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물장수의 꿈 水公 해외시장 개척‘박차

세계3대 물기업 실현 '한국에 그들이 뛴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6-02 17: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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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국내 유일의 물전문 공기업에서 세계인의 수자원을 책임지는 ‘지구촌의 물장수’로 변모하고 있다. 수자원 관리의 중추기관으로 지난 40여 년간 한국의 물 역사와 함께 해 온 수공. 하지만 더 이상 그들은 한국만의 브랜드에서 안주할 수 없다. 블루골드(Blue Gold) 시대를 맞아 500조에 달하는 세계 물시장이 그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부터 점차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수공의 전략과 비전, 그리고 ‘세계 3대 물기업’의 신화를 실현해 나가는 그들의 포부를 조명해 본다.

위기를 등에 업고 온‘블루골드'
물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이 석유보다 비싼 ‘블루 골드의 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03년 유엔 세계물위원회는 “2025년이면 세계 인구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7억 명이 물 기근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영화된 세계 물 시장 규모는 약 4000억 달러, 우리 돈 500조에 달하며 이는 석유시장의 약 40%를 육박하는 규모로 제약시장의 1.3배 규모다. 아직 상수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인구가 10억 명에 이르고, 약 30억의 인구가 제대로 갖춰진 하수도를 갈망하고 있다. 전체 물 시장의 95%가 미개척 영역이란 얘기다.
이에 발 맞춰 세계 물시장은 다국적 기업 중심으로 규모의 대형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자본력과 기술로 무장한 이들은 시장화, 개방화, 정보화, 표준화라는 거대한 변화를 주도하며 세계 물시장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수도사업 민영화에 착수한 프랑스 베올리아와 온데오는 실질적으로 세계 물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유수의 다국적기업들은 지금이라도 국경을 초월한 경쟁에 가담할 태세다.
물론 이들의 위협에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현재는 다소 주춤한 기세지만 국내에 입성한 몇몇 기업이 국내 물시장에서 소리 없이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기회를 등에 업고 찾아온 위기’다.

물산업의 세계화, 해외진출은 선택보다‘필수’
유감스럽게도 이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두 장밖에 없다고 보면 된다. 규제의 철옹성을 쌓고 현 시장을 지켜 내거나, 국제 시장에 전면적인 도전장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명약관화하게 ‘물 산업의 세계화’란 거대 흐름을 일시에 가둬 놓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결국 선택은 ‘정면돌파’로 귀결되지만 문제는 또 남는다. 기술, 자본, 인적자원 등 막강한 전력을 완비한 다국적기업을 상대할 ‘국산기업’이 누구냐는 사실이다. 결국 국제 경쟁력을 갖춘 물산업체가 누구냐는 질문과 같은데, 유감스럽게 이 대목에서 우리의 대답은 움츠러들고 만다. 아직 우리의 물산업은 비경쟁적 시장체재 속에 놓여있고, 규모도 영세한데다 전문성도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냉정히 얘기하자면 우리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물산업체 육성에 일정 부분 실패했다는 뼈아픈 사실을 먼저 시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 봉착했을 때, 그나마 수자원공사가 떠올려 지는 것은 생각보다 큰 위안이다. 물 전문 공기업으로 다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온 수공의 경쟁력은 지난 10여 년간의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IT, BT, NT 등의 연관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도 시도하지 못한 물 관련 시설의 통합 운영을 실현시키고 있다. 이런 선도 기술은 수공의 도전에 큰 ‘뒷심’이 되고 있다.
특히 IT를 활용한 운영관리 기술은 국제적으로 ‘비교 우위’라는 점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수공이 이제 거대 다국적기업과 한판 승부를 벌여도 좋을 만큼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수자원공사의 국제경쟁력은 몇 점?
이러한 세간의 평가에 신뢰를 다지는 것은 결국 수공의 몫이다.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수공 특유의 진취적 성향, 그리고 선험에서 얻어진 자신감은 세계무대를 향한 이들의 출전식에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수공 해외사업처 서윤석 투자사업팀장은 “국내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우리 공사는 오랜 물관리 경험과 기술, 축적된 노하우를 무기로 차근차근 ‘블루골드(Blue Gold) 시대’를 준비해 왔다” 면서 “수출기업으로 변신은 물론 국내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선도하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국부창출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동 공사의 해외사업은 ’94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사업을 시초로 ’04년까지 5개국에서 수자원관련 기술컨설팅사업을 성공리에 완수했다. 또 현재 인도 등 6개국에서 총 7개의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특히, 인도의 수력발전소 감리 및 기술지원사업, 이라크 상하수도 현대화사업 등에 많은 수공 직원이 투입돼 해외시장에 우리를 대표하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따른 잠재고객이자 홍보대사다. 이밖에도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11개국에서 수공이 추진 중에 있는 신규 사업은 아직 미약하지만 세계진출에 대한 우리 물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서윤석 투자사업팀장은 “진출대상국가와 상호 유대관계를 강화키 위해 ’97년부터 20여 개도국 340여명의 엔지니어를 초청해 연수를 시행해 왔다” 며 “앞으로도 베올리아 워터 등 13개국 21개 물관련 기관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3위 물전문기업’그를 향한 도전과 과제
‘2010년 세계 3대 물전문기업 도약’ 이러한 수공의 야심찬 비전은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까지 수공의 해외사업은 타당성조사, 설계 등 컨설팅 사업에 국한돼 있었다. 이 단계로 글로벌 기업을 운운한다는 것은 이르다. 이에 따라 수공은 조사, 설계, 감리, 운영 등의 기술수출사업과 BOT같은 개발형투자사업으로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한다는 구상이다. 서윤석 팀장은 “공사의 핵심 역량 분야인 수자원, 수도, 수력발전 분야에 한정해 사업기회가 많은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 이라며 “국내 민간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민간사업자의 해외진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고 수자원공사 사장에 발탁된 곽결호 사장은 취임식에서 “수자원공사는 대내외적으로 기회와 한계가 병존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언급한 한계란 ‘물 관리 주체의 다원화’, ‘공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상존’ 차원을 넘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물시장의 현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일까? 최근 본지와 만나 자리에서 곽결호 사장은 “수공의 해외사업 진출을 강화할 계획”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뒤따라 전통적인 내수기업의 형질을 쇄신하는 작업은 이미 수공 내부에서 빠르고,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엄정한 경쟁의 논리로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 될 지구촌 물시장, ‘세계 3대 물기업’을 향한 그들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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