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를 위해 죽어가는 동물들

동물의 영혼이 숨쉬는 화려한 외투
이유경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2-24 15: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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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000만마리 모피 사용에 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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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유독 모피가 장식된 외투가 유행하고 있다. 방한의 목적으로 달린 모피야 그렇다고 쳐도 단지 장식만을 위해 사용되는 모피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는 아마 인간이 자신을 아름답게 치장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 지도 모른다.
인간이 옷을 입게 된 기원에는 기후적응설, 수치관념설, 장식설, 보호설 등 많은 학설들이 있다. 그러나 인간이 처음 동물 가죽을 이용해 옷을 만들게 된 것은 아마도 추운 기후를 견디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 가죽을 이용한 옷은 이러한 방한의 기능 외에도 예전부터 하나의 장식품으로서 또는 사치품의 일종으로 여겨져 왔다.
현대도 모피코트는 일종의 부의 상징으로 또 여성들의 사치품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 오죽하면 필리핀의 전 대통령 마르코스 부인 이멜다는 그 열대기후 속에서도 모피코트가 입고 싶어 방에 에어컨 수십 대를 켜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피제품은 양모와 같이 털을 깎아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명을 희생시켜가며 만드는 상품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매년 7,000만 마리의 동물, 모피 위해 도살돼
외국의 모피반대운동 사이트에 이런 공익광고가 있다. 한 여인이 화려한 모피코트를 입고 걸어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쇠망치를 든 괴한이 나타나 이 여자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고 모피코트를 벗겨간다.
이는 모피사냥꾼들이 눈밭에 있는 물개들의 모피를 채취하기 위해 머리부분을 쇠망치로 때려죽이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런 광고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이는 거꾸로 생각하면 인간에게 모피를 제공하기 위해 비윤리적으로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는 동물들을 생각할 때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실제로 털이 따뜻하고 예쁘다고 죽음을 당하는 동물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고통을 당하며 사육되고 죽임을 당하기 때문이다.
모피를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은 운동량이 많으면 모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좁고 어두운 ‘넓이 30cm, 길이 46cm’의 공간에서 살아간다. 또 밍크의 경우, 밍크는 수중동물이라 70%이상은 물에서 생활해야 하지만 오직 모피를 얻기 위해 길러지므로 이러한 자연습성은 무시된다. 생산성위주로 사육되기 때문에 동물의 안락함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태어나서 도살될 때까지 7년 동안 어두운 농장에서 사육되는 여우 한 마리가 도살되기 전까지 생활하는 공간은 0.5㎥이다. 이는 야생여우의 자연적인 활동공간에 비해 4백만배나 작다.
세계적으로 매년 7,000만 마리의 동물이 모피로 도살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부분 사육되다가 죽임을 당하고 25% 정도는 덫과 같은 밀렵에 의해 도살되고 있다.
모피는 원산지가 불분명하고 특히 러시아와 몽골등과 같은 국가의 가난한 농민들은 밀렵을 생계수단으로 보고 있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 규제가 어렵다.
밍크, 여우와 누트리아(쥐의 일종), 너구리, 무스크랫(쥐의 일종), 스컹크, 붉은 여우, 유럽산 족제비, 친칠라(다람쥐의 종류), 앙고라 토끼 등이 모피를 위해 희생되는 동물이다. 농장에서 사육된 동물들은 독살, 목 부러뜨리기, 감전 등의 방법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심지어 모피를 벗긴 시체는 사료가 되어 새로운 모피사육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완전한 길이의 털코트를 만들기 위해 100마리의 친칠라가 필요하며 모피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열한마리의 푸른 여우, 크기에 따라 밍크는 45마리에서 200마리가 필요하다.
1997년 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모피수입은 94년부터 급격히 증가해 밍크와 여우 그리고 친칠라 3종의 모피수입액이 1,440억원이 넘고 있다.
핀란드는 세계시장의 약 70%에 달하는 여우모피의 주요생산국이다. 생산되는 모피의 98%가 수출된다. 세계 밍크생산은 매년 약 2천 6백만 마리로 매년 미국 모피사업자들은 약 2천 65만 마리의 사육된 밍크를 도살하고 5백만 마리의 여우를 사육한다.
그러나 영국은 자국 내에서 모피를 위한 동물사육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물자유연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내에서도 80년대 후반까지는 모피농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특히 기업형 모피농장은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모피농장은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갔을 뿐 모피생산을 위한 동물사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제 모피산업은 중국으로 그 기지를 옮기고 있다.

