐관리단을 방문하기에 앞서 댐 상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로 핸들을 돌린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보다 300mm가량 적게 비가 내린다는 임하댐 일대가 만수위의 절반가량을 채우고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민둥산이 된 대 주변의 허리춤에서조차 예상했던 흙탕물은 목격되지 않는다.



수자원공사
“현실적 대안은 현 시설을 어떻게 운용하느냐 하는 점”
“현재는 태풍이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댐 자체로만 본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애초의 설계대로 전 시설이 정상가동 되고 있고 물 그릇이란 댐의 속성상 아무리 맑은 수계라도 탁수문제 유발은 불가피하다” 임하댐의 현황을 설명하는 이효진 임하댐관리단장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 문제가 현장 실무자들에게 미쳤을 중압감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탁수문제로 여론이 들끓고 임하호에 담김 물도 시뻘겋게 끓어오르던 지난해 초, 이 단장은 임하댐에 부임한 이후로 줄곧 ‘탁수’와 씨름해야 했다. 그는 더 이상 “숨길일도 없고 감출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공사 측은 이미 실시간으로 탁도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고, 주민과의 신뢰관계를 위해 사소한 간담회라도 모든 정보를 주저하지 않고 공개해 왔다는 것. 그는 임하댐이야말로 “탁수대책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된 댐” 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장담했던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어느 날 말도 없이 되돌아갈 만큼 풀기 어려운 숙제”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관리단의 설명에 의하면 임하댐에 탁수가 발생하게 된 경과는 다음과 같다. ’02년에 이어 ’03년 이 일대를 강타한 태풍 루사와 매미는 엄청난 폭우를 쏟아 제방과 경작지를 허물고 적갈색 점토질을 대책 없이 저수지로 유입시킨다. 하지만 임하댐의 흙탕물은 ‘유별’났다. 시간상으로 보면 충분히 걷혀야 탁수가 1년이 지나도록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흐르는 물을 가둬야 하는 댐의 구조상 탁수가 고여 든 것은 어쩔 수 없었으나, 직접적인 원인은 댐 상류의 토양 지질에 있었다. 즉 임하댐에 발생한 탁수는 일반적인 ‘흙탕물’이 아니라 물과 흙의 비중이 비슷한 미립자 판형 입자구조다. 이 흙알갱이들은 한번 뒤섞이면 침전되지 않고 물속을 떠다니며 장기간 물을 흐려놓았다. 쉽게 얘기해 임하댐의 탁수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보통의 ‘흙탕물’과 근본이 달랐다.
댐 상류지역의 점토질 흙과 타 지역의 흙을 넣은 투명관을 흔들어 침강속도의 차이를 비교해 보이는 이효진 단장은 “백화점식 대책을 총망라하고 있는 임하댐 문제는 상류지역의 토양유실을 근본적으로 막는 유역대책과, 고탁수층을 분석해 선택적으로 물을 빼낼 수 있는 취수설비 개량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자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또 “수계별로 국가적인 수혜를 고려해 건설된 댐 자체의 효용성을 부정하거나 무조건 ‘댐 해체’를 주장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 이라며 “작은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물의 균등분배라는 광의적 시각에서 해결책을 공동모색해야 하며, 수공도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건교부 등 관계부처와 수자원공사는 11년간 2,331억을 투자하는 ‘임하댐 택수저감대책’을 시행하는 동시에,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공의 자체예산 254억이 투입되는 상수원 정비대책과 취수장 이전사업 등을 예정하고 있다.

안동시
“팔당상수원이라면 이렇게 대처하지는 않았을 것”
하지만 이 같은 당국의 해결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임하댐이 위치한 안동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와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 ‘안동의 호반의 도시!!, 임하호에서 수상레저를 …’이란 문구가 새겨진 명함을 건네준 시공무원 권윤대씨는 임하댐에 관해 “계기가 필요할 뿐, 안동시의 민심은 부푼 물 풍선처럼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라고 성토했다.
