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요건이 불리한 팔당호
한강의 자연적 요건을 우선 살펴본다. 전문가들은 한강의 수질이 강수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강수형태로 집중호우를 들 수 있는데, 이 때 육상에 버려진 각종 비점오염원, 유기물질(비료), 농경지나 산림의 토사가 홍수기 하천으로 흘러들어 각 하천에 건설된 댐에 의해 호수 바닥에 쌓여 수질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하천이나 호수 유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근원적으로 줄이고, 농경지나 산림 등의 비점오염원 관리를 위한 대책 없이는 수질개선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즉 우리나라 하천은 비가 많이 올 때 육상에서 오염물질이 수계로 흘러들어가고, 갈수기에는 이를 희석시켜줄 물이 부족해 수질이 나빠지는 환경이란 얘기다. 단적으로 이는 댐이 있는 한강상류 팔당호에도 적용되는 조건이다. 한강 본류에 건설된 댐은 총 10개에 달한다. 가뭄의 물 부족을 대비하고 용수공급을 위해 건설한 댐은 홍수저감과 경제적 이익을 창출했지만, 결과적으로 바다로 배출되던 각종 오염물질이 침전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호수 심층부에 산소부족 현상이 일어나 유기물의 분해가 늦어지고 물에 비료 성분이 늘어나는 부영양화 현상을 가속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댐 건설로 탄생된 큰 유역면적의 인공호
팔당호 수질관리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로 전문가들은 대규모 인공호수의 큰 유역 면적비를 꼽는다. 호수의 면적 비율에 대한 유역면적 비율을 ‘유역 면적비’라 칭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의 중류나 하류에 댐을 건설하면서 그 모양이 길고 지류가 많아 유역면적과 호안비(호안의 길이)가 클 수밖에 없다. 대규모 인공호가 된 소양호, 대청호, 의암호, 팔당호 등은 외국의 자연 호수보다 큰 유역 면적비를 나타내고 있다. 쉽게 풀어 이야기 하자면 지류가 많고 수면과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 더 많은 비점오염원이 유입되고 유역의 오염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한강 상류 팔당하천 유역의 지질적 요인도 수질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들 수 있다. 팔당호 물의 주요 유입수가 되고 있는 소양호 유역은 화강암이 주를 이루고 있고, 북한강 지역의 대부분이 화강암 지대다. 강원대 전상호 교수는 “화강암은 알칼리니티가 낮아 남한강 물이 북한강에서 섞이면 이 수치가 낮아지고, 인이나 중금속등이 유입될 경우 작은 양이 유입되더라도 크게 수질을 악화 시킨다”고 설명한다.
농경활동 역시 팔당상류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특히 농업 자체에 대한 오염원 배출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배출형태가 비점오염원이므로 뾰족한 묘책 없이 묵과되어온 측면이 없지 않다. 최근 들어 수변구역에 대한 매입이 활발해 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면 된다. 대부분의 상수원을 지표수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농경에서 발생하는 질소, 인 등의 비료 사용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상수원의 수질개선은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더욱 설득력 있게 들려온다.
규제 강화보다 실태파악 선행돼야
결국 팔당호 수질개선은 이 같은 자연적 조건을 극복해 나가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조건은 상수원보호구역, 자연보전권역, 오염총량제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들이 아니다. 현지 여건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 실증연구가 선행된 후에 규제의 고삐를 당겨야 실제적 수질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환경부는 현재 팔당호 수질개선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아래 지자체와 함께 한강수계 하수관거 정비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모 지자체 사례를 보면 기존 하수관로에 대한 정비에 급급한 채 정비사업 범위외의 하수관에서 여전히 미처리수가 그대로 상수원으로 유입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팔당호를 1급수로 만들기 위해 2010년까지 1조5522억 원을 투입, 현재 61% 수준의 하수처리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팔당유역의 상징적 규제완화책인 ‘친환경도시개발계획’을 공약대로 추진하는 대신, 관리가 허술했던 점오염원에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계획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더 많은 오염원으로 지적되고 있는 비점오염원에 대한 체계적 관리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점오염원 관리 허술 … 하수관거 정비로 한계
한편, 팔당호 수질관리의 문제점으로 환경부가 제시하고 있는 ‘BOD 기준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해묵은 논쟁처럼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COD에 비해 낮게 측정되는 현행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기준이 팔당호 수질실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정부는 BOD 기준 완화 등의 조치가 국민들에게 수질개선의지의 후퇴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주저하고 있는 눈치다. 환경부는 “팔당호는 체류기간이 5.5일이므로 하천기준(BOD)을 적용하여야 한다” 며 “지난 ’05년 BOD 1.1ppm으로 외국의 상수원 BOD 1등급 기준(유럽연합 3ppm, 영국 2.5ppm)과 비교했을 때 매우 좋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상수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대 환경학과 전상호 교수는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나 기상조건, 지질학적 요인, 국토의 경사, 왕성한 농경 활동으로 인해 한강 수질개선은 한계점에 달해 있다” 며 “BOD보다는 사람의 건강과 직접 관련된 유해물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질개선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팔당호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요 요인들
팔당호 유역의 오염원 변화를 살펴보면 인구는 90년도의 40만명에서 2003년도 67만 9천명으로 약 1.7배 증가하는 큰 변화가 있었다. 공장같은 산업시설들은 6배 이상, 숙박 및 음식점은 4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팔당댐의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요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불법 또는 편법으로 형질변경 및 용도 변경하여 전원주택을 짓느라 산림이 무단 훼손되고 토사가 유출되어 상수원이 오염된다. 건축물의 경우 1990년에 7만개에서 2003년 12만개로 증가했다.