PETA, 유명인과 함께 대대적인 모피반대 운동 펼쳐
생각과 행동 일치할 수 있는 진정한 동물보호 절실

지난 해 12월 미국의 한 28살 청년이 밍크사육 농장에 몰래 침입해 사육장 문을 열어 수천마리의 밍크를 풀어줘 2년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었다. 이 청년은 행동주의자 모피반대운동가였던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행동은 드문 경우이지만 외국의 경우 동물보로 단체 등의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특히 유명인사들이 직접 참여해 모피반대 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운동을 펼치는 경우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간혹 환경단체들이나 동물보호협회 등과 같은 곳에서 모피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역량이 안돼 지속적인 활동은 펴나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모피와 같은 동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과 현실간의 괴리감이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곁에 있는 동물에 대한 애정과 또한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분명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천에 옮기기 까지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자가 행사에서 커다란 여우 목도리를 두르고 나와 동물단체의 관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얼마 전 아프리카까지 가서 동물사랑을 외치던 동물프로그램의 사회자가 모피를 걸치고 나오고 동물애호가임을 자처하는 연예인이 모피회사의 모델이 되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과 행동이 일치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외국의 PETA라는 세계적인 동물단체는 아직 역사는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모피반대운동을 가장 꾸준하게 그리고 활발히 펼쳐왔다. 그리고 모피반대운동은 PETA라는 단체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PETA는 얼마 전에도 미국의 몇몇 의류업체와 투쟁해 동물모피를 사용하는 옷을 만들지 않을 것을 약정했다. 시민단체와 모피를 근절시키고자 자발적으로 나서는 시민들이 일궈낸 성과였다.
동물의 복지에 힘쓰고 있는 영국에서도 동물단체의 반발은 군대의 복장까지 좌지우지 한다. 영국 근위병 복장의 모자는 동물의 털을 이용해 만든 모자를 착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동물단체들의 반발로 인해 인조털로 바뀌어 사용하게 됐다.
모피반대운동을 펼치고 동물단체들은 무고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의 생명과 존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곳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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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왕십리 주택가에 위치한 동물자유연대. 일반 협회와는 다르게 마당이 있는 2층짜리 집이 동물자유연대의 보금자리였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개들이 저마다 손님을 맞이한답시고 짖어댔다.
마당 뒤편에 있는 20여 마리의 개들이었는데 얼마 전 60여 마리의 식용견을 동물자유연대가 사들여 40여 마리는 분양을 하고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한 개들이었다.
집안에도 8마리 정도의 강아지들이 반겼다. 동물을 좋아하는 기자도 떼로 달려드는 강아지들 때문에 짐짓 당황스러웠지만 사람과 애정이 그리운 녀석들을 이해하니 한편으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인간과 동물이 자연에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또 인간으로 인해 점차 침해되어 가는 동물의 권리와 복지를 실현해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를 이루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는 단체다.
동물자유연대는 생명존중을 위한 교육문화사업, 바른 반려도물 문화교육사업, 동물실험반대운동, 동물권, 동물복지 캠페인 등의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떠나 자연의 법칙에 의해 탄생된 모든 생명은 생명자체로부터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렇게 말한다.
“저희는 동물을 호강시키자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생명으로서 누려야할 기본적 권리를 지켜 주자는 것입니다.”

자부심으로 일하는 동물자유연대 사람들,
동물과 인간이 어울려 살수 있는 방법 고민해야..

동물자유연대의 박은정 간사는 몇 년 전까지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학대받는 동물을 구제해 주는 TV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이 이 연대의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라고 한다.
박간사는 환경운동 중에서도 동물운동은 인간성 회복에 대한 것이라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때론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 어느 일을 할 때보다도 보람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의 박간사는 인간과 동물이 어울려 사는데 있어 인간은 방법을 찾는데 너무 손쉽게 인간위주로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걸려도 그들과 함께 살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동물단체는 해외의 유명단체들에 비해 역사도 짧고 규모도 작다.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이다. 그나마 변변한 사무실이라도 있는 동물단체도 아직 동물자유연대 한개 뿐이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0월 해외 동물단체와 반려동물에 관한 컨퍼런스를 열고 국제단체와도 활발한 교류를 시작하고 있다.(동물자유연대 사람들은 애완동물이라는 말은 알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애완이라는 것은 예쁜 장남감이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더 걸맞다는 것이다.)
사실 외국에서 한국에 동물단체가 있다는 것도 안지 얼마 안된다. 아직까지는 외국단체에서 도움도 받고 있는 형편이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지만 많은 여건이 부족해 아직까지는 욕심껏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고민이다. 지금은 작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열정이 넘치는 그들이기에 동물자유연대가 가야할 길은 멀지만 밝아보였다.

취재 / 이유경 기자
동물자유연대(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협회)
www.animals.or.kr, 02-2292-6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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