자리에 함께한 임동면사무소 산업담당 조형도씨도 “안동댐 건설로 인해 다친 지역정서가 임하댐 건설로 인해 또 한 번 상처 났다” 며 “반변천이 합류되어 내려가는 지점에서 안동댐과 임하댐 물의 경계가 뚜렷할 만큼 주민불안을 형성하고 정서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동시민의 반감은 임하댐 자체보다 임하댐에서 흘러내린 탁수에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그들은 ‘임하댐이 안동시에 준 것은 하염없이 흘러내리던 흙탕물 뿐’이었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댐 건설로 인해 가장 많은 영향력을 받았던 임동면의 두 현직 공무원과 대화를 거듭할수록 이들의 피해의식은 탁수문제보다 댐건설 자체에 대한 반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임하댐 건설로 인해 가장 많은 이주민이 발생한 안동시 임동면의 경우 보상을 통해 2,600여명의 이주민이 타지로 떠났다. 수침을 가까스로 면했던 주민들에게도 임하댐은 여전히 원망의 대상이 됐다. 댐 건설이후 농업을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던 거주민들은 수변구역 지정에 따라 또다시 쟁기를 놓아야 했고, 민물고기를 잡아 연명하던 원주민들도 어획량이 줄면서 전업을 하거나 보상만 이뤄진다면 언제든 고향도 등지고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권윤대씨는 “주민의 25%가 노인계층으로 구성된 안동시는 자신들의 위치와 존재가 서서히 잠식되어 간다는 위기의식과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며 “현실적 보상과 댐주변 주민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임하댐 탁수문제와 관련해 당국의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조형도씨도 “만약 팔당수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관계당국이 현재처럼 대응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약해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거북한 속내를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NGO 측에서도 정부의 잘못된 댐 정책 때문에 가장 피해를 받는 대표적 지역이 안동시라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김낙중 간사는 “임하댐은 댐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라며 “워낙 규모가 있는 만큼 댐의 해체주장은 무리가 있고 댐의 용도로 단순 홍수조절용으로 전환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사업소
“단순한 수처리 공정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 문제”
취재팀은 임하댐이 지역주민에게 미치는 실제적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안동시상수도사업소를 찾았다. 안동시는 현재 댐 하류에 위치한 용상취수장에서 물을 받아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는데 수자원공사로부터 보조수원설치자금을 지원받아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사업소 이응호 소장은 “현재는 임하댐의 물이 줄고 지난해 큰 비가 없어 수질이 많이 좋아진 상태지만 지난 ’02년과 ’03년 겨울엔 평시 2~3NTU수준으로 유입되는 원수가 최고 780NTU까지 악화된 적도 있다”며 탁수 발생에 따른 후유증을 설명했다.
최근 탁도가 현저하게 개선되며 안정을 되찾은 임하댐에 대해서도 이 소장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재는 하절기라 탁도가 있는 층이 비중이 낮아 가라앉아 있어 표면이 맑지만, 동절기가 찾아와 기온이 내려가면 전도현상이 일어나면서 다시 적수가 발생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면서 “어느 댐이나 탁수가 없는 댐은 없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동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사업소와 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측의 입장차에 대해서도 그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소장은 “탁수 문제는 수처리 공정상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전체적인 정서상의 문제”라며 “태백지역의 어린이들이 오염된 강물을 석탄가루처럼 까맣게 그리 듯, 붉은 강물을 바라보는 지역주민에게 탁수가 미칠 불신과 정서적 악영향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임하댐 탁수저감 대책’
지역주민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시급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정부는 올해 초 ‘임하댐 탁수저감 대책’은 발표하고 건교부, 농림부, 환경부, 수공이 머리를 맞대고 도출한 합동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농경지와 산사태 유실을 막고, 고랭지 비점오염저감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아예 댐으로 탁수가 유입되는 일을 미연에 저감시킨다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종합대책은 특히 댐 타당성 조사시 유역 전체에 대한 지질조사를 제도화하도록 개선사항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댐 건설시 임하댐의 사례를 거듭하지 않겠다는 정부 측의 의지로 풀이된다.
임하댐 이효진 단장은 “임하댐 장기대책이 조기에 해결을 기대하는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미흡해 보일 수 있으나 산비탈 밭개간과 작물 농법개량 등 상류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한 대책인 만큼 정부와 수공의 탁수해결 의지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향후 3년 동안 2천331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소하천 정비, 사방댐 건설과 같은 유역대책과 표면취수설비개량, 취수장 이전과 같은 하류대책으로 포함됐다. 이 대책에 소요되는 재원중 1,769억은 정부가, 24억은 지자체가, 나머지 538억은 수자원공사 각각 부담하되 지방비등 재원확보가 곤란한 사항은 수공이 선투자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정부가 발 벗고 나서 댐 상류지역의 물길을 정리한다는 취지인데 이 대책의 실효성을 두고는 각계의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댐 저수지의 효율적인 탁수관리방안’을 연구중인 환경정책평가원의 최지용 박사는 “임하댐 문제는 일시적 현상으로 관계기관의 협력과 상류지역의 유역관리가 이뤄진다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것” 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에 환경단체 측은 이 같은 대책이 또 다른 인위적 건설공사를 위한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비상시국 초록행동단은 “정부의 대책은 탁수 배제를 위한 적정책이 아니라 댐의 악영향을 이용한 밥 그릇 키우기”라며 “상류에 점토질이 존재하는 한 임하댐 탁수발생은 댐용도 조절 외에 대책이 없다”고 저감대책의 실효성을 부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권오을(안동시) 의원도 지난 4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방지책이지 해결책이 아니므로 근본적인 원인처방이 될 때까지 댐 기능을 정지하고 물을 방류해 슬러지를 제거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경동정보대 박경호 교수