둘째, 고랭지 채소재배등 밭이나 논에서 유입되는 토사나 물에 비료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그대로 정화없이 팔당호로 흘러들게 된다. 특히 비료성분 중 인은 팔당호를 부영양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자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셋째, 광주와 용인을 거쳐 유입되는 경안천으로부터 생활하수 및 축산폐수의 유입 때문이다. 특히 축산폐수의 경우 오래 전부터 그 심각성이 제기되었지만 중소규모의 영세농가들의 축산폐수관리가 실제적으로 단속이 힘들고 정화시설지원 또한 예산문제로 시행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왔던 것이다.
특히 축산폐수의 경우 오염부하량이 발생량에 비해 크기 때문에 적정하게 처리되지 않고 하천에 방류되면 고농도의 유기물질, 질소, 인으로 인해 하천의 수질악화와 부영양화를 초래한다.
넷째, 폐광에서 유입되는 폐광수를 정화시켜야 한다. 강원도의 경우 1990년 이후 164개 석탄광산이 폐광됐다. 폐광에서 흘러나오는 폐수가 깨끗해지려면 이삼십년의 긴 세월이 필요한데 그 이전에 이를 막기위해서는 폐광마다 정화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그 예산액이 자그마치 3천억원 이상을 웃도는 거액이 소요된다.
다섯째, BOD에 치중한 정부의 수질보전정책으로 인해 COD나 인, 질소 같은 오염물질은 실제 증가했음에도 이를 묵과하고 넘겨 이에 대한 종합대책 수립이 늦춰졌다는 점이다. BOD를 낮추기 위해 ’93년부터 2005년까지 10조원이 넘는 한강수계 수질 개선사업 예산 중 92%를 하수처리장을 짓는 등 하수처리비용으로 썼던 것이다.
여섯째, 팔당호의 오염부하의 44.5%까지 차지하는 오염물질인 비점오염관리 부재로 수질오염을 비롯한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발생원이 다양하고 불특정하며 저감시설의 설치 및 유지관리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등 관리에 한계가 있어 하폐수처리장 건설과 같은 점오염원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수질정화 개선위한 인공식물섬 향후 이용 가능성 커
팔당호의 이같은 오염문제를 해결의 일환으로 한강물환경연구소는 새로운 시도로 인공식물섬을 만들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호수 수면에 지지대를 설치하여 인공식물섬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수질 개선 및 생태복원효과가 큰 것으로 확신된 것이다. 수초재배섬 1ha는 밭 50ha에서 유출되는 0.13Kg의 인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빛을 차단함으로써 조류량을 개방된 수면의 절반 수준으로 저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갈대등 21종의 수생식물이 착생하였으며 동물플랑크톤의 생물량은 개방수면에 비해 13배, 수서곤충등 대형 무척추동물의 밀도는 10배에 달했다. 어류는 24종으로 개방수면에 비해 2배나 풍부하고 개체수는 7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양서파충류와 흰빰검둥오리등 철새의 서식지가 되어 다양한 먹이사슬구조를 보였다. 물환경연구소는 2008년까지 팔당호의 수초재배섬과 국내 18개의 유사시설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그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같은 수초재배섬은 소양호등 홍수조절용댐의 생태복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환경기본계획등 수질보전을 위한 향후 정부정책들
상수원을 보호하기위해서는 건강상의 위해한 물질과 유기물질을 제거하고 부영양화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수온상승을 저지시켜야 한다.
환경부는 건강보호기준을 2015년까지 현재의 9항목에서 30항목으로 확대하는 한편 향후 10년간의 물환경기본계획을 마련해 비점오염원을 비롯한 축산 및 폐광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비점오염물질의 수계유입 저감을 통해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하고 환경사고도 예방하는 등 적극적인 수질보전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팔당호 상수원이 수질오염총량관리제를 시행하게 됨에 따라 2007년까지 경안천 서하보지점의 수질을 BOD 5.5㎎/ℓ 이하로 관리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하수처리시설 및 고도처리시설을 확충하여 수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총량관리제 시행시와 미시행시의 부하량과 수질을 예측해보면 미시행의 경우 2002년 수질 BOD 6~8㎎/ℓ 가 2007년 8~10㎎/ℓ로 32% 수질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총량관리제가 시행될 경우 3%가 감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2015년까지 향후 10년간의 물환경관리 기본계획을 마련해 배출지점이 불명확한 비점오염원의 관리대책과 축산대책, 폐광수대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