“유일한 대안은 제오라이트 같은 천연소재”

한편 임하댐 탁수문제가 이처럼 근본적 해결책이 제시하지 못하고 장기화되는 시점에 “임하댐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의 주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동정보대 토목공학과 박기호 교수는 ‘임하댐 탁수 저감을 위한 천연지오라이트 활용 실례’란 연구논문을 통해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있는 제오라이트를 이용해 임하댐 탁수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오라이트는 신생대 3기층에 생성된 광물의 일종으로 흔히 ‘불석’이라고 불리는 천연 광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 감포와 영일만 일대에 다량 매장돼 있으며 나노크기의 세공속에 물 분자들이 가득 채워져 있어 물리적 흡착력이 뛰어나고, 화학적 양이온 치환작용을 통해 이물질을 흡착시키는 능력이 매우 우수한 광물로 학계에 알려져 있다. 제오라이트는 규산, 산화알루미늄, 산화철, 산화마그네슘 등의 화학적 성분을 구성하고 있는데, 그동안은 일반에게 호소 규모정도의 탁수 문제를 해결하는 물질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임하댐처럼 탁수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횡계 도암댐 현장을 다녀오던 길에 취재팀을 만나 인터뷰에 응한 박 교수는 “제오라이트가 ‘값이 비싸다, 2차오염을 유발시킨다, 많은 양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은 순전한 오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6월과 9월 사이 1,000NTU가 유입돼 발전 방류가 중단된 도암댐 시험플랜트에 톤당 20g의 제오라이트를 적용한 결과 12시간만에 1~2NTU가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제오라이트는 국내 광산채취가 가능해 값이 저렴하고, PAC처럼 화학물질이 아니므로 이온치환 후 변하지 않으며, 난류일수록 잘 섞이고 가라앉아 2차 오염의 위험이 전혀 없는 친환경 광물질이라는 것. 그는 수질정화와 토양복원, 다이옥신 저감 등을 위해 해외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제오라이트가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천연제오라이트를 활용한 본 기법이 탁도 제거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줄 뿐 아니라, 질소 및 인의 양을 충분히 감소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며 “댐 상류지역 경작지에서 화학 비료가 포함된 유입수가 흘러도 탁수저감뿐 아니라 질소 인 등의 성분 제거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근본 대책을 찾지 못하는 임하댐 탁수문제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오라이트를 적용해보고 싶다며 “임하댐의 경우 유일한 대안은 제오라이트와 같은 천연소재이므로 선입견을 배제하고 적용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박 교수의 제안은 아직 관계자들에게 호소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임하댐 관계자는 “탁수제거 효과가 있더라도 무리하게 검증 안 된 방법으로 규모가 매우 큰 댐에 적용하는 것은 자칫 2차 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의 김준환 수질검사과장도 “국내에서 수처리에 제오라이트를 쓰는 경우는 드물다” 며 “천연물질임에는 분명하지만 수량이 어마어마한 댐에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딱히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한 문제이며 제오라이트의 경우 전체적인 비용산출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임하댐에 박 교수가 제안하고 있는 제오라이트 처방이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임하댐 문제해결을 위해 각계에서 처방전이 답재하고 있는 일은 공동의 환경현안 해결을 위해 고무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선택취수 통해 탁수문제 극복한 ‘아사히·사메우라댐’
한나절 일정으로 안동시와 임하댐 일대를 돌아본 취재팀은 사실상 마지막 일정으로 거대한 임하호 수면선상에 섰다. 탁수가 진정돼 푸른 등을 내보이고 있는 임하호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지금도 잔잔한 파문을 만들고 있다. 임하호는 선체의 거센 스크류에도 호수는 탁수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고 서너개의 태풍이 내륙을 지나가면 언제 어떤 형태로 탁수문제가 재발할지 관계자들조차 짐작할 수 없다.
’78년 완성된 일본의 아사히댐은 89~90년에 걸쳐 배출수로 인한 탁수문제가 장기화 된 적이 있다. 그들은 우회수로를 만들어 홍수시 유입된 하천수를 이 수로를 통해 우선 배출시켰고, 그 결과 댐 하류지방의 탁수가 현저히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역시 일본의 사메우라 댐도 상류지역의 탁수가 유입돼 장기간 걷히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는데 기존의 표면취수설비를 선택취수 설비로 개조해 탁도가 높은 물을 단기에 방류시켰다. 그 결과 일정기간의 탁수 방류는 불가피하지만 평균 탁도가 현저히 개선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두 사례는 물을 가둘 수밖에 없는 댐의 운명을 ‘물의 흐름’을 복원하는 것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임하댐 관리단은 올해말까지 현재의 취수탑 시설을 선택취수가 가능한 시설로 개량할 계획이다. 임하댐의 재앙을 거두기 위한 일련의 노력이 실효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목적댐이 사회 전체적으로 기여하는 바는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로인한 환경질의 변화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대처해 나가느냐 하는 문제다.

특별취재팀 = 이상복 / 이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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